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SQ포커스] 스포츠세상의 '요지경 저주', 삼성-김성근부터 펠레-SI까지
상태바
[SQ포커스] 스포츠세상의 '요지경 저주', 삼성-김성근부터 펠레-SI까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2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끈 김성근 감독 경질 이후 LG '김성근의 저주' 대표적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스포츠 세계의 저주는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에도 저주가 존재한다. 풀린 저주도 있고 지금도 유효한 저주가 있다.

존재했다가 사라진 악령으로는 삼성 라이온즈의 '져주기 저주'가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첫 정상에 오르면서 저주가 깨졌지만 삼성은 이 저주 때문에 KBO리그 출범 후 20년 가까이 한국시리즈 잔치에서 웃지 못했다.

1982년 OB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내줬던 삼성 라이온즈는 1984년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에 진출, 2년 전 아픔을 치유하려고 했다. 사령탑은 OB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영덕 감독.

▲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김성근 감독을 경질한 이후 2015년까지 단 한차례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는 '김성근의 저주'에 걸려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전기리그에서 OB를 2경기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후기리그에서는 한국시리즈를 느긋하게 준비했다. 삼성은 껄끄러운 상대인 OB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오지 못하도록 져주기를 했고 결국 생각대로 롯데의 후기리그 우승을 도와줬다.

문제는 삼성이 롯데에 3승 2패까지 앞서고도 내리 6, 7차전을 내주며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뒤였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는 1986, 1987, 1990, 1993, 2001년 등 5차례 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패퇴했다. 1988년부터 2000년까지 6차례에 걸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져주기 악령이 2002년이 끝나자 곧바로 '김성근의 저주'가 시작됐다. 2002년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김성근 감독이 곧바로 경질되면서 LG 트윈스는 2015년까지 단 한 차례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24일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NC에 1승 2패로 밀려 그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도 있다. 고교야구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을 타면 대부분 프로에서 부진하다는 것이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최정(SK)처럼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프로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고교 때 기록을 잘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이 때문에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다고 해서 초특급 타자로 평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김현수조차도 두산에 들어갔을 때는 육성(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역대 이란과 A매치에서 단 한 차례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기지 못하는 '아자디의 저주'를 경험했다.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004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천수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긴 했지만 성인 대표팀에서는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2014년 평가전과 지난 11일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까지 2패를 당했다.

축구계의 유명한 저주라면 역시 '펠레의 저주'. 축구황제 펠레가 우승팀 또는 선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팀은 절대로 우승하지 못한다는 '미필적 악담'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펠레가 콜롬비아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1998년과 2002년에도 각각 스페인과 프랑스를 월드컵 우승후보로 지목했지만 역시 충격적인 조별리그 탈락으로 끝났다. 그러다보니 펠레가 우승후보로 지목한 팀은 언제나 좌불안석이 되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저주'가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표지 모델이 되면 꼭 부상을 당하거나 중요한 경기에서 진다는 징크스다. 1954년 야구 선수 에디 매튜스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표지 모델로 나선 뒤 소속팀의 9연승이 깨지고 선수 본인도 손 골절상을 입은 이후 여러 선수들이 저주를 경험했다.

최근에는 맷 하비, 제이콥 디그롬(이상 뉴욕 메츠)이 표지모델로 나섰다가 시즌 도중 올해를 마감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또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도 잡지 표지 모델로 나선 이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핵이빨 사건'으로 장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이웃나라 일본 프로야구에도 '커널 샌더스의 저주'가 있다. 오승환이 몸담기도 했던 한신 타이거즈가 1985년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오사카 번화가인 도톤보리에서 유명 치킨사 KFC의 할아버지 마스코트 동상을 운하에 던지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신은 30년이 넘도록 일본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운하에서 찾지 못했던 마스코트 동상을 2009년 건져내긴 했지만 아직까지 한신의 일본시리즈 우승은 요원하기만 하다. '끝판대장' 오승환조차도 풀지 못했던 그 저주다.

▶ [SQ스페셜] 108년 염소-68년 와후추장 악령타파 월드시리즈 속 '저주의 스포츠심리학' 을 보시려면.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