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0:33 (월)
명장들의 영화로 꽉 채운 비수기 극장가
상태바
명장들의 영화로 꽉 채운 비수기 극장가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0.28 12: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방학과 연말 시즌 사이에 낀 10~11월은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로 불린다. 이 틈을 리처드 링클레이터, 데이비드 핀처, 크리스토퍼 놀란, 스티븐 달드리, 리들리 스콧 등 이미 충분히 검증된 '믿고 보는' 명감독들의 신작이 파고들어 감흥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0월23일 선보인 '보이후드''나를 찾아줘'가 먼저 눈길을 붙든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보이후드'는 소규모 개봉됐으나 SNS를 뜨겁게 달구며 전문가들과 마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여섯살 소년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이 열여덟살이 되는 12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실제 2002년에서부터 2013년까지 매년 한 번씩 만나 약 15분 정도의 분량을 3~4일간 찍어나갔다. 관객은 12년에 걸친 한 소년의 성장기와 사회상의 변화를 2시간45분만에 살펴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 '보이후드' '나를 찾아줘'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이토록 놀라운 프로젝트를 진행한 감독은 세상에 '비포' 시리즈('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을 연출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다. 메이슨의 부모로 출연한 에단 호크, 패트리샤 아케이트의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며 콜드플레이, 캣파워, 플레이밍 립스, 밥 딜런, 아케이드 파이어, 욜라 탱고 등의 순도 높은 음악이 감상의 재미를 더한다.

'세븐' '조디악' '패닉룸' 등 스릴러 영화의 대가이자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나를 찾아줘'를 야심차게 꺼내 들었다.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이다.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유명인사였던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뒤 남편이 미디어와 전국민으로부터 아내 살해자로 의삼받는 이야기를 그렸다.

핀처 감독은 복잡한 플롯임에도 길을 잃지 않은채 정교한 스토리텔링으로 긴장과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장식적 반전 효과에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대신 묵직한 '한 방'과 오싹함으로 건조해진 입안을 마무리해준다. 완벽해 보이는 아내 에이미를 연기한 영국 여배우 로자먼드 파이크의 얼음 송곳같은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2000년대 이후 '메멘토'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인셉션' 등의 작품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을 보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올 시즌 화두는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간다'이다. 다음달 6일 개봉되는 SF 블록버스터 '인터스텔라'는 식량부족과 경제 붕괴로 멸망의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하고자 우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 '인터스텔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매튜 맥커너히와 젊은 연기파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등이 출연한다.  상영을 열흘 앞둔 27일 예매율이 40~50%에 이르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객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아이맥스와 3D 상영이 대세인 요즘 ‘인터스텔라’의 35mm 필름 버전 상영을 추진하고 있어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11월27일 관객과 만나는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는 춤과 사랑에 빠진 11세 소년 빌리가 가난과 역경을 딛고 발레리노의 꿈을 찾아 런던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웨스트엔드 히트 공연 실황 뮤지컬이다.

198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을 배경으로 가난한 광부 아버지를 둔 빌리가 우연히 접한 발레 수업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 발레리노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2000년 제작된 영화, 2005년 초연된 뮤지컬을 통해 뜨거운 감동을 전한 바 있다.

메가폰은 오리지널 영화를 연출한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잡았다. '빌리 엘리어트'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디 아워스' 등을 통해 영국의 감수성과 우아한 연출력을 입증한 그는 자신의 분신과 같은 작품의 무대 버전을 영화언어와 접목시켜 신선한 '무비컬'을 창조했다.

▲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글래디에이터' '로빈 후드'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오랜만에 선택한 역사 대작이다.

 영화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모세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하게 지내던 모세와 이집트의 왕 람세스가 민족의 명운을 두고 갈등을 겪는 이야기다. 크리스천 베일이 모세 역을, 조엘 에저튼이 람세스 역을 맡았다. '스콧 감독의 여전사'로 불리는 여배우 시고니 위버가 가세했다. '글래디에이터'를 잇는 위대한 대서사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기대하게 하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오는 12월3일 IMAX 3D, 4D로 전세계 최초 개봉할 예정이다.

스콧 감독은 SF 고전 '에일리언'(1979), '블레이드 러너'(1982), '프로메테우스'(2012) 등을 연출함으로써 이 시대 최고의 거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