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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세대 가로지른 우정, 풍성한 캐릭터 '세인트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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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세대 가로지른 우정, 풍성한 캐릭터 '세인트 빈센트'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2.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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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인 엄마와 단 둘이 새 집에 이사온 10세 소년 올리버(제이든 리버허)는 첫날부터 옆집의 까칠한 60세 할아버지 빈센트(빌 머레이)와 악연을 맺게 된다. 등교 첫날,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열쇠를 뺏겨 집에 못 들어가게 된 올리버는 얼떨결에 빈센트의 손에 맡겨진다.

베이비시터임에도 올리버를 경마장, 술집에 데려가고 애인인 스트리퍼를 밤의 여인이라고 소개하는 만행(?)을 벌이지만 악동들에게서 올리버를 구해주고, 방어법을 가르쳐주면서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올리버는 고집불통 외골수에 괴짜 같아 보이나 정작 속내는 따뜻한 빈센트를 자신의 멘토로 삼게 된다.

 

데오도르 멜피 감독의 영화 '세인트 빈센트'는 소년과 노인의 세대를 가로지른 특별한 우정을 다룬다. 헤밍웨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노인과 바다'부터 '시네마 천국' '그랜토리노' '파인딩 포레스트'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에서 다룬 소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향이 진한 이유는 캐릭터의 풍성함에서 기인한다.

철부지 노인과 일찌감치 철이 든 소년이 50년의 나이차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내면의 상처를 치료해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연기파 빌 머레이와 아역배우 제이든 리버허는 유연한 호흡으로 빚어낸다. 빌 머레이의 과장되지 않은 뚝뚝한 연기는 압권이다. 치매에 걸려 요양소에 있는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마저 더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한다. 출생을 둘러싼 비밀을 알고 자란 제이든 리버허의 세상을 다 알아버린 듯한 야무진 연기도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하면서도 주변 인물을 놓치지 않는다. 빈센트의 러시아 출신 정부 다카와 올리버의 엄마인 씩씩한 싱글맘 매기를 조명함으로써 가족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금발의 호주 여배우 나오미 왓츠는 러시아 억양의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화끈한 성정의 다카로 능란하게 변신한다. 넉넉한 체구에 걸맞은 속내 깊은 모성을 그려낸 멜리사 맥카시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네 캐릭터와 이를 소화한 짱짱한 배우들로 인해 '세인트 빈센트'는 썩 괜찮은 우정담이자 전 세대에 어필할 만한 가족영화로 활공한다. 뉴욕 브루클린의 풍광을 적절히 잡아낸 촬영은 영화의 감흥을 한껏 돋운다. 3월5일 개봉.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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