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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생각] 디스패치의 실체를 '디스패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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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생각] 디스패치의 실체를 '디스패치'하다!
  • 최문열
  • 승인 2015.03.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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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문열 대표] 요즘 디스패치만큼 대중들에게 ‘핫’한 매체가 또 있을까? 여기서 ‘핫’하다는 것은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지난 23일 이민호와 수지 열애를 단독 보도한 뒤 트위터에 올라온 디스패치 관련 글들을 보면 온전히 체감할 수 있다. 대중들이 디스패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 사회가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만큼 다채롭기 그지없다. 그 반응을 내용 별로 정리하면 대략 서너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디스패치의 정보수집과 취재력에 대한 경탄이다. 그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들어보자. 한 누리꾼(박호 Park Ho @pimodan)은 “디스패치의 정론지력에 눈이 멀 것 같다. 탐사보도의 별, 디스패치”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이 정도라면 디스패치는 성공했다고 평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글이 대부분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상한 영웅 심리에 사로잡혀 만남장소가 호텔이라고 대서특필하는 디스패치엔 이제 저열이란 말도 아까움. 원래 지들 잇속 챙기느라 온갖 소름끼치는 스토커 짓 다 하고 다니는 거 모르지 않았지만 이번 건 정말 제3자인 내가 열 받는 수준”이라고 분노하는 누리꾼(슴티엠 @SM_ATM)처럼 디스패치 취재 방식에 대한 강한 비판과 비난을 가하는 글들도 적지 않다.

 

또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디스패치가 열애 보도를 터뜨려 대중의 관심과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게 한다며 국정원 관련설 운운하는 주장도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Euysuk Simon Kwon @ES_Kwon)은 “디스패치는 수익을 어떻게 내기에 파파라치를 파리랑 런던까지 보낼 정도로 자금 여유가 있는 거지?”라고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아울러 “스토킹에 가까운 디스패치의 파파라치 질에 비난을 퍼붓다가도 열애설 하나씩 터트리면 모두가 그걸 잊고 디스패치 콘텐츠에 열광한다.”며 디스패치를 향한 대중의 이중적인 태도에 일침을 가하는 누리꾼(앗! 물도마뱀 신발보다 싸다! @rumblepad)도 눈에 띈다.

서론이 다소 길었다. 이처럼 누리꾼의 반응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디스패치를 대하는 대중의 시각이 얼마나 복잡 미묘한 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사실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디스패치(Dispatch)는 남다른 의미와 위치를 점하고 있다. 우선 디스패치의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 이미지로 대중의 뇌리에 박혔다. 디스패치를 놓고 한편에서는 스토킹 또는 파파라치의 대명사로 이죽거리고 또 한편에선 팩트 중심의 탐사보도로 추켜세운다.

자, 그럼 지금부터 ‘연예전문 온라인 신문’을 표방하는 디스패치의 실체를 ‘디스패치’하고자 한다. 여기서 ‘하고자’ 하는 ‘디스패치’의 속뜻이 무엇인지는 독자들이 판단해야할 몫이다.

지난 2013년 5월7일 tvN 토크쇼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했던 디스패치 구성원들. 남성 두명 가운데 안경 쓰지  않은 이가 이명구 대표이고 안경 쓴 이가 임근호 편집국장이다.

#01 비주류 온라인 매체의 대반란, 디스패치의 미친 존재감

오직 연예인 열애 특종만 놓고 본다면 오프라인을 향한 온라인의 반격이요, 주류를 향한 비주류의 반란이라고 평할 수 있지 않을까? 과거 이런 특종은 스포츠신문과 여성잡지 소속 기자들의 ‘투맨쇼’에 의해 이뤄졌다. 하지만 요즘 굵직굵직한 열애 특종은 디스패치 카메라 앵글에서 나온다. 십여 년 전만해도 이것은 기자와 취재원 간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흘러나왔다. 그러다보니 기자와 취재원 간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 및 유착 관계도 단단히 구축돼 왔다. 기자가 취재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그 대가로 핫한 소스를 받아내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하지만 디스패치가 활개 치는 요즘 그 관행이 깨져버렸다. 또 열애설이 터진 스타들의 대응자세도 사뭇 달라졌다. 취재원 소스에 의존해 기사를 작성할 때만 해도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부인하거나 발뺌하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현장 사진을 들이대니 쿨하게 인정하곤 한다. 디스패치가 그동안 터뜨린 열애 보도는 그 과정을 거쳐 왔다. 2013년 비 김태희를 비롯해 이승기 윤아(2014년), 이정재 임세령(2015년)의 열애를 ‘호기롭게’ 새해 첫날 터뜨렸으며 원빈 이나영(2013년 7월) 김연아 김원중(2014년 3월) 이민호 수지(2015년 3월)등 디스패치가 도마 위로 올린 연애사는 열 손가락에 꼽고도 넘칠 정도다.

이러면서 연예뉴스 생산의 주도권도 지각변동이라고 할 만큼 대변화를 맞았다. 스포츠신문의 시대는 기울어가고 디스패치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매체들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신문이 아닌 온라인 매체가, 그것도 연예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주류가 아닌 비주류들로 구성된 디스패치가 이처럼 기세를 올린 것은 잠복 취재를 통한 파파라치 식 사진 특종의 생존전략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여기에는 사생활 훔쳐보기 보도라거나 남녀 관계를 미리 터뜨려 갈라서게 하는 ‘썸 브레이커’라는 등의 따가운 눈총도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디스패치는 여러 언론을 통해 파파라치 식 취재 방식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사진은 지난해 1월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인터넷 연예뉴스 홍수…'파파라치 논란'의 한 장면.

#02 디스패치를 향한 대중의 이중시선, 온탕과 냉탕을 오가다!

이민호 수지 열애 보도 직후 디스패치에 쏟아진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면 파파라치 식 보도의 태생적인 한계를 절감하게 한다. 우리 사회에 깊이 젖어있는 보수적인 사고와 정서를 보면 더 그렇다. 비록 유명 연예인으로 한정한 것이긴 하나 남의 사생활을 쫓고 엿보며 사진 찍는 행위에 대해 ‘생래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디스패치의 파파라치 식 보도에 대한 반응은 입장에 따라 갈린다. 그들의 좋은 먹잇감인 톱스타의 경우 잠시 만났다가 헤어졌는데도 현장 사진이 찍혀 보도되면 ‘누구의 연인’으로 영원히 낙인찍히므로 달가울 리 없다. "누군가 몰래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는 한 여성스타의 말은 과장이 아니리라. 또 연예계 바닥에 오랫동안 발 담그고 있는 기자와 관계자들도 디스패치에 호의적이지 않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리 듯 기존 관행을 깨트리며 자신들의 밥상을 냅다 차버렸으니 그 억하심정이야 오죽할까?

그럼 연예 뉴스를 열심히 소비하고 있는 일반 대중들의 디스패치를 향한 시선은 어떨까? 앞에서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봤듯 대체로 이중성을 띠고 있다. 연예 기사의 경우 카더라 식 추측성 보도가 판을 치는 가운데 확실한 증거사진을 들이대 꼼짝 못하게 하는 디스패치에 열광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는 스타의 열애보도에 대해서는 핫한 관심을 보이다가도 파파라치 식 보도에 대해서는 “글쎄”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특히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그 입장 역시 극과 극으로 첨예하게 엇갈리기도 한다.

어쨌든 디스패치는 우리 사회에 몇 가지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스타 등 유명인의 사생활을 파파리치 식으로 보도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인가, 설령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언론의 윤리와 품위 차원에서 그래도 되는 것인가, 그리고 연예가십을 다루는 옐로페이퍼라면 이 모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해 1월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파파라치 논란을 보도하면서 디스패치의 자체 룰을 소개했다.  디스패치는 톱스타만 취재하고 불륜 취재는 삼가는 등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다.

#03 디스패치, 그들은 왜 파파라치의 험난한 길을 택했을까?

그렇다면 디스패치가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파파라치 식 보도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연예 매체가 난립하는 치열한 경쟁 구조 속 디스패치의 생존 전략과 맞물린다. 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12~13년 전으로의 시간여행이 필요하다. 현재 디스패치는 이명구 대표, 임근호 편집국장, 김용덕 사진팀장의 ‘삼두마차’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과는 스포츠서울닷컴에서 수년간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 사연은 이렇다. 당시 스포츠서울닷컴에서는 스포츠와 대중문화 분야에서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명예기자를 선발했으며 이명구 대표와 임근호 국장은 각각 대중문화와 스포츠 부문에 지원해 함께 호흡한 적이 있다. 그 뒤 김용덕 팀장은 이명구 대표의 소개로 사진부로 합류했다.

예나 지금이나 신문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언론사닷컴 기자의 경우 상당한 제약이 따랐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오프라인(신문)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이었다. 언론사닷컴 기자들은 신문 기자들이 출입하고 있는 영역을 감히 건드릴 수 없었으며 그저 신문이 커버하지 못하는 사각시간대 메이저리그나 유럽축구 속보 처리, 외신을 활용한 박스기사 그리고 대중문화 관련 평론 등을 작성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시 스포츠서울닷컴은 온라인 기자들을 적극 활용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인기를 누렸는데 그 중심에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당시 할리우드에서 성가를 높였던 파파라치 언론의 모델을 그려보면서 이를 도입하면 온라인 기자의 한계와 불리를 딛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아이디어 차원의 시험 단계였다. 당시 스포츠서울닷컴은 언론사닷컴 사이트 순위에서 수위를 달릴 만큼 잘 나가던 때여서 무리하게 모험수를 던질 이유는 없었다.

그 뒤 인터넷 환경은 급변했고 스포츠서울닷컴 안에서 파파라치 식 보도를 본격 가동한 이들은 일하던 멤버들과 함께 2010년 12월 29일 디스패치라는 이름으로 독자적인 행보에 나선다. 디스패치는 대중들의 연예 기사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A양 B양 등의 이니셜 기사와 추측 기사 그리고 보도자료 기사와 가십 기사, 키워드 기사를 주로 쓰는 기존 매체의 새로운 대안이라며 팩트 중심의 연예 탐사보도를 기치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면도 짚어 볼 수 있다. 신문도 아닌 온라인 출신이, 심지어 네트워크도 없고 접근도 용이치 않는 비주류들이 경쟁이 격화된 연예뉴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이 하지 않는 파파라치 식 보도라는 가시밭길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지난 2013년 5월7일 tvN 토크쇼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의 한 장면.

#04 갈수록 깊어지는 디스패치의 기업으로서 몇 가지 고민

2011년 3월 31일 공식 닻을 올린 디스패치는 창간한 지 만 4년을 맞았다. 사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디스패치의 기업으로서 수익성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디스패치 수익성이 그 매체 하나로는 좋을 리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솔직한 증언이다. 사실 그것은 동종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온라인 매체의 경우 수익은 크게 광고와 콘텐츠 판매 그리고 사업을 통해 나온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광고인데 디스패치의 경우 기사 어뷰징을 하지 않고 있어 트래픽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매일 특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특종을 한다고 하더라도 키워드기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매체들이 분초를 다퉈 도배를 하기 때문에 그 수혜를 고스란히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는 군소매체보다도 평균 트래픽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광고 수익은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벌충해야 하는데 파파라치 매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발목을 잡기도 한다. 결국 콘텐츠 수익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헐값 판매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제 값을 받기란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닐 터다.

이에 비해 비용은 같은 규모의 매체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반드시 현장으로 가야할 뿐 아니라 야간 밤샘 취재까지 하려면 카메라 장비는 물론이요, 교통비와 취재비도 타 매체에 비해 더 들어갈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디스패치가 회사 차원에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

지난 2013년 5월 방영된  tvN 토크쇼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서는 디스패치 멤버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열애 특종을 잡는 비결을 소개한 바 있다.

#05 디스패치의 다가올 미래는 잿빛일까? 아니면 장밋빛일까?

디스패치가 4년이라는 단기간 안에 대중들에게 브랜드를 널리 알린 것은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먼저 뉴스유통 채널이 포털로 집중화됨에 따라 독자들의 주목을 받기 수월했고 국내 연예산업의 성장과 함께 대중들이 무겁고 딱딱한 뉴스보다 가볍고 말랑말랑한 연예기사, 특히 연예인의 사생활 뉴스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은 크게 한몫 했다.

게다가 파파라치 식 보도는 노하우와 함께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생기기도 했다. 그것은 일부 매체가 시도했다가 주저앉은 것처럼 투자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은 까닭이다.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디스패치는 특별한 돌발 변수가 없다면 순항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디스패치가 향후 지속가능한 매체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히 있다. 그 시작은 디스패치를 향한 대중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지적에 진정으로 귀를 여는 것이다. 더불어 점진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질적인 변화에도 마음을 열어야 한다.

온갖 악천후 속에서 알몸으로 맨 땅에 헤딩하듯 달려온 지난 세월, 그 시간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선 디스패치가 미래를 고민하며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해야할 시점은 아닐까?

<편집자주> 필자는 스포츠서울에서 체육부 차장과 사회부장을 거쳐 2001년부터 인터넷국 부국장으로 일하며 스포츠서울닷컴의 성장을 주도했다. 2002년 10월에는 스포츠서울닷컴을 분사 독립해 초대 CEO로 3년 8개월 동안 일했다. 디스패치의 이명구 대표와 임근호 국장, 김용덕 팀장과는 그 시절 함께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는 스포츠Q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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