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4:17 (금)
힐링의 계절에 만나는 클래식의 의미
상태바
힐링의 계절에 만나는 클래식의 의미
  • 김신일 음악평론가
  • 승인 2015.03.18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김신일 음악평론가] 봄은 만물을 소생시킬 우주의 기운과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의지, 설레이는 사랑을 느끼게 하는 생동의 계절이다.

두꺼운 외투와 같이 무거웠던 고뇌의 시간을 내려놓듯, 봄의 싱그런 풀과 꽃내음, 여심을 움직이게 하는 살랑이는 바람을 맞이하는 기분은 '힐링의 계절'임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기울이다 보니 클래식으로 만나는 봄은 소소하면서도 조금은 특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진= 김신일 제공]

클래식은 영화나 드라마, 광고에서 흔히 듣게 되는 음악이지만 막상 찾아서 듣고자 한다면 특유의 장황한(?) 형식 때문에 부담감에 사로 잡히게 되는 것 같다.

클래식은 고전음악이기도 하지만 한때는 유행했던 최신 대중음악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모두 고도의 음악적 전문성과 해석력을 요구할 만큼의 난해한 음악은 아닌 것이다.

'클래식'을 강조하는 성향에는 그 본질의 가치성을 인정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정신적인 양식과 교양의 목적성에 편중하며 그 가치를 곡해하는 양면성도 존재한다.

사실 그같은 성향은 1등급의 군집을 의미하는 '클래스'와 넓은 저변을 의미하는 현대 음악의 '대중성'과 구분 되어지는 결정적인 차이가 되기도 한다.

▲ [사진= 김신일 제공]

현대의 대중음악 형식이 보다 간편하고 쉬워지면서 클래식과의 간극으로 생긴 괴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이 때문에 클래식은 점점 거추장스러워 지고 대중들이 듣기 어려운 음악으로 인식되어 온 것 같다.

바흐와 헨델로 대표되는 '바로크 음악'은 왕과 귀족들과 같은 자본주의자들을 위한 이른바 '부르주아 음악의 시대'였다.

이 바로크 음악에서 '고전음악'으로 이어지는 18세기 무렵에 중산층에 의해 발생한 계몽운동으로 '대중음악의 봄'이 찾아오게 된다.

왕과 귀족들의 절대적 권위에 대한 항의와 시위로부터 기인된 이 계몽운동은 볼테르, 루소와 같은 사상가에 의해 프랑스 혁명의 발상적 시발이 됐다.

특별한 학습을 받지 않아도 기본적인 이성의 관점을 소유한 시민이라면 보편적 지식과 상식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다는 이 의식의 발상은 클래식이 귀족에서 대중의 중심으로 이어지는 주안점이 되었다.

▲ [사진= 김신일 제공]

음악의 본질보다 그것을 악용해 계급화하고 그로 파생된 사회적 폐단에 대해 중산층은 '음악을 왜 어렵게 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던 것이다. 또한 그 당시 시민 지위의 향상으로 인해 문화를 영위하고자 하는 전세계의 사회적 동향 역시 클래식이 대중의 음악으로 변모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고전주의에서 낭만파 끝자락을 장식했던 베토벤(1770~1827년)은 귀족 뿐만이 아닌 대중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피아니스트 겸 바이올니스트였던 베토벤은 서민들이 모인 광장에서 연주를 하며 그들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했다고 전해진다.

클래식은 인간의 평등의식과 가치관을 문화적 배경으로서 수용했다. 기계음이 없는 가장 인간적인 예술의 범주 형태에 근접하고 수렴하며 이상적인 '역사가 만든 소리'를 만들어 왔다.

때문에 바야흐로 현대의 클래식은 신분과 계급을 따지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음악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새삼 소중한 가치와 온고지신을 느끼게 한다.

위대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클래식과 생동하는 계절인 봄의 앙상블은 영원한 반복 속에서 새롭게 만물을 맞이하고자 준비하는 인간의 의지와 어쩌면 닮은꼴인지도 모르겠다.

▲ [사진= 김신일 제공]

그렇게 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클래식에서 느끼는 부담의 무게를 덜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장조 ‘봄’에 귀를 귀울여 보자.

계절을 반복하듯 이곡은 올해도 여지없이 필자에게 봄을 알리고 있지만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흥으로서 '클래식의 마력'을 느끼게 한다.

더군다나 같은 곡일지라도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에 따라서 발생하는 미묘한 뉘앙스는 클래식을 충분히 만끽하기 위한 중요한 '감상의 장치'들이다.

달콤한  솜사탕에서 쏟아지는 소나기와 같은 베토벤의 감성적 스펙트럼에서 사랑의 설레이는 감성과 만물을 소생시키는 이 봄의 에너지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사진= 스포츠Q DB]

추천하고 싶은 '봄'의 클래식

  멘델스존 - 무언가중 '봄'

  드뷔시 - 목신의 오후 전주곡

  스트라빈스키 - 봄의 제전

  비발디 - 사계중 '봄'

  요한 스크라우스 - '봄의 왈츠'

  하이든 - 사계중 '봄'

  그리그 - 봄에게

  하이든 - 현악 4중주 '종달새'

 

kimshinil-_-@daum.net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