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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CS] 캘리포니아 출신 헨드릭스, 염소의 저주 깬 컵스의 '새로운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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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CS] 캘리포니아 출신 헨드릭스, 염소의 저주 깬 컵스의 '새로운 교수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23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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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싱커-커터-체인지업-커브 다양한 구종 장착, 매덕스와 닮은 꼴…고향팀 LA 다저스 상대로 통쾌한 완승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빠른 공을 가진 투수가 '최고의 에이스'라는 시대를 거스르는 투수가 있다. 그렉 매덕스가 그랬다. 그런 그에게 팬들은 '교수님(professor)'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제 시카고 컵스에는 카일 헨드릭스(27)라는 새로운 교수님이 있다. 헨드릭스의 역투로 시카고 컵스가 71년 만에 리글리 필드에서 월드시리즈를 열 수 있게 됐다.

헨드릭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벌어진 LA 다저스와 2016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7⅓이닝 동안 고작 88개의 공을 던지며 안타 2개만 허용하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헨드릭스의 호투로 LA 다저스를 5-0으로 꺾은 시카고 컵스는 1945년 이후 71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면서 1908년 이후 무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2차전에 이어 클레이튼 커쇼와 다시 선발 맞대결을 벌인 헨드릭스는 이를 악물었다. 2차전에서도 헨드릭스의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애드리언 곤잘레스에게 홈런 하나를 맞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그러나 커쇼가 무실점으로 역투하면서 헨드릭스는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6차전은 달랐다.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고르게 섞어 던지며 LA 다저스 타선을 요리했다.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면서도 투구수는 고작 88개에 불과했다. 마음이 급한 LA 다저스 타자들의 심리를 꿰뚫는 노련미 넘치는 투구 내용이 돋보였다.

특히 헨드릭스는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빠른 공을 갖고 있는 투수가 아니다. 헨드릭스는 빠른 공 대신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며 올 시즌 MLB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이날도 88개의 공 가운데 시속 90마일(km) 이상의 공은 20개에 불과했다. 시속 92마일(km)이 가장 빠른 공이었다.

헨드릭스는 시카고 컵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에서 뛰었던 그렉 매덕스를 연상하게 한다. 매덕스 역시 빠른 공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구종과 완벽한 제구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워낙 노련한 투구내용이 팬들은 '교수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헨드릭스 역시 시카고 컵스 팬들로부터 '교수님'이라고 불린다.

공교롭게도 헨드릭스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출신이다. 오렌지 카운티에서 자라난 헨드릭스는 LA 다저스가 사실상 '고향 팀'이나 다름없다. 대학 진학으로 고졸 선수 드래프트는 무효가 됐지만 당시에도 LA 에인절스로부터 지명을 받기도 했다. LA와 인연이 있는 선수가 LA 다저스를 울리고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제 헨드릭스는 시카고 컵스의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매덕스의 뒤를 잇는 '교수님'이 되기 위해서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필요하다. 매덕스도 199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커쇼를 무너뜨린 '젊은 교수님' 헨드릭스의 월드시리즈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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