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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최강희 감독상 '아시아 최고봉', 퍼거슨-벵거 부럽지 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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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최강희 감독상 '아시아 최고봉', 퍼거슨-벵거 부럽지 않은 이유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02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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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감독상으로 그의 12년을 인정받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AFC 감독상 수상으로 보상받았지만 어쩌면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최강희 감독은 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AFC 어워즈에서 받은 올해의 감독상은 의미가 깊다. 단순히 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K리그에서 보기 드문 장수 감독으로 자신의 축구 철학과 전술적인 색깔을 전북에 제대로 입혔기 때문이다.

2005년 7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K리그에서 10년 이상 한 팀만을 지휘한 유일한 감독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사령탑을 얼마든지 경질하는 축구계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K리그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많지 않은 장수 감독이다. 

세계적인 명장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1996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아스날을 이끄는 아르센 벵거 감독도 마찬가지다.

퍼거슨 감독은 처음부터 성적이 좋은 것이 아니었고 중간에 경질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맨유 구단의 전폭 지원을 받으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정착시키는데 성공, 맨유를 세계최고클럽의 하나로 탄생시켰다.

아스날 최장수 사령탑으로 자리한 벵거 감독은 경기가 끝나면 음주를 하는 선수들의 문화를 완전히 바꾸고 자신의 지도철학을 접목시켜 팀을 EPL '빅4'로 성장시켰다. 벵거 감독은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EPL에서 단 한 번도 4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끝내 아시아 감독상을 거머쥔 최강희 감독처럼 한국 스포츠에서도 한 팀만 10년 이상 지휘했던 명장들이 있다. 지난달 30일 초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에 당선된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은 1982년 10월 해태 타이거즈 감독으로 취임한 뒤 2000년까지 무려 18년을 지휘했다. 이 기간 동안 김응용 감독은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를 맡은 2005년 FA컵 우승을 이끌었지만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K리그에서 중위권에 그쳤다. 하지만 4년의 기다림으로 전북을 최강으로 탈바꿈시켰고 이는 12년 동안 전북을 이끈 힘이 됐다. 사진은 2005년 FA컵 우승 당시 기뻐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 [사진=뉴시스]

또 프로배구 V리그에서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대전 삼성화재를 지휘했던 신치용 감독이 있고, 프로농구 KBL에서도 2004년부터 울산 모비스를 이끌고 있는 유재학 감독도 10년 넘게 한 팀을 지휘했다. 모두 최강희 감독처럼 자신의 지도 철학을 팀에 정교하게 이식시켜 명문 구단으로 도약하게 한 불후의 명장들이다.

물론 AFC 감독상을 수상한 최강희 감독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다. 최강희 감독을 믿고 기다린 전북 구단의 방침도 들어맞았고 선수들 역시 최 감독을 신뢰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다. 그렇기에 아시아 최고의 감독상으로 화룡점정한 불굴의 최강희 감독의 녹색군단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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