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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경남FC ACL(아챔) 나들이, 충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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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경남FC ACL(아챔) 나들이, 충분히 아름다웠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5.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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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마스크까지 벗었건만. 코뼈가 부러졌음에도 보호대까지 풀고 수비에 임했지만 정태욱이 통한의 자책골을 내줬고, 대구FC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아챔, ACL)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남FC 역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마침내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지만 타구장 소식이 원하는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역시 사상 첫 ACL 도전을 여기서 마무리하게 됐다.

비록 전북 현대, 울산 현대처럼 녹아웃 스테이지로 올라서진 못했지만 사상 최초로 본선 무대에 올랐던 두 시·도민구단 대구FC, 경남FC의 도전은 짧지만 강렬했고 충분히 아름다웠다. 아쉬움 가득하지만 그 누가 돌을 던지랴.

▲ 대구FC는 안방에서 광저우를 제압하는 등 3승을 따냈지만 22일 최종전에서 석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FC는 22일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광저우 헝다와 ACL F조 최종전에 나섰다. 무승부만 거둬도 토너먼트에 오르는 상황에서 지키기보다 골을 넣고 승리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전반에는 세징야를 중심으로 에드가-김대원 투톱이 효율적인 역습을 펼치면서 광저우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은 0-0.

하지만 후반 들어 반드시 이겨야만 16강으로 가는 광저우가 기세를 올렸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대구는 점차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막아내기 급급했다. 결국 후반 19분 실점하고 말았다. 코너킥에서 파울리뉴에 헤더를 내줬다. 공은 이를 막고자 뒤따라오던 정태욱의 머리에 맞고 골키퍼 조현우가 손쓸 수 없는 곳으로 빨려들어갔다.

원정응원 온 팬들이 끝까지 응원가를 열창했고, 대구는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중국 슈퍼리그(CSL) 7연패에 빛나는 광저우가 노련하게 리드를 지켜냈다. 3승 3패, 5할 승률을 거두고도 승점 1 뒤진 3위로 16강행 티켓을 놓치는 순간이었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세밀한 부분의 차이로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첫 번째 무대 치고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광저우까지 응원 와주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경험이 없음에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고개를 들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졌지만 잘 싸운 첫 ACL 도전이었다.

지난 시즌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하면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ACL에 진출한 대구였다. 스쿼드가 얇아 에드가와 세징야가 번갈아 부상을 당할 정도로 힘든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K리그1(프로축구 1부) 4위를 달리고 있다. ACL 16강도 충분히 노려볼만한 경기력이었다.

▲ 경남FC는 같은 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호르를 제압하며 홈팬들 앞에 챔피언스리그 안방 첫 승을 신고했다. 탈락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같은 시간 경남FC는 창원축구센터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을 2-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가시마 앤틀러스가 산둥 루넝에 2-1 역전승을 거두는 바람에 16강행이 좌절됐다. 최종성적은 2승 2무 2패. 탈락했지만 최종전에서 홈팬들에게 비로소 승리를 신고했다는 점에서 유종의 미는 거뒀다.

경남 역시 재정이 열악한 도민구단의 특성상 부상 공백을 메우는데 애를 먹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조던 머치가 전력에서 이탈했고, 쿠니모토도 부상에서 갓 돌아왔지만 앞선 5경기에서 거둔 성적이 아쉬웠다.

산둥 루넝과 1차전에서 2-2로 비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K리그1 준우승팀답게 자본력을 앞세운 일본, 중국 빅클럽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디펜딩 챔피언 가시마 원정에선 쿠니모토의 결승골로 감격스런 ACL 첫 승을 따내기도 했다. 산둥 마루앙 펠라이니의 연봉이 182억 원이다. 경남 전체 연봉(45억 원)의 4배가 넘는다. 하지만 실력은 결코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다만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산둥과 홈, 원정경기에서 모두 앞서다 실점해 승점을 뺏겼다. 가시마와 홈경기에서도 2-0으로 리드하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내주며 역전당하는 등 경험 부족이 드러났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스쿼드 운용, 선수들 체력 관리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다음에는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진한 아쉬움 속 희망을 전했다.

대구, 경남 두 구단의 이번 ACL 여정은 시·도민구단도 경험만 잘 쌓는다면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아쉽게 조별리그에서 발 걸음을 멈추게 됐지만 이제는 본연의 터전 K리그에 집중할 수 있으니 다음 ACL 나들이도 충분히 기대해봄직하다. 대구는 현재 리그 4위에 올라있고, 경남은 FA컵 8강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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