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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리집', '윤가은'이라는 장르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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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리집', '윤가은'이라는 장르를 만들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8.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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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가족 이야기인 '우리집'이다. 물론 이번에도 아이들의 시선을 담은 것은 여전하다. 일부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 영화의 미래'로 주저 없이 윤가은 감독을 손꼽기도 한다.

그동안 영화로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줬던 윤가은 감독. 실제 만난 그는 어떤 사람일까. 스포츠Q와는 '우리들' 개봉 당시 인터뷰 이후 3년 만에 만난 윤가은 감독이다. 전작의 매력은 그대로, 더 깊어진 아이들에 대한 시선을 담은 '우리집'을 윤가은 감독은 어떻게 설명할까. 

'우리집'으로 3년만에 돌아온 윤가은 감독을 지난 16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우리집'의 개봉을 앞두고 있어 홍보 일정이 바쁜 윤가은 감독은, 그날 기자와의 인터뷰가 당일 마지막 인터뷰라고 밝혔다. 인터뷰 전에는 화보 촬영이 곁들여진 인터뷰가 있었다. 첫 장편 영화 '우리들' 때와는 사뭇 다른 취재 열기다.

- '우리들'과 '우리집', 두 편의 영화에 '우리'가 들어간다.

 

'우리집' 윤가은 감독 [사진 = 롯데시네마 아르떼 제공]
'우리집' 윤가은 감독 [사진 = 롯데시네마 아르떼 제공]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계획되어있다. 제목은 원래 다른 제목이었는데, 이야기를 만들면서 가족 이야기를 하다보니 우리집 이야기처럼 느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과 '우리집'은 제목에서만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게 아니다. 영화 내에 등장하는 장소, '우리들'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전작 '우리들'을 사랑했던 영화 팬들에게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일부 영화팬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버금가는 '윤가은 유니버스'라고 이를 칭했다.

윤가은 감독은 '윤가은 유니버스'라는 말에 "연작으로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있을 줄 몰랐다. 새로운 재미겠구나 했다"고 말했다. '우리들'에 출연했던 두 주연 배우가 '우리집'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는 "관객들에게 이 친구들이 잘 자라나고 있다는 안심을 시켜주고 싶었다. 또 한편으로는, 두 배우 또는 캐릭터가 성장했다는 기록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 육교와 골목, 놀이터…. 최근 아파트 단지와는 다른 느낌의 촬영지들이다.

"아직까지 서울에 일반 주택으로 구성된 동네가 많이 남아있다. 최근 아이들이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많을지, 일반 주택 단지에 사는 친구들이 많을지 모르겠다. 다만 주택가를 선택한 건 영화적인 선택이다. 영화적으로 아름다운 공간, 따뜻한 동네 느낌이 필요했다. 높낮이가 있고 골목이 어디로 뻗어나갈 지 모르는 공간 자체가 주는 재미도 있다."

장소는 단순히 영화의 미장센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집'의 아이들은 서로 다른 사회적 계층을 가지고 있다. '동네'라는 배경은 다양한 계층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한데 만날 수 있는 장소기도 하다. 윤가은 감독은 "아파트 단지라면, 아이들의 경제적 차이가 크게 없을 거다. 그래서 동네로 들어갔다. 다양한 계층이 모여 사는 공간이 사람 사는 공간이라는 생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우리집'에 등장하는 육교는 영화 '우리들'에 등장한 곳과 같은 장소다. 나머지 촬영장소는 달랐지만, 두 영화에 등장하는 동네의 분위기는 닮아있다. 실제 '우리집'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우리들'의 선과 지아가 다녔던 학교라는 설정도 있다.

윤가은 감독은 "촬영지는 같은 동네다. 그렇지만 다른 공간을 섭외했다"며 "강북  쪽에는 아직 오랜 주택가들이 남아있다"며 로케이션 팁을 귀띔했다.

- 두 편의 영화의 배경이 모두 '여름'이다.

 

'우리집' 포스터 [사진 = 롯데시네마 아르떼 제공]
'우리집' 포스터 [사진 = 롯데시네마 아르떼 제공]

 

"아마 관객들이 '이 감독은 여름에 미쳤나?' 이렇게 생각할 거 같다.(웃음) 저는 여름을 좋아한다. 더위를 잘 안타고, 에너지가 나는 편이다. 저는 촬영 때 괜찮은데, 작년 여름은 무척 더워서 힘들긴 했다."

여름이 배경이다보니 극 중에서는 '여름방학'이 배경으로 꼭 들어간다. 요새는 봄방학이 없이 겨울방학을 마지막으로 학기가 끝난다는 말에 윤가은 감독은 "겨울 방학은 말씀대로 끝이라는 느낌이다. 여름방학은 시간과 시간을 이어주는 상징이 된다"며 "그렇게 영화의 여름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방학에 대한 잡담도 이어졌다. 최근 학사일정에는 봄방학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몇몇 학교들은 봄방학 없이 겨울방학이 끝나고 졸업식을 하거나, 학년이 바뀐다. 기자의 말에 윤가은 감독은  "아이들에게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지 않냐"며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촬영 수칙'. 어떻게 정하게 됐는지.

"사실 챙피하다.(웃음)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이야기할 줄 몰랐다. 뭐라도 좀 더 쓸 걸 그랬다. 노력은 했지만 현장이 정신이 없어 저조차도 100% 지켰다고 자신할 수 없다."

윤가은 감독의 '촬영 수칙'은 어린이 배우와 함께 작업함에 있어 지켜야 할 수칙을 담아놓았다. 윤가은 감독은 "어린이 배우와 함께하는 현장을 고민하는 제작진은 더 많을 것이다. 서로 서로 같이 이야기 해보자, 이런 게 중요한 거 같다. 그러면서 가이들을 만드는거다."고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들은 사회적인 약자다. 어린 시절은 누구나 겪지만 어른이 되면 그 시절 감정들을 잊기 마련이다. 윤가은 감독은 "어린 시절을 겪으면서 느꼈던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최대한 어린 친구들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생각해주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어린이를 대하는 어른들의 올바른 태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시나리오 없는 상황극 방식의 촬영이 많이 주목 받았다.

 

[사진 = 스포츠Q DB]
[사진 = 스포츠Q DB]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시나리오는 있다. 공을 정말 많이 들인다. 성인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공유하고, 저는 영화 끝까지 시나리오를 수정한다. 어린이 배우들에게는 시나리오를 주지 않는 대신 매 씬을 이해하고 상황을 만들어 놓은 상태로 리허설을 오래 한다. 현장에서는 두 달 정도를 연극 연습처럼 리허설을 반복한다. 그렇게 만든 장면을 촬영장에서 구현하는 방식이다."

보통 시나리오를 배우들에게 전달하고, 대사 그대로 연기하는 방식과는 다른 윤가은 감독만의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방향이 수정되기도 한다.

"여러차례 리허설을 거치면서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김나연 배우가 하나를 연기하며 캐릭터가 바뀌기도 했다. 좀 더 적극적인 아이를 저는 생각했다. 부모가 싸우고 있을 때 능청스럽게 밥을 먹자고 하는 장면을 생각했다. 근데 실제 리허설을 하니 어린이 배우들이 아주 두려운 상황에 처하더라.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의 다툼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아주 무서운 상태인 거다. 그래서 이후에 톤 조절을 많이 했다."

-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감독님의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 그리고 요새 아이들이 실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맞닿아 있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울 것 같다.

"삶이 조건이 진짜 달라졌어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은 배우들이 알려주죠. 최대한 저도 많이 물어보려고 노력해요. 구조를 잡는 건 저지만, 디테일한 부분은은 배우들이 잡아줄 수 밖에 없어요."

감독의 전작 '우리들'은 초등학생들이 본 리뷰 영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윤가은 감독은 "저도 그 영상을 봤다"며 어린이 관객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제 영화가 아이들의 이야기인데, 저는 '우리들'을 작업하며 아이들이 볼 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했던 거 같다. 어른들도 이 영화를 보는데, 함께 영화의 세계에 동참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만들었다. '우리집'은 영화가 어려운 영화가 아닌 대중영화니까."

- 영화 '우리집'의 관람 포인트는?

 

영화 '우리집' 스틸컷 [사진 = 롯데시네마 아르떼 제공]
영화 '우리집' 스틸컷 [사진 = 롯데시네마 아르떼 제공]

 

"이럴 때 다른 감독님들은 뭐라고 하시나? (웃음) 어려운 질문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있다. '우리집'은 어려운 영화가 아니고, 아주 쉬운 영화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집과 가족에 대한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또 그 안에 개인을 흔드는 특별한 감정이 숨겨져 있다. 편한 마음으로 보시면서 웃으실 수 있는 영화가 됐음 좋겠다. 영화의 한 순간이 관객분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영화 '우리집'은 22일 개봉했다. 그러나 독립예술영화로 분리됐기 때문일까. 개봉 첫주 스크린 수가 아쉽기만 하다.

한국 영화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윤가은 감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영화로 해오며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여름 대작들이 극장가로 쏟아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금은 특별한 영화 '우리집'이 선전을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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