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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6] ① 김현수 MLB 진출부터 이세돌 신드롬까지, 도전은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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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6] ① 김현수 MLB 진출부터 이세돌 신드롬까지, 도전은 위대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2.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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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3월 스포츠 결산…스켈레톤-봅슬레이 삼총사, 평창 향한 폭풍질주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격동의 2016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 해 스포츠계도 다사다난했다. 가장 많은 8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빅리그를 누볐고 그동안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이 동계스포츠에서 신기원을 열었다. 고척스카이돔, 라이온즈파크 시대가 열린 프로야구는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져 한동안 시끄러웠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많은 올림피언들이 감동을 선사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해외에서 낭보가 들렸던 1월부터 3월까지 스포츠계의 핫 이슈들을 되돌아봤다.

◆ 1월 = 김현수 오승환 이대호까지, 한국 선수들의 'MLB 진출 러시'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에 걸쳐 한국야구에 잇따라 경사가 났다. 2015년 12월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비롯해 2016년 1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16년 2월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가 연이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이로써 빅리그에서 동시에 뛰게 된 한국인 선수가 사상 최다인 8명으로 늘었다. 야구팬들은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채널을 쉴 새 없이 돌려야 했다.

야심차게 MLB에 도전했지만 모두가 웃은 건 아니었다.

김현수는 5월까지 단 18경기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이후 많은 기회를 받으며 95경기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오승환도 셋업맨으로 시작해 마무리 투수로 지위가 올라가며 6승 3패 19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1.92의 호성적을 올렸다. 김현수와 오승환은 2017년에도 팀 내 주축으로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이대호는 전반기 돌풍을 후반기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전반기 60경기에서 타율 0.288 12홈런 37타점을 기록, 플래툰으로 기용되는 와중에도 제몫을 했다. 하지만 후반기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져 타율 0.200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이대호는 시애틀과 재계약하지 못했고 현재 새로운 팀을 구하고 있다.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이대호의 몸값을 고려했을 때 일본프로야구(NPB) 유턴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 윤성빈은 2016년 2월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스켈레톤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제공]

◆ 2월 = 한국썰매 '폭풍질주', 윤성빈-원윤종-서영우의 쾌거

그동안 동계 스포츠 중에서 썰매 종목은 대중들과 가까운 종목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썰매 종목이 국제대회에서 낸 성과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 2월 윤성빈(한국체대), 원윤종(강원도청), 서영우(경기도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등 태극썰매 삼총사가 보여준 폭풍질주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썰매 종목 사상 최초 금메달까지 기대하게 했다.

스타트를 끊은 주자는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이었다.

윤성빈은 지난 2월 5일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2015~2016 월드컵 7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레이스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18초26의 기록으로 마르틴스-토마스 두쿠르스 형제를 0.07초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의 쾌거였다. 역대 스켈레톤 월드컵은 물론이고 모든 대회를 통틀어 금메달을 딴 한국 및 아시아 선수로 윤성빈 이름 석 자를 새긴 것. 유럽 선수들이 만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켈레톤 역사에서 대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스켈레톤의 우사인 볼트’로 불리는 두쿠르스를 제친 윤성빈은 이번 시즌에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2월 20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분29초97을 기록, 공동 2위에 오른 윤성빈은 아시아 선수로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통틀어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첫 선수가 됐다.

윤성빈은는 2월 27일 마지막 월드컵 8차 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 월드컵 랭킹 2위로 2015~2016시즌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2016~2017시즌의 시작도 산뜻했다. 12월 4일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86을 기록, 금메달을 획득한 윤성빈은 2차 대회에선 동메달을 따며 2연속 포디엄에 섰다.

▲ 원윤종-서영우는 2015~2016시즌을 세계 1위로 마무리하며 세계 봅슬레이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IBSF 홈페이지 캡처]

원윤종-서영우의 봅슬레이 2인승도 2016년 초 연이어 개가를 불렀다.

둘은 1월 23일 IBSF 월드컵 5차 대회에서 합계 1분43초41로 공동 1위를 차지, 한국 최초로 월드컵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원윤종-서영우는 월드컵 6~7차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잠시 쉬어갔지만 2월 28일 월드컵 8차 대회에서 합계 1분39초50으로 또다시 금메달을 땄다. 원윤종-서영우는 월드컵 및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2015~2016시즌을 마쳤는데, 이는 아시아 최고 성적이었다.

기분 좋게 2016~2017시즌을 맞은 원윤종-서영우는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고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평창 올림픽의 선전을 예고하고 있다.

◆ 3월 = 이세돌 vs 알파고, '세기의 바둑대결'이 남긴 것은?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의 5차례 바둑대결은 인간과 로봇의 두뇌싸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인류 대표로 출격한 이세돌은 알파고에 3연패 후 4번째 대국에서 첫 승을 거뒀다. 비록 5번째 대국을 내주며 최종 1승 4패를 기록했지만 전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은 바둑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집’, ‘불계승’, ‘포석’, ‘우상귀’ 등 낯설었던 바둑용어를 일상에서 사용하는 이도 늘었고,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알파고를 주제로 한 패러디물이 쏟아졌다.

또 바둑학원의 원생들이 증가하고 바둑 관련 서적 판매량이 50%나 늘어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즐기게 된 계기가 됐다. 이는 바둑이 지난해 소년체전과 올해 전국체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결실을 거뒀다.

‘이세돌 신드롬’도 거세게 불었다. 그동안 대중에게 ‘목소리가 조금 특이한 기사’ 정도로 알려졌던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결을 전후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국을 펼치기 전에는 “4승 1패 정도 할 것 같다. 바둑의 낭만을 지키겠다. 기계가 따라오기 힘든 인간의 창의력으로 맞서겠다”고 특유의 호승심을 표현했다. 3연패로 밀렸을 땐 “알파고의 완승이다. 알파고를 만든 프로그래머들을 존경한다”고 패배를 쿨하게 인정한 바둑고수였다.

그리고 4국에서 첫 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승리다. 한 판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받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솔직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대국 이후 각종 CF에 출연하며 ‘대세’를 입증한 이세돌은 알파고와 맞붙은 이후 8연승을 질주, 올해 5월 맥심커피배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알파고와 대국에서 회심의 1승을 거둔 것처럼 이세돌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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