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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풍문으로 들었소' 조연이 극 '지배' 득과실, 고아성·이준은 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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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풍문으로 들었소' 조연이 극 '지배' 득과실, 고아성·이준은 뭐였나?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6.03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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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풍자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던 SBS '풍문으로 들었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초대형 세트, 베테랑 연기자들의 열연 등 이슈가 될 만한 요소를 많이 가진 작품이었다.

이 중에서도 조연이 주인공을 지배하고 극의 결말까지 이끌었다는 부분은 보통 드라마와 차별화된 요소로 높이 평가할 만했다.

 

◆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극이 해결을 맞는 초유의 모험

2일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소'는 주인공 속물근성과 불법으로 만들어진 초상류층 한정호(유준상 분)가 외로운 사람으로 남겨지면서 끝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진정으로 한정호에게 상처를 주는 이들은 또 다른 주인공인 아들 한인상(이준 분)과 어린 며느리 서봄(고아성 분)이 아니었다.

바로 한정호를 수족처럼 따르던 비서진과 일꾼들이었다. 특히 한정호가 믿고 일을 맡기던 비서 4명은 드라마 내용을 좌우하는 중심 역할을 했다. 양재화(길해연 분), 이선숙(서정연 분), 민주영(장소연 분), 김태우(이화룡 분)가 그들이었다. 사실상 '풍문으로 들었소'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들은 한정호 가문의 비밀을 지키고 실무 처리를 담당하던 사람들이었다. 이런 이유로 막판에 4인의 비서들은 한정호 곁을 차례로 떠나면서 한송 가문을 위기에 빠뜨렸다. 비록 한정호를 변화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조금이나마 거대 권력에 상처를 줬다는 부분에서 주인공인 한인상과 서봄보다 더 충격파로 작용했다.

▲ [사진=SBS '풍문으로 들었소' 방송 캡처]

이처럼 조연들이 주연을 제치고 극을 마지막까지 주도하고 결말에 영향을 준 일은 정말 드문 일이다. 조연급 배우들이 극을 좌지우지할 경우 주인공의 비중이 약해지고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극 초반까지 서봄이 상류층 시부모를 모시며 벌어지는 우여곡절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극이 중반을 넘어가며 한송법무법인의 '갑' 한정호와 '을' 비서진들 간의 암투와 대결이 극의 주를 이뤘다.

당연히 중후반부에 극을 주도한 인물들은 비서진이었고 상대적으로 서봄과 한인상의 역할은 축소됐다. 심지어 서봄과 인상은 비서진들의 도움으로 자립에 성공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극 중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제작진의 이 같은 선택은 일부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하면서 기대만큼의 시청률을 달성하는데 큰 장애요인이 됐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한정호와 비서진들의 싸움 이야기가 시작되자 10%대 초반의 시청률 저하를 맛보며 경쟁작 '화정'과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조연이 주연을 지배하고 극을 이끄는 새로운 시도의 드라마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중반이후 기획의도와는 다른 내용 전개와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가중했다는 부분에서는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 한정호의 비서였던 민주영은 극의 결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었다. [사진=SBS '풍문으로 들었소' 방송 캡처]

◆ 조연급 연기파 배우들의 발굴은 박수받을 만했다

'풍문으로 들었소'가 박수를 받아야 할 부분도 있다. 조연이 극을 이끄는 중심에 서는 내용으로 인해 숨겨진 베테랑 연기파 배우들을 여러 명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한정호의 오른팔과 왼팔 비서를 수행하던 양재화와 이선숙을 각각 연기했던 길해연과 서정숙은 근래에 보기 드문 연기파 조연급 배우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현재의 TV 드라마 시장이 연기파 조연급 배우들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는 부분을 고려하면, 이들은  매우 소중한 발굴이었다. 이런 큰일을 '풍문으로 들었소'가 해냈다.

결국 '풍문으로 들었소'의 조연이 극을 이끌었던 모험은 혼란과 발굴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앞으로 이어질 풍자드라마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내용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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