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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가요제', 다리 옆 노래자랑이 이렇게 커질 줄이야 (이슈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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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가요제', 다리 옆 노래자랑이 이렇게 커질 줄이야 (이슈Q)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8.1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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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강변북로 옆 길가에서 열렸던 소규모 노래자랑이 국민 축제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13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 대관령면에서 열린다. 그간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렸던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이 걸리는 평창이다.

선착순 입장이란 말에 2~3일 전부터 가요제 개최 장소 앞엔 줄이 길게 늘어섰고, 가요제 당일 오전 11시쯤 총 4만여석이 꽉 찼다. '무한도전' 측이 "집에서 본 방송을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미리 공지했음에도, 현장을 찾은 인파가 엄청나다. 유명 음악 페스티벌을 방불케 한다.

▲ '2007 무한도전 강변북로 가요제' [사진=방송 캡처]

2년에 1번씩 가요제를 열며, 무한도전 가요제는 점차 진화했다. '2007 강변북로 가요제' 때는 스스로의 노래를 만들어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 "나는야 소녀들의 대통령"을 외친 노홍철의 '소녀' 등 당시 출품곡은 자전적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멤버들은 노래 만드는 것에 겁을 냈지만, 좌충우돌 도전기를 거쳐 무대에 올랐다. 무슨 일에든 도전한다는 '무한도전'의 기획의도를 따른 것이다.

'2009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에서는 기타 출연진과의 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팀원 간의 음악 작업기가 재미가 됐다. 박명수, 제시카의 '앙숙 케미'나 정형돈, 에픽하이의 '전자깡패 조합'은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꼽힌다. 좋은 성적을 거둔 퓨처라이거(유재석, 타이거JK, 윤미래)의 '렛츠 댄스'와 명카드라이브(박명수, 제시카)의 '냉면'은 '음악중심'에 출연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는 가요제 무대 외에 발표 음원들이 '롱 런'하는 성과를 거뒀다. '무한도전'이 음원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처진 달팽이(유재석, 이적)의 '말하는 대로' '압구정 날라리'와 센치한 하하(하하, 10cm)의 '찹쌀떡' 등 곡들이 사랑받았다. 가요제에서는 모두에게 우승을 주며 훈훈하게 마무리했지만, 순위 경쟁은 음원 차트로 옮겨 간 양상이었다.

▲ '2011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사진=MBC제공]

2013년 '자유로 가요제'는 예능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을 무한도전을 통해 재발견했다. 머리에 상자를 쓴 미지의 인물이었던 프라이머리는 박명수에게 고개를 숙이는 '찌질 캐릭터'를 얻었고, 장기하와 얼굴들의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는 '양평이형'이란 별명을 얻으며 순식간에 친근해졌다. 이와 함께 형용돈죵(정형돈, 지드래곤)의 '해볼라고', 거머리(박명수, 프라이머리)의 '아가씨(I GOT C)' 등 음원이 큰 인기를 얻었다.

올해로 5회째 맞이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는 그동안의 과정을 모두 엿볼 수 있었다. 직접 음악을 작업하기도 하고, 협업도 진행하고, 음원이 나오기 전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예능 4대천왕' 정형돈과 말 없는 혁오밴드, 곰살맞은 재환씨 등 예능 캐릭터도 확보했다.

무한도전 멤버들도 이제 도가 텄다. 처음엔 가사를 쓰는 것조차 낯설어했지만 이제는 '좀더 관객의 반응을 열광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좀더 신나는 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 상황에서 박명수는 일부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이유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그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곡을 부르도록 요구한 장면이 불편했다는 지적이었다. 

또한 가요제 이후 음원시장을 독식한다는 이유에서 비판받기도 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도전을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 상업성을 노리는 움직임으로 변질됐다는 우려에서였다.

의견은 분분하지만, '무한도전 가요제'가 다리 옆 길가에서 이뤄졌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도록 규모가 커진 것만큼은 분명하다. 가요제 당일 인파를 비롯해 음원 성적은 한동안 차트를 집어삼키고, 가요계에서는 무한도전의 수혜자가 되길 희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무한도전 측은 크게 그 규모를 키웠음에도 이름만큼은 초심을 지켜가는 모양새다. '2015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리는 곳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스키점프 경기장이지만, 가요제의 이름에는 동계올림픽 대신 '영동고속도로'를 올렸다. '2007 강변북로 가요제'는 유명 가요제인 '강변가요제'를 패러디한 키치한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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