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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산뜻하게 출발한 '전설의 마녀', 뻔한 복수극의 한계 뛰어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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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산뜻하게 출발한 '전설의 마녀', 뻔한 복수극의 한계 뛰어넘을까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0.2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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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복수를 주제로 기획된 MBC 새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가 시작과 동시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전설의 마녀'의 순조로운 스타트에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내용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첫 방송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출발이라는 긍정적인 수치 이면에,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넘어야 할 한계점도 노출했다. 뻔히 예상을 가능하게 하는 단순 복수극의 전개와 현실감이 떨어지는 우연이 너무 많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 [사진=MBC 제공]

25일 처음 방송된 '전설의 마녀'에서는 함께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될 4명의 여성이 왜 교도소로 오게 됐는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앞으로 횡령 배임으로 교도소에 들어오게 될 주인공 문수인(한지혜 분)은 이날 신화그룹 장남인 남편 도현(고주원 분)의 죽음을 맞고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을 보여줬다. 수인과 함께 교도소 동기가 될 미오(하연수) 역시 이날 장례식에 참석해 신화그룹 둘째 아들 도진(도상우)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강렬한 첫 등장을 했다.

신화그룹과 관련된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수가 된 복녀(고두심 분)도 이날 교도소에서 무려 30년 만의 외출을 했다. 특히 복녀는 이날 교도소 동기가 될 '건강식품 사기꾼' 풍금(오현경 분)과 악연을 맺으며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 [사진=MBC '전설의 마녀' 방송 캡처]

이처럼 이날 내용은 이들 4명의 여성이 교도소에서 한 방을 쓰기 직전의 상황을 중심으로 극의 전개가 이뤄졌다. 이들이 왜 교도소에 왔고 죄를 지은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의도적으로 '죄의 이유'를 감춘 내용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고정하는 힘을 발휘했다.

'전설의 마녀'는 연기력과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는 절제된 구성으로 일단 첫 방송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셈이다. 이런 관심은 시청률로 그대로 나타났다. 이날 전설의 마녀가 거둔 시청률은 14.5%(닐슨 제공, 전국기준)로 최근 웬만한 드라마들이 1회에는 거두기 힘든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 [사진=MBC 제공]

그러나 이날 '마녀의 전설'은 긍정적인 출발만큼 보완해야할 부정적인 요인도 몇 가지 드러냈다.

우선 뻔히 보이는 '단순 복수극'의 내용 전개를 그대로 따라갔다는 점이다. 앞으로 '마녀의 전설'의 내용을 중심적으로 이끌어갈 수인과 미오의 경우, 왜 복수를 해야 하고 어떤 복수를 할지에 대해 짐작이 가능한 캐릭터였다. 두 사람 모두 신화그룹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게될 운명이라는 부분이 너무 쉽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우연'이 극의 내용 속에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드라마에서 우연이라는 소재는 그 양을 얼마만큼 쓰느냐에 따라 극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마녀의 전설'은 과도한 우연이 연이어 차용됐다.

▲ [사진=MBC 제공]

수인과 미오가 신화그룹 첫째 아들, 둘째 아들과 각각 연결돼 있다는 점. 복녀와 품금이 가짜 건강식품으로 연연을 맺는 부분. 이 두 사람 역시 신화그룹과 관계된 복수를 펼치겠다는 암시. 결국 이 네 사람 모두 교도소 한 방을 쓰게 된다는 부분 등이 좋은 예다.

이러한 부분들은 자칫 '마녀의 전설'을 단순 복수극이나 단순 막장극으로 변모시킬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제작진과 작가는 이런 위험성을 고려해 드라마 속에서 과도한 '우연'으로 구성의 밀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특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녀의 전설'는 이렇게 가능성과 한계점을 동시에 보여주며 스타트했다. 아직 1회가 방송된 만큼 단점을 극복할 시간은 충분하다. 철저한 준비와 제작으로 한계점을 뛰어 넘는 명품 복수극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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