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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2루타에도 끊임없는 갈증, 절실함과 조급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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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2루타에도 끊임없는 갈증, 절실함과 조급함 사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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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황재균은 2루타를 날리고도 3루를 훔치기 위해 뛰었다. 초청선수로서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황재균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황재균의 절실함이 좋다고만 할 수 있을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황재균은 지난해 한 차례 아픔을 겪었다. 롯데 자이언츠 팀 동료 손아섭과 함께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에 노크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무응찰’이었다.

1년 간 영어 공부와 미국의 문화 등을 공부한 황재균은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을 받았다.

▲ 샌프란시스코 황재균이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17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6회말 대수비로 출전해 9회초 2루타를 날렸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트위터 캡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같이 보장된 기회는 없다.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았을 뿐이다. 개막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황재균은 누구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27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황재균은 6회말 3루수 코너 길라스피의 대수비로 투입됐다. 그리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날렸다. 우측 펜스 앞 워닝 트랙까지 뻗는 대형타구였다.

2루타를 날린 이후 장면이 아쉬웠다. 3-2로 앞선 9회초 무사 2루에서 황재균은 3루 스틸을 시도했다. 간발의 차긴 했지만 결과는 아웃. 득점권 찬스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샌프란시스코가 9회말 2점을 내줘 역전패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크게 남았다.

정규시즌이 아닌 시범경기라는 점에서 황재균의 플레이에 돌을 던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서가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과감한 주루를 시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간절함이 지나친 조급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황재균은 이날까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25(40타수 13안타)에 4홈런 1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과 타점 모두 팀 내 공동 2위다. 그럼에도 황재균은 지속적으로 주루능력을 뽐낼 기회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KBO리그에서 20-20을 기록할 정도로 스피드도 준수한 편인데, 그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도루 실패와 같은 장면이 또 있었다. 지난 15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무리하게 파고들다가 아웃된 것. 이 같은 절실함은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만약 황재균이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등 힘든 상황을 맞으면 자칫 조급증으로 바뀔 수도 있다. 조급함은 슬럼프로 빠지는 지름길이다. 게다가 시즌에 돌입하기도 전에 부상을 당할 우려도 따른다.

뛰어난 도전 정신만으로도 많은 응원을 받고 있는 황재균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지나친 주루 욕심보다 황재균은 이날 2루타를 때린 것, 지금까지 홈런을 날린 것처럼 장타력과 수비 능력만으로도 존재감을 알리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과한 열정으로 인한 부상 방지에 더욱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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