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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한국시리즈 MVP' SK와이번스 한동민, 꿈에 그리던 TV 속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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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한국시리즈 MVP' SK와이번스 한동민, 꿈에 그리던 TV 속 주인공이 됐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1.13 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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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결정적인 순간 SK 와이번스엔 한동민(29)이 있었다. 경기가 마무리되는 순간 그는 TV 속에서만 봐왔던 현장의 한가운데 당당히 서 있었다.

한동민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13회초 승부를 가르는 우월 솔로포로 팀에 4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보다 짜릿할 수 없는 엔딩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와 5차전 연장 승부에서도 끝내기 홈런을 작렬했던 한동민은 다시 시리즈를 마무리지었다.

 

▲ SK 한동민이 12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 13회초 결승 솔로포를 날리고 기쁨에 겨워하며 홈으로 향하고 있다.

 

1차전 선제 투런포를 날리며 팀에 기분 좋은 스타트를 알렸던 한동민이지만 마지막 순간 전까지 20타수 3안타, 타율 0.150으로 침묵을 이어갔다. 그러나 트레이 힐만 감독은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한동민이 결국 일을 냈다.

1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희관을 상대한 한동민은 시속 129㎞ 속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홈런을 날렸다.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0’으로 철벽투를 이어가던 김태훈이 유력한 MVP 후보로 지목됐으나 한동민은 기자단 투표 72표 가운데 30표를 얻어내며 김태훈(27표), 김광현(8표) 등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누렸다. 3900만 원 상당의 고급 세단까지 부상으로 수확했다.

경기 후 만난 한동민은 “늘 하고 싶다고만 생각만 하고 TV로만 봐왔던 우승인데 직접 해보니까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다”며 “처음엔 꿈인 것 같았다. 외야수다보니 (김)광현이 형이 마지막 삼진을 잡고 내야로 뛰어가는데 거리가 안 좁혀지더라. 빨리 뛰어가서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싶은데 하루 종일 뛰는 것 같았다. 결국 도착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시리즈 MVP를 차지한 한동민(가운데)가 동료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홈런 당시 상황에 대해선 “누가 치더라도 끝내고 싶었다”는 한동민은 나주환에게 공을 돌렸다. “플레이오프 때도 그렇고 주환이 형이 ‘마지막 타석이 될 수도 있는데 네 스윙을 하고 와라’고 말해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맞는 순간 타구를 보곤 ‘어? 어?’ 하다가 넘어가서 정신없이 베이스를 돌았다”며 맞는 순간 직감을 했다고.

다만 팀 동료 김태훈에겐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제가 받을 걸 전혀 생각 못했다. 언론에 밝혔듯이 태훈이가 MVP는 자기 몫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오늘 초반에 (메릴) 켈리가 잘 던져 2파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운이 좋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결승 홈런을 친 건 중간에 동료들이 과정을 잘 깔아줬기 때문이다. 태훈이와 3표 차로 받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한동민이다. 주로 2번 타자로 나선 한동민은 타율 0.284 41홈런 115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 내야로 뛰어가는 순간이 하루 종일인 것처럼 느껴졌다는 한동민(왼쪽)이 경기를 마무리한 김광현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는 한동민이다. “2번타자로 나서면서 40개 넘게 홈런을 쳤지만 카운트마다 스윙을 다르게 한 건 사실”이라며 “매번 풀스윙을 하면 진루타 칠 상황, 타점을 올려야 할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버 스윙을 하기 싫어서 늘 가볍게 치자고 주문하고 들어가는데 스윙을 살살하는 게 서툴다”며 “풀스윙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맞히는 타격을 할 때와 풀스윙 할때를 가려서 하려고 한다”고 깊은 고민을 하고 나선다는 점도 밝혔다.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한동민에겐 철저한 상대의 분석을 이겨내고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해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 높아진 팬들의 기대치도 충족시켜야 한다. 기쁜 마음만큼 큰 책임감을 떠안게 된 한동민의 다음 시즌 활약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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