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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영석 PD의 새 요리 예능 '삼시세끼'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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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영석 PD의 새 요리 예능 '삼시세끼' Q&A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0.16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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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여행이 아닌 식사를 통해 또 어떤 트렌드를 만들까?

'1박 2일'과 '꽃보다'시리즈로 ‘여행 버라이어티 붐’을 일으켰던 나영석 PD가 ‘요리예능’에 도전했다.

‘꽃보다 청춘’ 후속으로 17일 첫 방송을 하는 tvN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 ‘삼시세끼’는 이서진과 옥택연이 시골에서 삼 시 세 끼를 해결하는 요리 예능 프로그램. 강원도 정선에서 두 남자가 동거동락하며 집 근처의 음식 재료를 활용해 밥을 해결한다.

‘요리’와 ‘예능’은 익숙한 조합은 아니다. ‘마스터 셰프’나 ‘한식대첩’같은 서바이벌 류는 있었으나 보기 멋있고 맛있는 음식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과 달리 ‘삼시세끼’는 음식의 결과물보다 밥을 먹기 위해 자급자족하는 과정을 더욱 중요시한다.

새로운 도전에 궁금한 몇 가지를 1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풀었다. 이 자리에는 연출자 나영석, 박희연 PD와 출연자 배우 이서진, 옥택연이 참석했다.

▲ 15일 열린 tvN 예능 '삼시세끼' 제작발표회. 방송인 박지윤의 진행으로 출연자 이서진, 옥택연과 나영석, 박희연 PD가 참석했다. [사진=CJ E&M제공]

◆ 또 뭉쳤다, '나영석-이서진 조합에 '특이 아이돌' 옥택연 

- 이서진은 나영석 PD가 연출한 KBS ‘1박 2일’과 tvN ‘꽃보다 할배’에 출연한 바 있다. 또다시 이서진이 출연하는 이유는.

나영석 PD= 이서진은 자신이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상황이 왔을 때 가장 열심히 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꽃할배’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요리를 할 때 곤란해 하면서도 온전한 한 끼를 대접하고픈 마음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있었다.

- 이서진이 나 PD의 ‘페르소나’란 말도 있는데.

나영석 PD= 페르소나는 아니고 좋아하는 형이다. 카메라 앞이나 현실이나 똑같은 사람이라 시청자들에게도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원래는 이승기처럼 반듯하고 성실한 사람이 좋다. 지금은 잠시 외도다.(웃음)

- 그럼 이서진에게 나영석이란? 프로그램을 거듭 함께 하는데 나 PD의 매력은 뭔가.

이서진= 무의미하다.(좌중 폭소) 보면 알겠지만 나영석 피디가 무슨 매력이 있나. ‘꽃보다 할배’를 다녀왔을 때 프로그램이 잘 안 될 줄 알았는데 너무 잘 됐다. 능력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여행을 함께 하며 굉장히 친해졌다.

▲ '삼시세끼'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와 이서진은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사진=CJ E&M제공]

- 이서진은 본인이 어떤 점에서 예능에 캐스팅되는 것 같나.

이서진= ‘꽃할배’, ‘삼시세끼’ 모두 예능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평소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다큐멘터리성이 아닌가 싶다. 일부러 웃기려고 한 적은 없다. 평소 성격이 밝고 유쾌한데 나영석 PD가 이를 캐치해서 예능으로 뚫어준 것 같다. 내가 촬영 중 패악도 부리는데 편집을 잘 해줘서 나영석 PD와 작업하는 것 같다.

- '삼시세끼'를 촬영해 보니 어떤가.

이서진= ‘꽃할배’보다 더 힘든 건 사실이다. 시골에서 낙 없이 힘들게 촬영하고 있다. ‘꽃할배’ 때도 중간중간 나 PD에게 “이 프로그램이 뭐가 재밌냐”고 물어봤다. 제가 재미를 못 느껴도 보시는 분이 즐거워하면 다행이지만 ‘삼시세끼’는 ‘꽃할배’보다 더 재미없다.

- 출연자 옥택연은 어떤 이유에서 캐스팅했나.

나영석PD= 어르신들과 작업을 계속 하다보니 젊은 친구들에겐 눈이 잘 안 갔다. ‘꽃할배’ 스페인 편 촬영을 마치고 이서진이 드라마 ‘참 좋은 시절’ 촬영을 시작했다. 가끔 만났는데 이서진은 평소 누구의 칭찬을 잘 안 한다. 대부분 욕이다. 그런데 동생 역으로 출연하는 옥택연의 칭찬을 굉장히 많이 했다. 부산에 일부러 가서 사투리를 며칠씩 배우고 오는 등 열정이 대단하고 성실해서 놀랐다고 했다.

그때부터 관심이 생겨서 찾아봤다. 보통의 아이돌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다. 옷을 굉장히 못 입고, 혼자 여행도 다녀오고, 막 돌아다니는 모습이 연예인같지 않았다. 이렇게 멋있게 생겼는데 카메라가 없거나 코디가 잠시만 눈을 떼면 시골 청년이 된다. 만나서 생각하는 걸 들어봤는데 마음가짐 또한 평범한 동네 동생같은 부분이 있었다.

▲ '삼시세끼' 제작발표회에서 옥택연이 "밥을 짓는 가마솥이 정말 무겁다"며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CJ E&M제공]

◆ '삼시세끼'의 재미포인트=제작진과는 '빚'으로 대립, 보다 섬세한 연출

‘삼시세끼’ 예고편에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수수밭에서 수확하는 이서진의 모습이 담겼다. 이는 고기는 자급자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작진에게 고기 한 근을 받는 대가로 집 앞 수수밭에서 수수 한 가마를 수확하는 것. 수확하지 못하면 빚으로 고스란히 쌓인다.

- '빚 탕감'이 재밌다.

이서진= 시간이 없어서 수수밭 수확을 못하고 있어서 자꾸 빚만 지고 있다. 노예가 빚에 쫓기듯. 노예의 마지막은 전쟁 아니면 탈출이다.

나영석 PD=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빚 탕감이 될 것 같지 않다. 과도한 빚이 어떻게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겠다.

옥택연= 정말 끝까지 받아내실 것 같다.

▲ 나영석 PD는 앞서 '1박 2일', '꽃보다' 시리즈 등 여행 버라이어티를 성공시켰다. [사진=CJ E&M제공]

- '꽃보다' 시리즈는 큰 기획이었다. ‘삼시세끼’의 기획의도는.

나영석PD= ‘꽃보다’ 시리즈를 2년 가까이 대장정을 거쳐 작업해 왔다.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큰 기획은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를 살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꽃보다’ 때부터 후배 피디들과 공동 제작하고 있다.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은데 그 첫 번째 작품이 ‘삼시세끼’다.

'꽃보다'로는 다음에도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여행을 갈 거다. 서진이형과도 평소 그 얘기를 하고 있다.

- '꽃보다'에서는 편집이 중요했다. 배경음악을 신경써서 편집하는 등의 모습 있었다.

박희연 PD= 17일 첫 방송이라 지금도 편집을 하다 왔다. 배경음악에 신경썼던 점은 '삼시세끼'에서도 똑같이 반영할 거다. 이 프로그램에서 좀더 담고 싶은 마음은 이들의 생활은 예능으로 담되, 주변 환경이나 음식은 다큐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다. 음식을 만들거나 뭔가 하는 행동에는 슈퍼슬로 카메라를 이용해 재밌고 섬세한 포인트를 살리려고 한다. 음악은 프로그램의 바탕이 되고 촬영기법들은 더 새롭게 하려고 한다.

▲ '삼시세끼' 출연자 배우 이서진, 옥택연.[사진=CJ E&M제공]

◆ 왜 ‘요리’였을까 … 서툴지만 열심히 하는 '요리왕 서지니'에서 아이디어

- '요리 예능'을 하기에는 음식 솜씨가 있는 여성 출연자가 나을 수도 있었다.

나영석PD= ‘삼시세끼’는 음식을 잘 하기보다 정성을 담는 것에 주목했다. 서툴더라도 고생해서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두 출연자가 모두 미국 유학했고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인데 이런 분들이 이미지와 달리 시골에서 보여드리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삼시세끼'에서는 맛있는 음식이나 요리가 나오진 못한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 소중한 사람에게 대접하는 것만큼은 진정성이 있다. 기존 요리 프로그램이 '이 요리가 얼마나 예쁘고 맛있는지 봐 주세요'였다면 이 프로그램은 못생긴 음식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있는지 마음의 크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밭을 일구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과정을 함께 담는다.

- ‘삼시세끼’는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라는 키워드를 갖고 있다. 그 범위는.

나영석PD= 엄격한 자급자족이나 ‘정글에서의 서바이벌’ 식은 아니다. 수확이 쉽지 않은 쌀 같은 건 준비돼 있다. 가능하면 밭에서 키운 재료로 한다. 원 재료에 최소한의 조리만 가미해 만든다는 취지다. 전기 쓰는 도구는 없고 가마솥을 이용하는 식이다.

- ‘유기농’은 어디까진가.

나영석PD= 사전적 의미의 유기농은 아니다. 사정이 어쩔 수 없을 땐 시장에서 사다 먹기도 한다. 이서진이 단백질이 부족하다고 얼마 전 곰국을 끓여먹겠다고 하루종일 꼬리와 도가니를 끓인 적도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기농은 마음의 유기농이다. 정성을 다해 텃밭에 사랑을 주고 대접하는 마음이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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