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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리그 올스타전] 안산에서 실천한 '화합과 나눔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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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리그 올스타전] 안산에서 실천한 '화합과 나눔의 미학'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17 2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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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당일 다문화 어린이 및 장애학생 사회공헌 활동…다문화 가정 청소년 특별 시축도

[안산=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5 프로축구(K리그) 올스타전은 화합과 존중, 나눔의 한마당이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경기 결과도 사이좋게 3-3이었다.

1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팀 최강희 vs 팀 슈틸리케'가 사이좋게 3골씩 주고 받으며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지역 공헌 활동으로 의미를 더했다. 이번 경기로 대표적인 다문화 도시로 꼽히는 안산에서 화합과 나눔을 실천했다.

◆ 다문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사전 행사 눈길

어떻게 보면 다문화 가정이나 장애인 모두 한국에서는 '마이너'에 속한다. 그렇기에 더욱 차별을 받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K리그 올스타전에서는 모두가 한국인이었다.

▲ [안산=스포츠Q 최대성 기자]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한 감독, 선수들이 1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경기 시작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팀 슈틸리케의 선수들은 경기 당일 안산 원곡초등학교와 한국선진학교를 각각 방문,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장애학생을 위한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게임과 미니 올림픽, 직업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가졌다.

이는 안산시의 다문화 학생들과 지역 장애학생, 유소년 꿈나무들에게 축구를 통한 즐거움과 나눔 문화의 확산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미래의 K리거를 꿈꾸는 유소년 축구 선수들은 우상인 스타 선수들의 자상한 지도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축 행사 역시 의미가 깊었다. 제종길 안산시장과 함께 특별시축에 나선 여학생은 이주민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제프리 자흐라 바툴(15)이라는 여학생이었다. 선일중학교 1학년생인 자흐라는 초등학생 때부터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모범적인 생활로 친구들로부터 귀감이 된 청소년이었다.

▲ [안산=스포츠Q 최대성 기자] 선수들이 1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하프타임에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다.

◆ 서로 존중하고 박수쳐준 '유쾌 상쾌 통쾌' 70분

2만4772명이 관중들이 경기장에 입장한 가운데 치러진 올스타전 70분은 '유쾌, 상쾌, 통쾌'였다. 서로 상대팀으로 만났지만 서로 존중해주고 박수쳐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전반 10분 미드필드 정면에서 터진 염기훈(수원 삼성)의 중거리 대포알 왼발 슛이 그대로 팀 최강희의 골문이 꽂힌 가운데 김병지(전남)은 임창우(울산 현대)의 오른쪽 돌파 때 직접 백태클을 했다. 임창우는 그대로 앞으로 넘어지며 얼굴에 잔딧잎이 묻었다. 김병지는 임창우를 일으켜준 뒤 털어주며 서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후반 15분 주민규(서울 이랜드)의 골이 나왔을 때도 팀 최강희 선수들은 차두리(FC 서울)에 대한 존중을 표시했다. 이번 경기가 마지막 올스타전인 차두리를 헹가래치며 존경의 의미를 한껏 표시했다.

후반 26분 팀 슈틸리케의 이종호(전남)의 동점골이 나왔을 때도 같은 소속팀 대선배 김병지는 쿨한 반응을 보였다.

김병지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최효진(전남)도 같이 있었는데 소속팀 선배들을 제대로 제끼더라"며 "너무나 멋진 드리블이었고 트래핑이었다. 골 결정력도 좋았다. 기특하다"고 웃어보였다.

▲ [안산=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종호(왼쪽)가 1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에서 소속팀 대선배 김병지를 제치고 골을 넣고 있다.

◆ 동아시안컵 대표팀 테스트? 그런 것은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되도록 취재기자들이 대표팀 얘기를 많이 거론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경기 초반에는 팀 슈틸리케 선수들이 조금 더 열심히 뛰는 듯 보이긴 했다. 취재진들은 이를 두고 "제대로 슈틸로이드(슈틸리케 감독이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슈테로이드 약물을 맞은 것처럼 열심히 뛴다는 뜻)를 맞았다"며 조심스럽게 팀 슈틸리케의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염기훈의 멋진 왼발슛이 나오고 짧은 패스로 팀 최강희를 공략하는 모습 역시 대표팀을 보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올스타전은 올스타전이었다. 팀 슈틸리케나 팀 최강희의 선수들 모두 올스타전을 즐겼다. 물론 주민규(서울 이랜드)나 김호남(광주FC)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은 조금 더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열심히 뛴 것은 있지만 모두가 화합하고 즐겼다. 승패 상관없이 화합하는 올스타전, 본연의 취지를 그대로 실천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기면 좋고 지면 아쉬었을텐데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줬다"며 "예년처럼 이벤트 경기는 아니었지만 안산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한 것 같아 만족한다. 팬들이 아낌없이 사랑해준다면 좋은 경기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자리를 빛내준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고맞다는 말을 하고 싶다. 2만5000명에 가까운 관중이 찾아준 것은 멋진 일"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 [안산=스포츠Q 최대성 기자]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이 1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마치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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