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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첫방' 미녀의 탄생 '진부함' 극복해야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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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첫방' 미녀의 탄생 '진부함' 극복해야만 산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1.02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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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올 하반기 SBS의 기대작 '미녀의 탄생'이 베일을 벗었다. 뚜껑을 연 '미녀의 탄생'은 한예슬과 주상욱의 호흡과 편히 볼 수 있는 웃음 코드를 담고 있다는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인기를 장담키는 어려워 보인다. 내용적 측면에서 나타난 '진부함'을 뛰어넘을 새로운 흡인 요소가 첫회에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 [사진=SBS 제공]

2일 방송된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에서는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과 세상에 천대받던 아줌마 사금란(하재숙 분)이 미녀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상세하게 담았다.

방송된 내용을 요약하면 금란은 결혼생활 8년 동안 무려 7년간을 국외에 나가 있는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도 시부모, 시누이, 시할머니까지 홀로 부양을 하며 살아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변화가 찾아왔다.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도중 7년간 소식이 없던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충격을 받은 금란은 이 사연을 방송에 의뢰했고 전신성형의 기회를 얻고 미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내용 구조상 매우 재미있는 소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이미 이 소재는 수년 전 영화와 드라마로 방송된 '미녀는 괴로워'의 내용과 거의 흡사하다.

▲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 여주인공 한예슬. [사진=스포츠Q DB]

특히 당시 '미녀는 괴로워'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런 이유로 외모 때문에 세상에 학대를 받던 여자가 전신 성형을 통해 복수한다는 내용 자체는 많은 사람에게 이미 크게 각인이 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이 드라마가 내용 자체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주기는 한계가 있다.

다만 첫 방송에서 남녀 주연인 주상욱과 한예슬은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있는 코믹 연기와 호흡을 보여줬다. 또한 우려됐던 한예슬의 연기력도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점들 때문에 '미녀의 탄생' 1회는 시청률 8%대(닐슨 제공, 전국기준)라는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다. 첫 방송이라는 부분에서 호기심으로 접근한 시청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진부한 소재는 자칫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 남자주인공 주상욱 [사진=스포츠Q DB]

실제로 대부분의 시청자는 이날 첫 방송 이후 드라마의 내용을 대충 다 알 것 같다는 식의 의견을 쏟아내며 진부한 스토리에 대한 지적을 잇고 있다.

이같은 내용 구조상의 약점을 안고 있는 '미녀의 탄생'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변신' 없이는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녀의 탄생'과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는 MBC '전설의 마녀' 역시 복수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여자 교도소 이야기를 다루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신선한 소재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이 만들고 있는 성과다.

'전설의 마녀'는 꾸준히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회부터 대충 어떤 내용인지를 짐작하게 하는 '미녀의 탄생'의 전개 방식과는 크게 다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녀의 탄생'은 앞으로 험난한 앞날이 예상된다. 아직 첫회가 방송된 만큼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뻔한 전개라는 우려를 탈피할 새로운 장치나 극적인 갈등 요소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미녀의 탄생'이 과연 진일보한 '성형 복수극'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성형천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시대적 상황에도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조금 웃다 말거나 뒷맛이 개운치 않은, 그렇고 그런 '성형 복수극'이 아니기를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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