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포커스] 악플에 운 '배드민턴 1위 커플' 김하나-고성현, 힐링우승에 쏟은 눈물
상태바
[SQ포커스] 악플에 운 '배드민턴 1위 커플' 김하나-고성현, 힐링우승에 쏟은 눈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0.02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오픈서 패한 중국조에 완승, 고성현 "코리아오픈서 꼭 복수하고 싶었다"

[성남=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 1위에 오르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승 못하는 세계 1위’라는 따가운 시선 때문이었다.

김하나(27·삼성전기)-고성현(29·김천시청)이 통렬한 설욕 스매시를 날렸다.

고성현-김하나는 2일 성남실내체육관서 벌어진 2016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혼합복식 결승전서 중국 정쓰웨이-첸칭첸(세계 18위)을 2-0(21-14 21-19)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하나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2016 리우 올림픽 부진, 지난달 25일 일본오픈 준우승의 아쉬움, 악플로 상처난 가슴속 아픔까지 한꺼번에 날려버린 감격의 눈물이었다.

◆ 꿈의 무대 탈락에 좌절, 이용대-이효정 잇는 ‘환상의 커플’로 발돋움

지난 8월 리우 올림픽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당시 김하나는 8강서 탈락한 뒤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번엔 의미가 달랐다. 김하나는 “라경민 코치님이 오시고는 한 번도 우승을 못했는데 드디어 처음 정상에 올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며 “코리아오픈서도 처음이고 지난주 2위했던 기억이 있어 더 감격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성현-김하나는 이 대회서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2009년 이용대-이효정의 2연패 이후 코리아오픈 혼합복식에서 한국이 7년 만에 거둔 금메달 쾌거다.

파트너 고성현도 “우승을 해서 매우 기쁘다”며 “지난주 일본오픈에서 우승을 내줘 한국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서는 꼭 이겨서 복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대했던 무대였던 만큼 리우 올림픽 부진에 본인 스스로도 아쉬움이 컸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악성 댓글. 메달이 기대되는 후보로 꼽혔지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거센 비난을 받은 것이다.

김하나는 “올림픽 이후 댓글로 인해 마음고생을 했다”면서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고 팬들께 보답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고성현도 올림픽 성적이 아쉽기는 마찬가지. 그는 “올림픽 후에는 정말 허무한 마음밖에 없었다. 하지만 선수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에 (올림픽은) 묻어뒀다”며 “이어진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책임감 가득 '세계 1위', 자신감-의무감이 무기됐다

지난달 25일 일본서 열린 2016 일본오픈 슈퍼시리즈 결승서 정쓰웨이-첸칭첸에 0-2(10-21 15-21)로 완패한 이들은 칼을 갈았다. 김하나는 리우 올림픽 때와는 달리 머리를 짧게 자른 뒤 대회를 준비했다. 의지가 더욱 결연해 보였다.

그는 “올림픽 후에 머리 자른 것으로 많은 질문을 받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자른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이후 발표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랭킹서 1위로 올라섰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세계 1위가 되면서 책임감이 커졌다”고 밝힌 고성현은 “의무감이 생겨서 다른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하나도 “사람들에게 ‘랭킹 1위이면 금메달을 따야 하지 않느냐’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더욱 우승이 간절했다”며 “1위 등극 후에 이룬 우승이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고 기뻐했다.

간절함이 경기력으로 나타난 것일까. 이들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특히 김하나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는 “어제는 경기 초반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고 너무 못했다”며 “오늘은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고 그 영향 때문인지 중국 선수들이 위축되는 것 같았다. 상대가 제 플레이를 못해 경기가 더 쉽게 풀렸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고성현은 “하나가 앞에서 (네트에) 잘 붙어줬다”고 공을 돌리며 “나도 오늘은 범실이 많지 않았고 상대 공격을 잘 넘기다 보니 경기가 잘 풀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콤비는 다음달 덴마크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프랑스오픈 슈퍼시리즈를 준비한다. 덴마크, 프랑스 대회는 고성현-김하나가 지난해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던 대회. 세계 1위의 위용을 입증한 환상 복식조가 아제 릴레이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