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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한국 붉은악마와 중국 추미의 축구 응원전은 '뜨거운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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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한국 붉은악마와 중국 추미의 축구 응원전은 '뜨거운 무승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9.01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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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용군행진곡 제창과 통천 오성홍기에 한국도 애국가와 대형 통천 태극기로 맞불…양팀 합계 5골 터질 때마다 희비 교차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우리가 누구? 대한민국! 너희가 누구? 국가대표!"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 3개면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와 축구팬들의 함성소리가 우렁찼다.

그러나 중국 축구대표팀 서포터들 모임인 '추미'도 지지 않았다. 이들은 원정 응원석 1층을 가득 메우며 당당하게 응원전을 벌였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보다 팬들이 더 땀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한국과 중국의 치열한 축구 전쟁 못지 않게 붉은 악마와 추미의 응원 전쟁도 뜨거웠다.

▲ 붉은 악마 서포터즈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 시작 전 태극기를 손에 들고 응원을 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3-2로 승리하며 승점 3을 챙겼다. 비록 승패는 갈렸지만 붉은 악마와 추미의 응원전은 이날 경기를 더욱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

경기 시작 서너시간 전부터 이미 월드컵 공원 일대는 중국 오성홍기의 물결이었다. 일찌감치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몰려든 추미들은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는 오후 5시 30분 이전까지 월드컵 공원 곳곳에서 북을 치며 목이 쉬어라 함성을 외쳤다.

게이트가 열리자 중국의 노란색 원정 유니폼을 맞춰 입은 추미들이 마치 황사가 몰아치듯 원정 응원석으로 밀려 들어왔다. 순식간에 원정 응원석 1층은 가득 들어찼다.

이에 비해 붉은 악마가 홈 응원석을 메우는 속도는 다소 느렸다. 아무래도 경기 시간에 맞춰 나오느라 집단으로 움직인 추미보다 더딜 수밖에 없었다. 경기시작 1시간 전만 하더라도 중국 관중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경기 시간이 임박해서는 역시 한국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그래도 추미는 일당백이었다. 중국 국가 '의용군행진곡'이 흘러나오자 1만여 추미들은 일제히 제창했다. 한국의 통천 응원을 벤치마킹한 듯 2개의 오성홍기 통천도 나부꼈다.

그러나 통천에서는 '원조'인 한국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1층 홈 응원석을 거의 가득 메우는 대형 통천 태극기가 오성홍기를 압도했다. 평소 애국가 제창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붉은 악마와 관중들이 일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금세 애국가와 태극기의 물결로 넘실거렸다.

붉은 악마와 추미의 응원 대결은 전반 20분 정쯔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손흥민의 페널티지역 왼쪽 오른발 프리킥이 지동원의 헤딩슛을 거쳐 정쯔 발 맞고 그대로 중국의 골문이 열렸다. 정쯔의 자책골. 순식간에 추미는 조용해졌고 3면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 중국 축구대표팀 서포터들인 추미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 시작 전 오성홍기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이후 전반이 끝날 때까지 응원전은 붉은 악마와 한국 팬들이 주도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중국이 전열을 가다듬고 나오자 추미의 응원은 다시 높아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중국이 한국을 밀어붙이면서 추미 역시 자신감을 찾았다.

이청용과 구자철의 연속골로 중국이 3골차로 크게 뒤지면서 다시 쥐죽은 듯 조용해졌지만 연속 2골이 터지자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여든 관중들의 공식 숫자는 5만1238명. 이 가운데 족히 1만 이상은 중국 관중이었다. 한국 팬들보다 4분의 1 정도 적은 추미들은 2골을 넣으며 따라간 중국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상암벌 응원전은 무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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