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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아이언맨' 너무 부족해서 '교훈'까지 남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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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아이언맨' 너무 부족해서 '교훈'까지 남긴 드라마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1.14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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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이 실망스러운 결과만 남긴 채 시청자들의 곁을 떠났다. 초반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완벽한 CG도 없었고 시청자들을 만족하게 할 만한 판타지도 없었다. 홍보만 요란했던 그냥 그런 드라마의 전형만 보여준 채 끝이 난 것이다.

▲ [사진=KBS 제공]

◆ SF 실종 왜

14일 방송된 '아이언맨' 마지막회는 행복한 결말의 연속이었다. 주홍빈(이동욱 분)과 손세동(신세경 분)은 그동안 있었던 고달픈 사랑 이야기를 끝내고 함께 결혼하는 암시를 나타내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특히 두 사람은 SF 드라마의 결혼답게 하늘로 멀리 날아가며 끝이 났다.

SF 드라마를 표방했던 '아이언맨'이 보여준 마지막 SF 요소는 이 정도였다. SF적 스토리 등은 부족했다. 정확한 장르가 뭐였는지 모호함만 가득했다.

사실상 이 드라마는 단순 사랑 극에 지나지 않았다. 내용은 대부분 세동과 홍빈의 러브라인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은 당혹감을 넘어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SF 판타지 러브스토리를 기다린 시청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SF 물이라는 홍보를 피하고 내용 자체도 세동과 홍빈의 트렌디 로맨틱 코미디물을 표방하는 드라마였다면 이 정도까지 시청률과 관심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을지 의문일 정도다.

▲ [사진=KBS 2TV '아이언맨' 방송 캡처]

◆ 캐릭터 구성도 실패

'아이언맨'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 캐릭터 주홍빈은 성격과 행동양식 자체가 확실히 일반인과는 달랐다. 분노하면 몸에서 칼이 돋아나고 후각만으로 상대의 과거까지 알아차리는 특이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타이틀을 제외하면 그의 말투와 행동은 폭력적이고 강했다.

주홍빈이 너무 강한 캐릭터로 등장하다 보니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운 전개가 돼버렸다. 대등하게 드라마 구조를 이끌어 가야 하는 손세동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약해졌고 주요 조연들의 연기마저 눈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전체를 강한 성향을 띄는 주홍빈이라는 캐릭터가 지배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사진=KBS 2TV '아이언맨' 방송 캡처]

◆ CG 실종

'아이언맨'을 두고 시청자들 대부분이 기대했던 부분은 주홍빈의 몸에서 칼이 돋아나는 모습 등 드라마 장르와 매치가 되는 CG 장면들이었다. 하지만 아이언맨은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제대로 된 CG를 연출하지 못했다. 횟수도 적었고 질적으로도 조잡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처럼 SF 장르를 표방한 드라마가 CG라는 중요한 요소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드라마 실패의 결정적인 요소일 수밖에 없다. 특히 몸에서 칼이 나오는 주홍빈이라는 캐릭터를 CG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다는 부분이 매우 아쉽다.

앞서 '아이언맨' 연출을 맡은 김용수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CG 를 잘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으면 방송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김PD는 이런 원칙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 '아이언맨' 마지막 장면은 홍빈과 세동이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이었다. [사진=KBS 2TV '아이언맨' 방송 캡처]

◆ 혹평을 참고해야 한다

전체를 방송하고 나서 이렇게 혹평을 받은 드라마는 최근 들어서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대부분 초반 혹평을 받은 드라마도 마지막에 와서는 그나마 괜찮다는 반응을 얻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언맨'은 아무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부족한 내용과 캐릭터 구성실패를 알면서도 그대로 방송하는 느낌이었다.

다만 개인사에 초점을 맞춘 '생소한 SF 장르'를 드라마에서 시도했다는 점 자체는 일정 부분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결국 앞으로 방송될, 혹은 기획하고 있는 SF 장르의 드라마들은 '아이언맨'의 실패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구성력과 투자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시청자들을 배려하는 드라마를 만들어야만 한다. 이런 노력 없이는 SF 장르 드라마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아이언맨 마지막회는 3.4%(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방송된 드라마 중 최저 시청률이다. 이처럼 '아이언맨'은 시청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고 안방극장을 떠나 버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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