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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징비록' 김태우 완벽 연기력, '작은' 선조 극 중심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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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징비록' 김태우 완벽 연기력, '작은' 선조 극 중심에 세웠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5.31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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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의 서예 류성룡이 주인공인 드라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극을 지배하는 인물은 '무능한 왕' 선조다. 특히 배우 김태우의 뛰어난 연기력 위에서 선조는 극의 '분노유발자'에서 '지배자'로 재탄생하고 있다.

▲ [사진=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 캡처]

30일 방송된 '징비록'은 조연 선조를 연기한 배우 김태우의 '원맨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선조는 한 나라의 국왕이 당할 수 있는 '굴욕'의 정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임진왜란 발발 이후 명나라는 대군을 조선에 급파한 가운데 조선군의 지휘권을 둘러싼 '갑질'을 해대며 국가의 자존심을 긁어댔다.

특히 명나라군은 본인들의 작전 실수로 일본군에게 대패했음에도 이 책임을 조선군의 무능함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명나라 장수는 조선의 장군 이일을 폭행하기에 이른다.

아무리 '대국'의 원군이지만, 같은 아군의 장수를 폭행하는 일은 당시 역사상 없던 초유의 일이었다. 명나라에 대해 한없이 고개를 숙이던 선조마저 분노를 느끼게 했다.

선조는 명나라 행정책임 지휘자 송응창(최일화 분)을 만나 사과와 조선군 독립편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송응창은 사과하는 척하다가 조선군의 실력이 형편없다며 선조의 요구를 무시했다. 조선군 스스로 승리를 쟁취하면 생각해 보겠다는 의견까지 내놨다. 선조는 씁쓸히 그의 말을 들을 뿐이었다.

▲ [사진=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 캡처]

한 나라의 국왕으로서 굴욕을 당한 선조는 엉뚱한 화를 세자 광해군에게 풀어 댔다. 이날 역시 선조는 시청들의 분노 유발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앞서 선조는 드라마 시작 당시 부터 '최대 문제아'로서 사건이나 실수의 중심에 있었다. 왜란이 터지자 가장 먼저 도망쳤고, 국내를 버리고 중국으로 파천을 하겠다는 주장부터, 명나라 군을 끌어들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지키려고 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보여왔다.

심지어 나라가 망할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충신들을 의심하고 그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까지 보여주며 기이한 행동을 이어나갔다. 이처럼 '징비록'의 선조는 '소인배'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선조의 연기적 활약에 주변에서는 '류성룡의 징비록'이 아닌 선조의 '징비록'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온다.

이런 평가들은 선조가 그만큼 연기를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 중심에는 선조를 연기하는 배우 김태우의 뛰어난 연기력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김태우는 연기파 배우로서 악역부터 로맨티시스트까지 다양한 역을 해왔다. 하지만 사극 속 미묘한 인물을 그려낸 적은 전혀 없었다.

이런 이유로 김태우의 사극 출연, 더 나아가 선조의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잇따랐다.

하지만 김태우의 뛰어난 연기력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어떤 인물이며 당시 백성과 대신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평가 받았는지를 평가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김태우를 통해 선조가 왜 '징비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가장 큰 활약을 하는 캐릭터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김태우가 선조의 '찌질한' 연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기에 '징비록'의 저자이자 극의 주인공 류성룡을 비롯해 많은 극 중 캐릭터들이 빛이 나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김태우의 연기력으로 만들어진 선조를 계속 주목해야 한다. 아직 '징비록'은 선조가 일으킬 국가적 분란과 사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조의 이런 옹졸함이 드라마 인기를 어디까지 견인할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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