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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김인식호 'WBC 딜레마', 명예와 실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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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김인식호 'WBC 딜레마', 명예와 실리 사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1.1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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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큰 태극마크의 상징성…시즌 준비 앞둔 선수들에게 부담될 수도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운동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태극마크가 아무에게나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로지 국가의 선택을 받은 자가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하지만 이 태극마크가 때로는 무거운 짐이 돼 돌아오기도 한다. 특히 프로 선수들의 경우에는 국가대표 경기 일정이 시즌 스케줄과 겹치면 몸 관리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 WBC 딜레마는 2016년 3회 대회도 유효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이 확정된 뒤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사진=스포츠Q DB]

내년 3월 ‘김인식호’가 나서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2009년 2회 대회를 이끈 김인식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고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챔피언십 라운드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 3번의 WBC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한 한국이기에 이번 대회에 대한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그러나 선수들이 경기 일정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대회들과 같이 WBC가 KBO리그 정규시즌이 열리기 직전인 3월에 개최되기 때문에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서 몸을 만들어놔야 한다. 선수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즌을 대비해 몸을 만들어야 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뽑히지 않은 건 차라리 잘된 일”이라는 시선이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전에 WBC에 참가한 선수들이 대회 이후 성적이 안 좋았던 것도 태극마크를 단 이들의 부담감을 높인다.

2006년 1회 대회에서 투수 중에서는 손민한과 박명환, 전병두 등의 성적이 2005년보다 떨어졌고 야수 중에서도 김태균(한화 이글스)과 김민재, 이종범 등이 2006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김동주는 2006 WBC 본선 1라운드 대만전에서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어깨 부상을 입었다. 이 여파로 당시 진행했던 일본 진출이 무산됐고 2006시즌 43경기밖에 뛰지 못한 불운을 맛봤다.

2013년 3회 대회에서도 ‘WBC 잔혹사’를 겪은 선수들이 꽤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는 2012시즌 타율 0.273에 19홈런 66타점을 기록했지만 2013년 WBC를 치른 직후 소화한 시즌에선 타율 0.235 11홈런 57타점으로 성적이 수직 하락했다. 이 여파는 이듬해까지 이어져 타율 0.229 16홈런 40타점으로 2014시즌까지 완전히 망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강민호뿐만 아니라 이승엽(삼성 라이온즈)과 윤석민(KIA 타이거즈)도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

2012년 타율 0.307에 21홈런 85타점을 기록, 삼성의 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를 이끌었던 이승엽은 WBC를 다녀온 뒤 2013시즌엔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에 그쳤다. 데뷔 후 최악의 성적에 고개를 들 수 없었던 이승엽이다.

윤석민 역시 9승 8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한 2012년에 비해 2013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30경기에서 3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으로 부진했다.

시즌 도중에 열리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시즌이 끝난 뒤 개최되는 프리미어 12와는 달리, WBC는 시즌 직전에 개최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시선이 있다.

대회가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시즌 때문에 마냥 웃을 수도, 태극마크가 주는 상징성 때문에 울 수도 없다. 몸이 재산인 대표팀 선수들의 ‘WBC 딜레마’는 올해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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