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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 디지털 옷입고 스크린에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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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 디지털 옷입고 스크린에 부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0.29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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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메멘토' '퐁네프의 연인들' '피아노'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속 재개봉

[스포츠Q 용원중기자] 추억의 명화들이 디지털의 옷을 입고 속속 스크린에 부활하고 있다. 낡은 필름의 손상 부분을 복원하고 선명한 컬러의 화면을 만들어내는 기술인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며 감동을 재현하고픈 관객의 니즈를 겨냥한 영화계의 영리한 복고 전략이기도 하다.

영국의 대문호 토마스 하디의 소설을 영화화한 불멸의 고전 '테스'는 33년 만에 돌아온다. 이 작품은 사회적 인습과 편견에 희생당한 아름다운 여인 테스의 삶을 통해 당대 사회의 이중성과 편협한 가치관을 비판한 소설이다. 1891년 출간 당시 선정적인 내용을 다뤘다는 이유로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지만 독자들에게는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 '테스'의 나스타샤 킨스키

세계적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1979년 무명의 신인 여배우 나스타샤 킨스키를 캐스팅해 제작한 영화 '테스'는 쇠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농촌처녀 테스가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희생 당하는 과정을 강렬하게 담아내 찬사를 받았다. 특히 18세의 나이로 타이틀 롤을 맡은 나스타샤 킨스키는 순결을 상실했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닌 테스 캐릭터를 청순하면서도 관능적으로 연기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로 올랐으며 인상주의 그림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화면과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 클래식 사운드트랙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에서는 1981년 개봉됐다. 세월이 흘러 지난 2012년 칸영화제 클래식 복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화질을 최대한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4K 리마스터링을 통해 상영된 바 있다. 오는 11월20일 개봉되는 영화도 이 버전으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 2001년 개봉된 '메멘토'는 현재의 크리스포터 놀란 감독을 있게 한 작품이다. 선댄스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첫 공개된 이후 아카데미 각본상과 편집상 등 수많은 시상식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그 해 최고의 영화에 등극했다.

▲ '메멘토'

조작된 기억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구조와 정교하고도 완벽한 전개로 풀어낸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영화팬들 사이에서 ‘아이큐 테스트용 영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전직 보험수사관이자 단기기억상실 환자 레너드(가이 피어스)가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메모, 사진, 문신을 이용해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놀란의 초기작에서 보여지는 놀라운 연출력을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놀란의 신작 '인터스텔라' 개봉(11월6일) 시기에 맞춰 13년 만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오는 11월20일 개봉된다.

1992년 국내에 프랑스 영화 붐을 일으켰던 로맨스 영화의 전설 '퐁네프의 연인들'은 올 겨울 HD 리마스터링 버전의 전세계 최초 개봉을 확정했다.

▲ '퐁네프의 연인들'

영화는 사랑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며 그림을 그리는 여자와 파리 센강변의 폐쇄된 퐁네프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난 그녀가 삶의 전부인 남자의 열정적인 사랑을 절박하게 담아냈다. 프랑스의 천재 감독 레오스 카락스의 감각적인 연출, 이후 전세계 거장 감독들의 뮤즈로 우뚝 선 줄리엣 비노시의 풋풋한 모습, 카락스 감독의 페르소나인 야수와 같은 민머리 배우 드니 라방의 날것 그대로의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파리의 아홉 번째 다리 퐁네프에 선 두 연인 위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 신은 강렬한 미장센으로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이 됐다. 이 영화를 계기로 국내 관객들 사이에 파리에 대한 로망이 증폭됐는가 하면 파리를 관광할 경우 '연인들의 다리'로도 불리는 퐁네프 다리를 찾는 게 필수 코스가 될 정도였다.

1993년작 '피아노'는 19세기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6세부터 침묵을 선택하고 대신 피아노를 연주하며 살아온 에이다와 그녀의 남편, 남편의 친구 사이의 사랑과 질투를 그린 작품으로, 여성의 심리에 대한 대담하고 내밀한 묘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68개 상을 수상했다.

 

특히 에이다를 완벽하게 연기한 홀리 헌터는 아카데미, 칸,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휩쓸었으며 아역 안나 파킨(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에이다를 사랑한 두 남자 하비 케이틀과 샘 닐에게도 뜨거운 찬사가 쏟아졌다. 에이다의 침묵의 언어를 표현하는 마이클 니만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 또한 깊은 감흥을 안겨줬다.

국내 개봉 당시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수위 높은 남녀의 성적 묘사와 더불어 여성의 욕망을 과감하게 그려내 센세이션을 일으킨 영화는 오는 12월4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된다. 제인 캠피온 감독이 리마스터링 작업에 직접 참여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990년 개봉한 영화 최진실-박중훈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0월25일부터 29일까지 특별 상영 중이다. 이번 상영은 최근 개봉된 조정석-신민아 주연의 리메이크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본 관객들의 연이은 원작 재상영 요청에 힘입어 마련된 것으로, 전국 CGV 5개 극장(신촌, 강변, 구로, 오리, 서면)에서 진행된다.

▲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최진실과 박중훈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당대 최고의 20대 청춘스타 박중훈과 떠오르는 샛별 최진실을 캐스팅해 만든 영화는 '신인류'로 불린 신세대 부부의 가치관과 남녀 주연배우의 현실적인 캐릭터 연기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명세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미장센을 확인하는 것과 아울러 이 영화를 통해 상큼한 미소와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신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른 최진실을 추억할 수 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본격적 시작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한편 4년의 연애 끝에 이제 막 결혼한 시인지망생 사회복지사 영민(조정석)과 미술학원 강사 미영(신민아)의 신혼생활을 그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2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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