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1 06:31 (수)
"시거처럼!" '고생길' 택한 경북고 배지환, 애틀랜타행 배경은?
상태바
"시거처럼!" '고생길' 택한 경북고 배지환, 애틀랜타행 배경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9.12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코리 시거입니다.”

배지환(18·경북고)이 ‘꽃길’을 버리고 미국행을 선택했다. 그는 류현진의 팀 동료로 공수 양면에 두각을 나타내는 시거를 롤모델로 꼽으며 “자기 스윙을 ‘붕붕’ 돌리더라”고 말했다.

배지환은 12일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인천국제공항 귀국 현장에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 [인천국제공항=스포츠Q 민기홍 기자] 배지환이 애틀랜타와 계약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배지환은 2018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았다. 애틀란타 저널 컨스티투션에 따르면 그는 계약금 30만 달러(3억4000만원)에 브레이브스와 계약을 맺었다.

배지환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미국에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험한 길을 가는 만큼 강한 선수가 되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2008년 에드먼턴 이후 9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미국과 결승전에서 0-8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당한 2패가 모두 미국전이다. 배지환의 승부욕이 불탄 이유다. 

배지환은 올해 전국대회에서 타율 0.465(86타수 40안타) 1홈런 17타점 29도루를 기록했다. 포지션은 유격수로 다르지만 외야수 이용규(한화 이글스)와 공격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니시오카 츠요시, 이학주처럼 내로라하는 아시아산 내야수가 성공하기 힘든 곳이 바로 미국이다. 뉴욕 양키스와 2015년 계약한 야탑고 출신 박효준도 빅리그 진입까지는 갈 길이 멀다.

‘장사’들이 때리는 타구는 그 스피드가 한국이나 일본인 야수들이 치는 공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 출신인 내야 경쟁자들은 역동작에도 1루로 빨랫줄 송구한다.

배지환은 “왜 가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전 세계에서 잘 하는 선수들이 다 오는 곳이고 다양하게 배울 게 많지 않을까 싶다”며 “구단에서 시킨다면 내야 유틸은 물론이고 외야도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100마일(시속 161㎞)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하고 또 그 공을 받쳐놓고 때리는 야수들이 곳곳에 널린 곳이 바로 메이저리그다. KBO리그를 평정한 박병호도 김현수도 황재균도 고생했다.

배지환은 “파워가 약점이라는 건 안다. 대신 빠른 발과 어깨만큼은 자신 있다”며 “미국에는 힘 좋은 선수가 워낙 많으니까 저는 제 장점을 갖고 승부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구로 경쟁하기에도 벅차지만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이 생활하기에 마이너리그는 여간 힘든 무대가 아니다. 언어, 음식, 외로움 등 이겨내야 할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프로 입단을 앞둔 동료들이 혹시나 어수선해질까 미국행을 대회 내내 숨겼다”는 배지환은 “한국이 그립겠지만 버틸 각오가 돼 있다. 3~4년 내 빅리그 진입이 목표”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