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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크레익, 미워할 수 없는 '신 스틸러' 특급 팀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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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크레익, 미워할 수 없는 '신 스틸러' 특급 팀플레이어
  • 이희찬 기자
  • 승인 2017.02.10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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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안양 KGC인삼공사 전 7어시스트 활약, 실책은 여전히 고민

[스포츠Q(큐) 이희찬 기자] 최근 연예계에서는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직역하면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 뜻인 이 용어는, 영화나 TV드라마 등에서 훙륭한 연기력이나 독특한 개성을 발휘해서 주목받는 조역을 일컫는다. 출연분량은 주역들에 비해 짧지만 출연 자체로 짙은 인상을 남기고 작품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다.

'짧고 굵게'라고나 할까? 프로농구 경기를 보다보면 '신 스틸러'라고 할 만한 선수들이 드물지 않게 등장한다. 경기 출장시간은 길지 않지만 강렬한 플레이로 팀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이 있다.   

지난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홈경기. 삼성은 안양 KGC인삼공사를 80-74로 꺾고 시즌 26승째(11패)를 거두며 1위로 올라섰다. 이날 마이클 크레익의 활약은 '신 스틸러'라고 할 만했다. 5득점(3점슛 1개), 7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빛난 활약을 펼쳤다. 그의 선전은 단독 선두 자리가 걸린 승부에서 소속팀 삼성을 웃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직하고 단순한 플레이만을 연상한다면 오산이다. 넓은 시야와 팀플레이 능력을 바탕으로 한 어시스트 능력은 크레익의 무기다. 한 마디로 다재다능하다.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받지만 팀 입장에서 보면 고민도 있다. 잦은 실책으로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은 단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 합류한 마이클 크레익은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이력으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188cm, 117kg의 단단한 체격으로 골밑 장악력이 뛰어나다. 

이날 안양 KGC와 경기에서도 크레익은 6개의 실책을 범했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실책 하나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KGC인삼공사가 2쿼터까지 1개의 실책을 기록한 반면, 삼성은 7개의 실책을 범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나머지 부분에선 흠잡을 곳이 없었다. 20분을 소화하며 5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민첩한 풋워크에 이은 3점 슛도 하나 성공했다. 어시스트 능력은 단연 돋보였다.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슛 페인팅으로 상대를 속인 후 연결하는 패스, 돌파 이후 바운드 패스, 정확한 장거리 패스까지 고루 과시하며 라틀리프의 득점을 도왔다. 삼성의 공격 패턴이 다양화된 데에는 크레익의 공헌이 컸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2쿼터에 크레익이 투입되면서 삼성의 골밑 지역 수비가 강화됐다. 크레익은 라틀리프가 수비에 복귀하는 시간 동안 KGC인삼공사의 골밑 공격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했다.

크레익의 공헌에 힘입어 삼성은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중요한 것은 이후의 경기들이다. 삼성을 상대하는 팀들은 크레익의 실책을 유도하는 플레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공격에서의 능력만큼은 이미 인정받았다. 1위 수성, 나아가 팀의 우승을 위해서 안정감을 키울 필요가 있는 크레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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