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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김태술 '듀얼가드', KCC 스피드농구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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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김태술 '듀얼가드', KCC 스피드농구 성공의 조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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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전태풍 리딩능력·공격력에 김태술 부담 줄어…포워드·하승진의 골밑 활약에 성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전주 KCC가 혼혈 귀화선수 전태풍(35)과 다시 인연을 맺음으로써 가드진을 더욱 강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 김태술(31)과 호흡에도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전태풍은 24일 연봉 4억8600만원과 인센티브 5400만원 등 보수 총액 5억4000만원에 2년 조건을 제시한 KCC의 영입 의향서를 선택했다.

2009년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KCC의 유니폼을 입은 뒤 하승진(30)과 플레이오프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 이끌었던 전태풍은 4년 만에 KCC로 되돌아왔다.

무엇보다도 KCC는 리그 정상급 가드를 2명이나 보유하게 되면서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두 가드 모두 오는 9월부터 벌어지는 2015~2016 시즌에서 풀타임에 가깝게 뛸 수 있는 컨디션이 될 것으로 보여 이들 듀오의 역할 분담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 이미 김태술(왼쪽)이라는 정상급 포인트 가드를 보유하고 있는 전주 KCC가 전태풍까지 영입했다. 이에 따라 김태술-전태풍의 듀얼 포인트 가드 시스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리딩 능력을 갖는 두 선수의 호흡, 전태풍의 공격력에 기대

두 선수는 모두 팀에서 주로 포인트 가드였다. 전태풍은 KCC와 고양 오리온스, 부산 케이티 등에서 1번을 맡았고 김태술도 서울 SK, 안양 KGC와 현재 KCC에 이르기까지 줄곧 팀 리딩을 책임졌다.

이런 점에서 KCC가 전태풍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영입 의향서를 내민 이유가 궁금하다. 이미 김태술이라는 정상급 포인트 가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필요한 포지션은 득점력을 갖춘 포워드였다.

5억4000만원의 조건이라면 문태종(40)을 데려올 수도 있었다. 문태종이 창원 LG와 협상 과정에서 5억5000만원을 줄곧 요구했기 때문에 KCC로서는 충분히 문태종에게 러브볼을 보낼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KCC는 가드 능력과 공격력을 동시에 갖춘 전태풍을 선택했다. 전태풍은 포인트 가드로서도 이미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2013~2014 시즌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기 평균 두자리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도 뛰어나다. 지난 시즌까지 280경기를 뛰면서 경기 평균 12.4득점에 1.4개의 3점슛을 기록했고 어시스트 4.8개와 리바운드 역시 2.5개 등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이에 비해 김태술은 다소 득점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통산 기록에서도 경기 평균 9.6득점, 3점슛 0.7개 등으로 전태풍의 공격력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김태술에게 주로 리딩을 맡기면서 공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전태풍에게 2번(슈팅 가드) 역할을 중시하도록 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포인트 가드를 두 선수에게 동시에 맡긴다면 다양한 공격 패턴을 만들 수도 있다. 서울 SK가 지난 시즌까지 김선형, 주희정을 동시에 기용하는 등 포인트 가드 2명을 동시에 내보내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 김태술과 전태풍(왼쪽)이 동시에 기용될 경우 전주 KCC의 높이는 그만큼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김태술, 전태풍의 스피드와 호흡을 맞추고 높이에서 분전하려면 하승진(오른쪽)과 포워드진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사진=KBL 제공]

◆ 태술-태풍 듀오의 스피드, KCC에도 부담?

김태술이나 전태풍 모두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포인트 가드다. 이들을 상대하는 팀 모두 이들의 스피드와 빠른 패스에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문제는 그 스피드를 과연 KCC도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일단 센터 하승진의 발부터 느리다. 물론 전태풍과 하승진이 최상의 조합을 이루며 KCC의 정상 등극을 이끈 주역이 되기도 했지만 김태술-전태풍의 스피드를 하승진이 맞춰주지 못한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또 지난 시즌 KCC는 정규리그에서 어시스트가 683개에 그치면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그만큼 김태술의 스피드에 맞추지 못한 탓에 포인트 가드의 어시스트가 줄었다는 뜻이다. 어시스트가 줄어드니 만들어가는 공격도 그만큼 약화됐다. 포워드진도 김태술, 전태풍의 스피드에 맞춰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높이가 낮아지는 것도 문제다.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할 경우 스피드는 빨라질 수는 있어도 그만큼 리바운드에서는 열세를 감수해야 한다. 하승진과 포워드진이 골밑에서 분전해줘야 한다. 4번(파워 포워드)과 5번(센터)의 역할을 동시에 해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 이유다.

이제 판을 짜는 것은 추승균 감독의 지략에 달렸다. 갖고 있는 자원을 교통정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제 막 감독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뗀 추 감독에게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듀얼 가드 체제로 나서는 KCC의 2015~2016 시즌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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