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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무도' 추격전이 보여준 '갑의 횡포'와 '제로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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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무도' 추격전이 보여준 '갑의 횡포'와 '제로섬 게임'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2.08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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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무한도전' 414회 '끝까지 간다' 리뷰

[스포츠Q 오소영 기자] 최근 유행어처럼 번져나간 단어 '갑질'.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 아르바이트 알선 사이트 '알바몬 사태'(알바몬은 광고에서 최저시급 등 아르바이트생들의 정당한 권리를 알렸다는 이유로 수많은 점주로들로부터 항의받고 있다) 등. 자신의 마음대로 '을'을 대하는 '갑'들의 횡포가 자주 보이는 요즘이다.

7일 방송한 MBC '무한도전'은 '끝까지 간다'라는 제목으로 '추격전'을 방송했다. '무도'는 멤버들이 상금을 걸고 좇고 쫓기는 형식의 추격전 프로그램을 예전에는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꼬리잡기' 특집 등으로 다룬 바 있다.

이번 추격전에서는 '갑의 횡포' 패러디가 돋보였다. 멤버들에게는 겹겹이 이뤄진 상자가 주어졌고, 이를 연 사람은 상금을 얻을 수 있었다. 상자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열 수 있었고, 금액은 상자를 열 때마다 높아졌다.

▲ 7일 방송한 MBC '무한도전' - '끝까지 간다' 편. [사진=방송 캡처]

그런데 이 상금은 멤버들의 출연료에서 갹출하는 방식이었다. 출연진 중 누군가 상금을 획득하면 나머지 4명의 출연료 계좌에서 그 금액의 1/4이 인출됐다. 계약서에서의 '갑'은 MBC였고, '을'은 '무한도전' 멤버들로, 사인한 계약서 이면에는 상금을 출연료에서 뺀다는 조항이 있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멤버들은 "계약서를 꼼꼼하게 봤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상금은 쌓여갔지만, 그럴 때마다 누군가는 계속해서 돈을 잃었다. 유재석은 열심히 뛰어다녔으나 상자를 열지 못해 출연료를 계속 깎이기만 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빚이 늘어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한 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해 제로(0)가 되는 '제로섬 게임'을 연상케도 했다.

앞서 '선택 2014'로 지방선거 투표를 독려하고, '극한 알바'로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운 MBC '무한도전'은 이 '갑의 횡포'도 놓치지 않고 재밌게 풀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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