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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도깨비' 염혜란 "'같은 배우였어?'란 말, 제일 좋아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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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도깨비' 염혜란 "'같은 배우였어?'란 말, 제일 좋아요" ①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7.01.2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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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도깨비'의 은탁 이모, 대체 누구지?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를 본 시청자라면 지은탁(김고은 분)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이모 지연숙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연숙은 조카 은탁에게 거침없이 욕을 퍼붓고, 온갖 집안일을 시키며 괴롭히며, 그의 보험금만을 호시탐탐 노리곤 했다. 염혜란은 출연 장면마다 맛깔스러운 표정, 목소리 연기를 선보이며 '도깨비'에 재미를 더했다.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염혜란은 2000년 연극계에 데뷔해, 오랫동안 연극무대에 오른 내공있는 배우다. 영화, 드라마의 단역을 맡으며 활동 분야를 넓혔고 지난해 본격적으로 드라마 출연을 시작했다.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배우 염혜란을 만났다. 

'도깨비' 염혜란 인터뷰 [사진=스포츠Q 최대성 기자]

◆ "실제 성격도 은탁 이모 같냐고요?"

'도깨비'의 인기를 증명하듯, 인터뷰를 만난 카페에서도 그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염혜란은 "어떻게 알아보시는지 참 신기하다. '도깨비' 때와 달리 파마를 풀었는데…. 모자나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도 알아보시더라"며 놀랐다.

"직접 인사하시는 분은 가끔 계시고요. 대부분 주변에서 '맞지? 맞지?' 하시는 목소리가 들려요. 그런데 저번엔 목욕탕에서 알아보시는 분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탕 안에 앉아있는데, 팔을 만지면서 '맞죠?' 하시는 거예요. 저랑 저희 아이까지 훑어보셔서 어떻게 해야 할지.(웃음) 어찌할 바를 몰라서 부랴부랴 목욕탕을 나갔죠. 

나름대로 좋은 효과도 있어요. 평소 짜증을 줄이게 돼요. 화냈다가는 '그 사람 실제 성격도 은탁이모더라'고 할까봐서요. 하하."

목욕탕에서의 만남이라니, 염혜란은 충분히 당황스러울 법한 만남에도 하하 웃는 대인배(?)다. 이렇게 '지연숙과 성격이 똑같이 지랄맞을 거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사실 늘 히스테리에 가득 차 있고, 조카 김고은을 못잡아먹어 안달난 밉상 지연숙과는 달리 호쾌한 성격이다.

"감독님께서 '아이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린이집에서 따돌림을 당할수도 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하시길래 '욕을 하도 들어서 밖에 못 나가는 게 소원입니다'라고 농담으로 말씀드렸어요. 나중에 아이들과 인사할 일이 있었는데, '이모가 너무 나쁘게 나왔지?' 물어보니 연기인 거 다 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사촌동생의 경우에는, 지인이 '저 배우는 일상이 저렇지 않고는 저런 연기가 나올 수 없다'고 해서 차마 사촌누나라고 못 밝혔다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도깨비' 염혜란 인터뷰 [사진=스포츠Q 최대성 기자]

◆ "경쾌하면서도 오버하지 않는 캐릭터 표현하려 했죠"

지연숙의 캐릭터를 잡는 데는, 과거 공연했던 연극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에서 맡았던 '미천' 역을 참고하기도 했다. 염혜란에게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미천'은 못돼 보이지만 단순무식하고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도깨비'에 입고 나온 호피무늬 쫄바지 역시, 해당 연극 무대에서 입었던 옷이기도 하다.

'도깨비'의 지연숙 역시 '미천'처럼, 처음엔 악역으로만 보였지만 점차 코믹한 모습이 강해진다. 그는 은탁의 돈을 빼앗으려다 그를 지켜주는 귀신들로 인해 방해를 당하고, 교도소까지 다녀온다. 

"감독님께서 일부러 웃기기보다는, '본인은 진지한데 보는 사람이 재밌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래서 경쾌하면서도 지나치게 악랄하지는 않은, 그 선을 지키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연기가 한끗 차이인 게, 웃기려고 하면 과해지더라고요."

또한 염혜란은 '도깨비'에서 자칫 이미지 때문에 망설일 수 있는 장면도 거침없이 소화했다. 꾸벅꾸벅 졸면서 눈을 뒤집기도 하고, 예쁘게 화장하기보다 분장을 통해 기미와 모공을 강조했다.

"기미와 넓은 모공을 강조하고, 화장기는 없지만 눈썹만 문신한 듯한 느낌을 내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분장을 해 주시는 선생님이 영화 작업을 많이 하셨던 분인데, 딱 말씀드린 대로 해주셨어요. 그러다 금은방에 금괴 팔러 갈 땐 일부러 과하게 화장하기도 하고요." 

'도깨비'에서 지연숙(염혜란 분)은 처녀귀신(박경혜 분)에 의해 이승을 떠나게 된다. 촬영중 함께. [사진=염혜란 제공]

◆ 최리·정영기 정든 이모네 식구들, "세게 때려도 된다" 배려에 고마워 

염혜란이 '도깨비'를 촬영하며 가장 친해진 배우는 역시 이모네 식구들 최리, 정영기다. 최리는 밉살맞은 딸 경미, 정영기는 어머니보다 더 성숙해보이는 아들 경식 역을 맡았다.

"'도깨비' 전체 촬영 첫날에 제 출연분을 찍게 됐는데, 스태프들과의 조율이 필요하다보니 거의 20시간 정도 촬영했거든요. 처음부터 오랜 시간 동안 셋이서 함께 힘들여 찍다보니 빠르게 친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그 친구들과 따로 연락을 할 정도로 가까워졌어요. 이모네 가족들 조합이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경미, 경식이와 다음 작품에서 다르게 만나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모네 식구들은 가족끼리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고함과 매가 일상이었다. 애틋한 가족애 대신, 돈을 갖고자 하는 욕망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간 사이가 돈독했다.

"특히 경식이를 때리는 장면이 많았는데, 실수로 세게 때리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정영기 씨가 괜찮다면서 부담을 많이 덜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이모네 식구들은 '도깨비' 초반부 존재감이 강했지만, 이후로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한 가지 궁금증. 이모는 이후 '귀신'의 모습으로 돌아오지만, 경미와 경식은 어디로 갔을까?

"'몰라. 경미, 경식이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는 이모의 대사가 있는데, 그런 걸 보면 서로 연락이 안 됐고 여전히 엄마의 제사도 안 지내주고 여전히 나쁘게 살고 있지 않을까요?"

'도깨비' 염혜란 인터뷰 [사진=스포츠Q 최대성 기자]

◆ "'그 배우인지 못 알아봤다'는 말이 가장 좋아요"

'도깨비'는 히트작 '태양의 후예' 제작진이 뭉친 작품인만큼 방송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만큼 배우들의 캐스팅 열기도 뜨거웠을 터. 염혜란의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진 걸까?

"'도깨비'에 출연하게 된 건 행운이었어요. 영화 '장수상회'에 잠깐 나왔는데, 감독님이 그 모습을 재밌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본인은 진지하게 화를 내는데, 보는 사람은 재밌는 면이 있었대요. 감독님과의 미팅 때도 뭔가를 시켜보실 줄 알았는데 얼굴만 보시더라고요. 저는 소속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모 역이 '도깨비'에서 비중이 많진 않아도 인상깊은 캐릭터라서 많은 배우들이 욕심냈을 것 같은데 제가 하게 돼 운이 좋았어요. 감독님, 작가님께 감사할 뿐이죠." 

염혜란은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과 역할로 시청자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가 최근 연기한 캐릭터는 tvN '디어 마이 프렌즈'의 순영, '더 케이 투(THE K2)'의 윤아의 집 가정부였다. 순영은 나문희의 딸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인물이었고, 윤아의 집 가정부는 어딘가 비밀을 안고 있는 듯 보이는 캐릭터였다.

세 캐릭터의 성격이 사뭇 다른만큼, '순영'과 '은탁 이모'가 같은 배우였다는 사실에 놀란 시청자도 적지 않다. 이는 염혜란이 가장 듣고싶어하는 칭찬이기도 하다. 

"운 좋게 세 작품을 연이어 하게 됐는데, '같은 사람이었어? 그 사람인지 몰라봤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그만큼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색다른 모습으로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어요."

기사 이어 보기 - [인터뷰Q] '도깨비' 염혜란, 은탁 이모가 전하는 촬영 비하인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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