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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스스로도 벅찬 연기 "유영으로 남고 싶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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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스스로도 벅찬 연기 "유영으로 남고 싶다" [SQ포커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08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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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유영(16·과천중)이 해냈다. ‘여왕’ 김연아(30·은퇴) 이후 11년 만에 한국 피겨선수로서 4대륙선수권대회 메달 맥을 이었다.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홈 팬들 앞에서 개인 최고점도 돌파했다. ‘포스트 김연아’ 레이스에서 치고 나가는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유영은 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5일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68점(기술점수(TES) 79.94점+예술점수(PCS) 69.74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73.55점을 더해 총점 223.23점으로 준우승했다.

232.34점으로 정상에 선 키히라 리카(일본)보다 9.11점 낮지만 지난해 달성한 프리스케이팅 ISU 공인 최고점(141.25점)을 8.43점이나 경신했고, 개인 총점 최고점도 5.74점 높였다.

2009년 김연아가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11년만의 쾌거다. 연기를 마친 순간 유영은 스스로도 벅차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영이 8일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준우승을 차지했다.

◆ 이겨낸 '비기' 트리플 악셀의 부담감

경기를 마치고 유영은 “트리플 악셀(공중에서 3바퀴 반 회전)을 깔끔하게 성공해 후회가 없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하고 싶었다. 나머지 점프도 큰 실수 없이 해 좋았다. 한국에서 해 부담도 있었지만 이겨내고 좋은 성적 받아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 실수를 했기 때문에 더 부담이 컸지만 극복해냈다. 쇼트프로그램 이후 발목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날 첫 트리플 악셀부터 깨끗하게 성공하더니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 없이 해냈다. 후반부 배치된 점프들까지 모두 완벽하게 연기한 뒤 쏟아지는 팬들의 환호에 미소로 화답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있어 조금 두려웠고 무서웠다. 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다 이겨낼 수 있었고, (첫 점프 성공한 뒤) 마음 편히 내려놓고 탈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실패했던 트리플악셀을 제대로 성공시켰다.

이날 김예림(17·수리고)이 도합 202.76점으로 6위에 올랐고, 한 차례 넘어진 임은수(17·신현고)가 200.59점을 받으며 올 시즌 처음으로 200점 고지를 돌파, 8위로 마감했다. 최근 들어 ‘포스트 김연아’ 세대 중 유영이 가장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배경에는 트리플 악셀이 있다.

지난달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비공인 개인 최고점(220.20점)을 기록, 3연패를 달성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내더니 같은 달 한국인 최초로 동계 유스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고난도 기술 하나가 승부를 가르는 시대다. 어린 나이에 트리플 악셀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유영이 한국 피겨 간판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유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은) 아직도 부족하다. 전에 50%라 말했는데, 오늘 성공했으니 55% 정도 만족한다”며 “어릴 때부터 계속 시도했는데, 그때는 부상도 많았고 연습할 시간도 부족했다. 지난해 비시즌에 열심히 노력한 게 지금의 보람으로 이어진 것 같다. 또 다른 점프도 연습해서 다른 기술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김연아(왼쪽)가 유영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자로 나섰다.

◆ 김연아 키즈, '유영 키즈'를 꿈꾸다

국내에서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또 시상대에서 자신의 우상인 김연아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그에게 여러모로 감회가 남다른 대회다. 그는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11년 만에 메달을 따 영광스럽다. 연아 언니가 메달을 주러 왔을 때 많이 놀랐고 기뻤다. 나의 롤 모델이기 때문에 속으로는 펄쩍펄쩍 뛰었을 만큼 좋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포스트 김연아’라는 수식어는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그가 선수생활을 해 나가는 발전 동력이 되기도 한다. “연아 언니는 대한민국을 빛낸 선수다. 연아 언니를 보면서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대한민국을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고, (김연아와는) 다른 ‘유영’이 돼서 좋은 선수로 남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곁들였다.

김연아를 보고 꿈을 키운 '김연아 키즈' 중 하나인 유영이 추후 '유영 키즈'를 낳는 또 다른 레전드가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유영은 부담감과 싸우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포스트 김연아' 세대에서 최근 유영의 상승세가 도드라진다.
[목동=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유영.

그는 이제 18일 개막하는 전국동계체전을 통해 한 차례 더 국내 팬들 앞에 선 뒤 세계선수권을 준비한다. “지금도 부족 한 게 너무나 많지만 조금은 더 나아졌으니 (이번 대회가) 더 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지금도 많은 부담을 안고 타지만 잘 이겨내고, 세계선수권에서 내 할 것만 다 하고 클린 프로그램으로 시즌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메달은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올 시즌 강행군을 벌인 탓에 몸이 많이 상했다. 피겨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계선수권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그는 “지난해 이러다 (동계체전에서) 기권했다. 이번에는 몸 상태 봐가면서 편하게 트리플 악셀을 (프로그램에서) 빼고 출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당분간 한국에 있으면서 학교 다니다가 체전을 마치면 일본에서 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많은 일본 원정 팬들이 목동 아이스링크를 찾아와 응원전을 벌였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관중석을 배경으로 멋진 연기를 펼친 뒤 벅차하던 유영을 바라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김연아를 떠올렸을 터다. 지난해 10월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김연아 이후 한국 여자선수 최고점을 달성하며 동메달을 따낸 그가 시니어에서 보낸 첫 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유영’으로 남고 싶다는 그의 행보에 더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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