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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2) 박재현, 안 해 본 역 없는 만능 배우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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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2) 박재현, 안 해 본 역 없는 만능 배우 (上)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1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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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짧은 시간 안에 매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사람들'. 2002년 시작해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장수 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대표로, '실화극장 그날', '기막힌 이야기-실제상황' 등은 실화를 재구성해 극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배우는 역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이들이지만, 특히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매회 새로운 역을 맡는 '만능'이 된다. 스포츠Q는 숨은 별빛들, 즉 '히든스타'들의 이야기를 담은 릴레이 인터뷰를 싣는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최대성 기자] 높은 콧대와 짙은 눈썹, 큰 눈동자. 배우 박재현(37)은 선이 굵은 외모와 안정감있는 연기로 시청자들로부터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박재현은 2006년부터 '서프라이즈'에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고, '실제상황'에서도 연기한다.

 

◆ 짧은 시간에 보여주는 '임팩트 연기', 순간적 집중 중요

약 10년간 출연했으니 박재현은 '서프라이즈'의 베테랑 배우다. 시스템에 익숙해 대본을 현장에서 바로 봐도 숙지할 수 있을 정도다. 박재현은 "속도를 빼고는 미니시리즈와 같은 드라마 촬영과 다른 점은 없다"고 했다.

"하나의 캐릭터를 가지고 꾸준히 진행하는 드라마의 경우는 생각할 여유가 많죠. 하지만 '서프라이즈'는 극의 분량이 짧고 촬영도 빠르게 이뤄지죠. 60분 분량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4~5신을 찍을 때도 밤을 새는데, '서프라이즈'의 경우는 하루 70~80신, 많으면 120신 정도도 찍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바로 직전 촬영에서는 막 울다가, 다음 장면에서는 막 웃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죠. 하루에 두 가지 역할을 연기할 때도 있고요."

그만큼 순간의 집중력이 보다 중요하다. 연기의 노하우로 박재현은 "상황 이해에 중점을 둔다"고 했다.

"처음 연기하는 분들은 굉장히 어려워해요. 하지만 임팩트있게 기승전결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면 괜찮아요. 왜 이 대사가 지금 나와야 하는지, 그 상황을 이해하면 자동적으로 대사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돼요."

보통 "드라마 촬영은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고 하지만, 12분 가량의 짧은 극 안에서는 그보다 훨씬 강한 순발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셈이다. 현재 '서프라이즈'의 주연진은 하루 촬영 중 모든 배우들의 NG 횟수를 합해도 10회가 넘지 않는 프로페셔널들이다.

 

◆ "형사, 의사, 왕…안 해 본 역할이 없죠", '관 뚜껑 신'의 비밀은?

'서프라이즈' 촬영의 특징은 매번 맡는 역할이 바뀐다는 점이다. 많은 배우들이 직업의 매력으로 "다양한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고 답하지만, '서프라이즈'에서야말로 수만 가지의 인물이 돼 살아보는 셈이다. 박재현 또한 "안 해 본 역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귀신 역할도 해 봤으니까요.(웃음) 극 속에서 사람이 목숨을 잃고, 그 이후까지 연기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하지만, 넉넉하지 않은 제작비 등의 이유로 안전 시설이 다른 촬영장보다 상대적으로 미비한 편이다. 박재현은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수중 촬영을 꼽았다. 몸이 물 속에 가라앉는 장면을 찍을 때 몸에 추를 다는데, 실내 수영장에서 찍는 경우여도 아찔했던 순간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미스터리 에피소드에 자주 등장하는 '관 뚜껑 여는 장면'. 관을 열면 짙은 연기가 뭉게뭉게 솟아오르는 장면에도 숨은 노력이 있었다.

"좀 더 극적인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연기가 많이 나오는 물건을 태우는데, 커피 원두를 태우면 연기가 많이 나오거든요. 관 뚜껑을 닫은 채 그걸 태우면서 누워 있으면 숨쉬기가 힘들 때가 있어요.(웃음)"

▲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출연 모습. [사진=방송 캡처]

◆ '서프라이즈'가 어설프다고요? 관람가를 확인하세요!

'서프라이즈'는 미스터리, 역사적 사건 등을 다루다보니 범죄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때문에 부상을 입고, 피해자가 피를 흘리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이런 사건사고 장면을 보면서 '어설프다'고 하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이는 촬영 여건과 '12세 이상 관람가'로 인한 표현의 한계다.

"미니시리즈는 보통 15세 이상 관람가지만, '서프라이즈'는 12세 이상 관람가거든요. 저희는 12세이기 때문에 눈을 뜬 채 죽으면 안 돼요.(웃음) 칼에 찔려 죽어도 피를 많이 보이면 안 되고요. 이런 이유로 다 찍은 후에 편집되는 경우도 많아요."

부족한 시간, 제작비, 관람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남모를 고충이 있었던 것. 이를 감안하고도 '서프라이즈'는 최상의 결과로 매주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박재현은 이를 스태프들의 공으로 돌렸다.

"'서프라이즈' 제작팀은 최고의 스태프 분들이에요. 하루에 그만큼 찍을 수 있는 분들이 없어요. 스태프 분들이 대본을 보고 미리 촬영을 준비하시는데, 그 과정 속에서 최대한 더 잘, 멋있게 찍고 계시죠."

 

[히든스타 릴레이]② 박재현, "'재연배우'라는 낙인, 가슴 아프죠" 下 에서 이어집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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