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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저격한 '우리 누나' 김연경, 대체 왜 폭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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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저격한 '우리 누나' 김연경, 대체 왜 폭발했을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8.0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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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리 누나’ 김연경(29·상하이)이 뿔났다. 여자 배구대표팀의 부족한 선수풀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제2의 김연경’이라 불리는 이재영(21·흥국생명)을 ‘저격’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오전 제19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 참가를 위해 필리핀행 비행기에 올랐다. 출국을 앞두고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이번에도 엔트리를 못 채워서 떠난 다는 게 답답하다”며 “이재영이 들어왔어야 했다. 팀에서도 경기를 다 뛰고 훈련도 한다고 들었는데 빠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이 답답함을 표출할 만도 한 상황이다. 대표팀은 14명의 엔트리를 모두 채우지 못했다. 부상 등으로 인해 몸 상태가 온전히 않다는 게 이유였다.

앞서 지난달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도 한국은 14명이 아닌 12명이 선발됐다. 이마저도 대회 도중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은 극히 제한됐다.

이재영은 어깨 부상으로 그랑프리에 참가하지 못했다. 시즌 내내 허리와 골반 또한 좋지 않았다. 각종 부상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최근 회복해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연경이 이재영을 향해 쓴소리를 던진 것이다.

김연경은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까지 20경기가 넘는데, 6~7명의 메인 선수들만 계속 경기에 나선다”며 “선수들에게 무리가 될 수밖에 없고 정작 중요할 때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도 중요한 결승전에서는 힘도 못 써보지 않았느냐”고 답답해했다.

평소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걸크러시’의 대명사로 꼽히는 김연경이지만 이번 작심 발언은 그 수위가 꽤 셌다. 후배인 이재영의 실명을 직접 거론한 것만 해도 그랬다. 선수들의 희생정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강했다. 대표팀 생활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김연경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태도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김연경이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상하이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것은 대표팀 생활에 어려움을 덜기 위함이기도 했다.

김연경은 “다른 팀은 16명으로 팀을 꾸려 로테이션을 하는데 우리는 엔트리조차 못 채우고 있다”며 이재영을 향해 “결국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나. 하지만 제재는 없다. 이러면 고생하는 선수만 계속 고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에 큰 도움을 바라는 게 아니다. 우리도 돈을 많이 받아서 대표팀에 뛰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있는데, 엔트리와 같은 기본적 지원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솔직히 말해서 고생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다른 국가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며 “태국을 봐라. 체계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하니까 이제는 우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다른 팀들은 발전하는데 우리는 유지만 하는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즌을 마치고 나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이를 핑계로 자신들에게 실익이 없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 태도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 이재영을 저격하기는 했지만 이재영 뿐아니라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모든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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