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아이고, 많고 많은 나라 가운데 왜 하필 아르헨티나야."
1번 포트에 있는 모든 팀들이 A조부터 F조까지 배정된 뒤 디에고 마라도나가 2번 포트에서 가장 먼저 뽑은 팀은 아르헨티나였다. 일순간 조 추첨장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마라도나는 15일 경기도 수원 SK 아트리움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 추첨에서 1번과 2번 포트를 추첨하는 역할을 맡아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A조에 묶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FIFA U-20 월드컵의 전신인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을 통해 세계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마라도나는 이날 파블로 아이마르와 함께 포트에 있는 팀을 추첨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이마르는 3번과 4번 포트를 골랐다.
마라도나가 F조에서 미국을 뽑으면서 "우사(USA)"라고 말했을 때 일부 청중들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화기애애함은 3분도 지나지 않아 깨졌다. 마라도나가 2번 포트에 있는 공을 휘저은 뒤 뽑은 것이 바로 아르헨티나였다. 일순간 청중들 사이에서 탄식이 타져나왔다. 마라도나는 청중들의 속도 모르고 조국과 한국이 같은 A조에 포함됐다는 사실에 환호성을 질렀다.
그나마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아르헨티나를 A3로 뽑아 한국이 첫 경기부터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것은 피하게 했다. 하지만 3번 포트를 뽑는 역할을 맡은 아이마르가 한국에 연속타를 날렸다. 그의 손에서 뽑힌 공 안에는 잉글랜드가 적혀있었다. 청중 뿐 아니라 취재진들도 일순간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2번 포트에는 같은 아시아의 일본을 빼고 멕시코와 뉴질랜드, 세네갈, 코스타리카도 있었다. 이 가운데 뉴질랜드가 걸렸다면 한국으로서는 확실한 1승 상대를 잡고 갈 수도 있었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연타'는 일순간 신태용 감독의 얼굴을 굳어지게 했다. 이래저래 마라도나는 한국 축구와 악연이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FIFA U-20 월드컵에서 1991년 이후 무려 26년 만에 격돌하게 됐다. 당시 남북단일팀인 코리아로 출전했던 대회에서 한국이 1-0으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한국은 역대 U-20 대표팀 전적에서 7전 3승 3무 1패로 앞서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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