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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헬로 이방인'은 '비정상회담'을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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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헬로 이방인'은 '비정상회담'을 넘을 수 있을까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0.17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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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비정상회담'이 뜨니까 따라했네."

지난 추석 파일럿으로 방송됐던 MBC 예능 프로그램 '헬로 이방인'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었다.

'헬로 이방인'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외국인들이 한 집에 모여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JTBC의 '비정상회담'과 SBS의 '룸메이트'를 합한 듯한 모습이다. '비정상회담'의 외국인들처럼 한국어에 유창하고 '룸메이트'처럼 한 집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MBC는 '헬로 이방인'을 정규 편성하고 16일 첫 방송을 했다. 외국인 출연자는 일본의 강남, 후지이 미나, 캐나다의 조이, 중국의 레이, 미국의 데이브, 독일의 존, 콩고의 프랭크, 파키스탄의 알리, 리비아의 아미라다. 이들과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인 배우 김광규의 생활 모습을 보여준다.

▲ MBC 예능 '헬로 이방인'이 16일 첫 방송을 했다. 하지만 첫 방송에서는 프로그램만의 개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사진=방송 캡처]

◆ "이 집에선 한국어만 사용합니다" … '한국어 잘 하는 외국인' 뛰어 넘어야

이들이 사는 게스트 하우스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첫 번째 규칙은 '한국어만 사용하라'는 것이다.

서로의 사용 언어가 다르고 이미 한국에서 방송되는 이상 이들은 한국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굳이 이런 규칙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을까. 제작진은 정규 프로그램 편성에 앞서서도 "한국인 수준으로 한국어를 잘 하는 외국인들"이라는 말로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더 이상 '한국어를 잘 하는 외국인'으로는 재미를 줄 수 없다. '비정상회담'에는 한국인 수준의 억양과 표현을 구사하는 이들이 등장하고, 처음에 놀랐던 시청자들은 이제 거기에 익숙해졌다.

앞서 '미녀들의 수다' 등 대부분의 외국인 출연 프로그램들은 '한국어와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을 다뤘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많지 않았고 이는 한국인 시청자들에게 애국심까지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제 대다수의 사람들은 해외 스타의 내한에 으레 묻는 '두유 노 강남스타일?'을 낯부끄러워한다.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을 뛰어넘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정상회담'의 경우 프로그램 대부분에는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자신의 국가의 속담을 인용하고 노래를 부를 때는 자국어를 사용한다. 이로써 다양한 국가에 대해 알 수 있는 폭이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그에 비해 한국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은 고루해 보였다.

▲ '헬로 이방인'의 파키스탄인 알리는 '할랄 푸드'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방송 캡처]

◆ 시청자는 외국인 출연자들의 '모임'이 아닌 그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비정상회담'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자연스럽게 자국의 예시와 이야기를 하며 시청자들은 다양한 관점에 대해 알게 되고, 출연자 국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헬로 이방인'에는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비정상회담'은 테이블에 앉아 토론하는 형식이지만, '헬로 이방인'은 낯선 이들이 모여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형태다. 이는 포맷 자체에서 오는 한계다. 아직 첫 방송만이 나간 상태지만, 여기에는 세심한 재미 포인트를 살리는 등 제작진의 역량이 크게 요구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다 방송을 보다 고개가 끄덕여진 부분은 일본인 후지이 미나가 일본의 전통 놀이인 켄다마를 해보이자 다른 출연자들이 따라해 보는 모습과, 파키스탄에서 온 알리가 출연자가 할랄 푸드를 사 왔을 때였다. 알리는 서툰 말로 "기도하고 죽이는 닭"이라며 할랄 푸드를 설명했고 여기엔 자막으로 그에 대해 설명했다. 외국인 출연자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이었다.

▲ MBC 새 예능 '헬로 이방인'은 게스트 주인장 배우 김광규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출연자들이 한 집에 모여사는 프로그램이다. [사진=MBC 제공]

어디서 본 듯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곱게 보는 시선만이 있지는 않다. 첫 방송에서 보여준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헬로 이방인'이 성공으로 가는 방법이다. '헬로 이방인'은 과연 '비정상회담'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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