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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부암동 복수자들' 이요원·명세빈·라미란의 '꿀케미', 근데 '복수'는 언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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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부암동 복수자들' 이요원·명세빈·라미란의 '꿀케미', 근데 '복수'는 언제해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11.0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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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부암동 복수자들'은 최근 한국 드라마 트렌드의 변화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다. 최근 TV와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가 부재하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여성 시청자들이 주를 이루는 TV 드라마는 이에 발맞춘 드라마들을 다수 내보냈다.

'부암동 복수자들' 이전에 '여X여 케미'가 돋보였던 JTBC '품위있는 그녀'는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여성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닌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최근 KBS 2TV '마녀의 법정', tvN '부암동 복수자들'은 이런 시청자들의 비판과 요구에 탄생한 여성 캐릭터 중심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여성 캐릭터들의 '복수 품앗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다. [사진 = tvN '부암동 복수자들' 방송화면 캡처]

 

'부암동 복수자들'(극본 황다은 김이지·연출 권석장 김상호 이상엽)은 케이블 채널인 tvN 방영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5%가 넘는 시청률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명세빈, 이요원, 라미란이라는 이미 입증받은 여배우들의 연기 합 또한 호평받고 있다. 이미 SNS에서는 '부암동 복수자들'의 팬덤까지 생긴 상황이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각기 다른 세 여성 캐릭터들의 연대로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재벌 3세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막내 김정혜(이요원 분)와 경제력은 부족하지만 당당하고 멋진 맏언니 홍도희(라미란 분), 대학 교수의 아내로 청초한 미인이지만 남모른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미숙(명세빈 분)까지 세 명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어벤저스'다.

그러나 캐릭터에 대한 호평과 별개로 '부암동 복수자들'은 아쉬운 단점을 가지고 있다. 제목과 포스터에서 '찐한 복수'를 예고했던 '부암동 복수자들'은 드라마 중반까지 진행된 지금 변변한 복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복자클럽'이 꾀하는 복수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해를 끼치지 않는 '착한 복수'다. 그러다 보니 어린아이 장난 같은 복수들만 나열되고 있다. 교장선생인 홍상만(김형일 분)의 의자에 본드를 붙이고 물에 설사약을 타는 정도의 복수다. '복수자 클럽'이 아니라 '친목 모임'이라고 해도 무관할 정도다.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명세빈은 남편에게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 [사진 = tvN '부암동 복수자들' 방송화면 캡처]

 

특히 '부암동 복수자들' 속 복수의 부재는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와 비교했을 때 더욱 아쉬움을 준다.  주요 등장인물 중 명세빈의 경우 남편 백영표(정석용 분)로부터 꾸준히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편과 헤어질 생각 없이 '소소한 복수'만을 꾸민다는 시트콤적인 설정은 시청자들이 가정폭력이란 범죄를 사소한 '집안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 위험을 준다. 

명세빈이 남편과의 이혼, 법정 다툼이 아닌 장난스러운 '복수'로 남편을 벌한다는 드라마적인 설정은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가정 폭력들의 심각함을 축소시킬 우려가 있다. 이밖에도 라미란의 아들인 김희수(최규진 분)가 당해온 학교내 집단 따돌림도 복자클럽이 확실히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약자인 여성들의 연대와 복수를 다룬 드라마다. 그러나 '연대'는 드라마 내에서 매력적으로 그려졌지만 '복수'의 서사가 부재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종영까지 이제 약 3주가 남았다. 남은 방송분 동안 '부암동 복수자 클럽'은 시청자들이 납득할 만한 시원한 복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복수'가 빠진 '부암동 복수자들'이 조금은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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