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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축구 사국지' 동아시안컵에 주목하는 4색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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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축구 사국지' 동아시안컵에 주목하는 4색 시선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3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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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일본은 선수 테스트에 초점…중국은 정즈 등 아시안컵 멤버 대부분 포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극동 아시아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남자부 결전이 새달 2일 개막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 북한 등 4개국이 벌이는 동아시안컵은 이웃나라라는 특성상 라이벌전 성격을 갖기 때문에 양보없는 일전이 예상되고 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대회가 아니어서 곧 시즌을 시작하는 유럽이나 중동리그의 팀에서 뛰는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럽리그 선수들이 많은 한국과 일본은 주로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한다.

이에 비해 중국은 아시안컵 멤버들을 중심으로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 북한도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동아시안컵을 바라보는 4개국 시선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 젊은 피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싶은 한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영건'들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23명 선수 가운데 18명이 1990년대에 태어난 선수라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A매치 경력도 매우 적다. 주장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이 35경기로 가장 많고 김신욱(27·울산 현대)가 29경기로 그 뒤를 잇는다. A매치 출전이 10경기 미치지 못하는 선수가 17명이나 된다.

A매치 경험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주전으로 활약했던 유럽이나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건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이 묻어난다. 대표팀 선수층을 더욱 두껍게 만들어 2017년까지 2년 동안 이어지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어떠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메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선수들의 각오나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미 무한경쟁 체제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빛난다. 특히 권창훈(21·수원 삼성), 구성윤(21·콘사도레 삿포로), 이찬동(22·광주FC) 등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뛰는 선수들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중국, 일본, 북한과 라이벌전에서 승리하고 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더 먼 미래를 바라본다. 2008년 이후 7년 만의 우승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생각하는 슈틸리케 감독이다.

◆ J리그 선수들의 A매치 경험 쌓기 성공할까

일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세계 축구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구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 유럽파의 힘이 더 크다.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빠진 일본 대표팀의 전력은 그동안 크게 저하된 모습을 보여왔다.

그렇기에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의 동아시안컵 출전 멤버 역시 100% 전력이라고 볼 수 없다. 역시 이번 동아시안컵 무대는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기회다.

일본 대표팀의 선수 구성을 보면 한국보다는 연령층이 높다. 23명 선수 가운데 1990년대에 태어난 선수는 6명뿐이다. 그만큼 J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은 풍부하다. 다만 유럽리그 선수들에 밀려 A매치 출전 경험이 적을 뿐이다. A매치 출전이 가장 많은 선수가 23경기에 나선 모리시게 마사토(28·FC 도쿄)일 정도다.

아직 일본을 이끈지 얼마 되지 않은 할릴호지치 감독 역시 동아시안컵을 J리그 선수들의 테스트의 장으로 생각하고 있다.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하면서 향후 월드컵 예선에서 얼마나 유럽리그에서 뛰는 주전들의 뒤를 받칠 수 있느냐를 시험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일전이나 한일전도 다소 다른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 J리그 선수들의 기량과 중국 우한의 더운 날씨의 영향에 따라 일본이 한국은 물론 중국에도 덜미를 잡힐 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 주전들로 구성된 중국, 한국·일본을 확실히 압도?

한국과 일본에 비해 중국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은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을 이유도 없고 구태여 테스트를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 때문에 알랭 페렝 감독은 지난 1월 AFC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선수들 대부분을 동아시안컵에 기용한다. 주장 정즈(35·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든든하게 미드필드를 지키며 진두지휘하고 A매치 83경기에서 18골을 넣은 공격수 가오린(29·광저우 에버그란데)과 37경기에서 17골을 기록한 양수(28·산동 루넝)도 경쟁 3개국의 골문을 정조준하고 있다.

또 달리 생각하면 중국리그의 경쟁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되는 대회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리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키우면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2013년 우승을 차지하면서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급 외국인 선수들의 힘으로 따낸 우승이 아니냐는 폄하섞인 평가도 존재한다.

만약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중국리그의 힘이 결코 외국인 선수들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 언제나 다크호스, 세대교체 중인 북한은 어떨까

북한은 언제나 베일에 싸여있다. 월드컵 지역예선 같은 경우가 아니면 북한이 A매치를 치르는 것도 제대로 볼 수 없다. 프로가 있을 수 없는 북한에 자체 리그가 있다는 정보는 있지만 어떤 팀이 현재 가장 강하고 유망주는 누구인지에 대한 것은 제대로 알 도리가 없다. 심지어 북한의 감독이 바뀌어도 대회가 임박해서야 알 수 있을 정도다.

이번 대회 역시 북한은 미지의 팀이다. 하나 확실한 것은 북한도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23명 명단을 보면 1990년대에 태어난 선수가 18명이나 된다.

조금 더 확실한 정보라면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멤버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이다. 리명국(29·평양), 박광룡(23·바두즈) 등 11명의 선수가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아시안게임 준우승 멤버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은 다크호스로 평가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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