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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호통'에서 '소통'으로, 김호철 감독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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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호통'에서 '소통'으로, 김호철 감독이 달라졌어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6.0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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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주현희 기자] “이제 진짜 보기 싫다. 빨리 가라.”

김호철 감독이 4일 인터뷰를 마친 선수들이 머뭇거리자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의 돌발(?) 발언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김호철 감독이 달라졌다. 카리스마와 호통으로 무장했던 그가 2년 만에 돌아온 코트에서 ‘부드러운 남자’로 변모했다.

▲ 김호철 감독이 4일 핀란드전 도중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핀란드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2그룹 3번째 경기에서 박주형(24점)과 이강원(17점)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당초 안방 3연전에서 1승도 못 챙길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2승(1패‧승점 4)을 기록,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일본 원정을 떠나게 됐다.

김호철 감독은 한국 팀의 예상 밖 선전에 “(다가올 경기를) 너무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인 박주형을 칭찬한 김 감독은 “한국에서 너무 기대치를 올려놓은 것 같다. 가서 못하면 욕은 다 먹을 것 같다”고 하면서도 “첫 경기를 보고 연습 때와 달리 잘해 나 역시 깜짝 놀랐다.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지만 해볼만 하다고 생각하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천안 현대캐피탈 사령탑을 맡은 후 2년 만에 지휘봉을 든 김 감독의 모습은 ‘호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도 인터뷰를 마친 선수들이 머뭇거리자 “이제 진짜 보기 싫다. 빨리 가라”는 농을 던지며 소통에 나섰다. 카리스마 가득한 표정을 지었던 과거와는 분명히 달랐다.

이에 김 감독은 “많은 팬들이 내가 다시 돌아와 코트에서 화끈한 제스처를 해주길 원했다. 나도 예전엔 긍정적인 효과를 위해 그런 걸 했었다”면서 “바깥에서 들어보니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매우 많았다. 그래서 부드러워지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안정되니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미소를 띠었다.

▲ 김호철 감독(오른쪽)이 4일 핀란드전이 끝난 뒤 박주형(왼쪽), 정지석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허나 살아오는 동안 몸에 익은 습관이 한 순간에 사라지기가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아까 경기 중에 한 번 욱할 뻔 했다. (나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카메라가 따라오지 않았으면 한 번 했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한국배구의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호철 감독이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소통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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