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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의 FIFA 개혁 세 가지 공약 '투명행정·탈유럽·남녀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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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의 FIFA 개혁 세 가지 공약 '투명행정·탈유럽·남녀평등'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17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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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투명성 공개 및 FIFA내 견제와 균형 견지…유럽 헤게모니 탈출·여자축구 강화 추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독재'를 끝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부회장의 공약은 크게 투명한 행정과 유럽 헤게모니 탈출, 여자축구 강화로 나눌 수 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17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릴 FIFA 집행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블래터 회장의 사임 발표가 나온 지난 6월 3일 강도높은 비판과 함께 선거 출마를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힌지 75일 만에 나온 공식 선언이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8대 공약으로 ▲회장과 집행위원회, 사법기구 사이의 '견제와 균형' 강화 ▲총회를 열린 토론의 장으로 ▲회장직 임기제한 ▲재정 투명성 제고 ▲회장 급여 및 보너스, 제반 비용 공개 ▲각국 협회에 제공하는 재정지원프로그램을 합리적이고 유연한 분배 방식을 통해 증대 ▲FIFA내 각급 직위에 여성 대표성 제고 ▲여자월드컵 위상 제고를 위한 상금 상향조정을 내세웠다.

◆ FIFA의 부패는 블래터 1인 독재서 비롯, 투명성 제고 노력

정몽준 명예회장의 8대 공약을 분석해보면 FIFA의 투명한 행정과 탈유럽, 여자축구에 대한 지원 등 크게 세 줄기로 나눠볼 수 있다.

일단 블래터 회장 1인 독재가 오늘날 부패한 FIFA가 됐다고 보고 이를 개혁하기 위한 투명행정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FIFA를 다시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20년 전 처음 FIFA에서 일할 때부터 투명성과 책임성을 촉구해왔다"며 "FIFA가 부패한 조직이 된 진짜 이유는 40년 동안 한 사람이 자기 측근들을 데리고 장기 집권을 했기 때문이다.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고 역설했다.

정 명예회장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촉구했다는 근거로 1995년 자신의 연설에서 들었다.

정 명예회장은 "당시 나는 '월드컵 마케팅 및 중계권을 위한 입찰과 계약협상 절차가 재검토돼야 한다. FIFA는 더 많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또 '그동안 월드컵의 경제적 가치가 평가절하됐기 때문에 더 투명한 절차를 도입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보더라도 이보다 더 강력한 경고가 어디 있겠느냐"고 밝혔다.

FIFA가 그동안 투명한 행정이 이뤄지지 않아 월드컵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었고 이는 결국 블래터 회장이 40년 동안 장기 집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몽준 명예회장의 설명이다.

정 명예회장이 '견제와 균형' 강화, 토론의 장이 되는 총회, 재정 투명성 제고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장기 집권을 하지 않기 위해 회장직 임기를 제한하고 자신은 4년 단임만 하겠다고 한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 세계 축구의 중심을 유럽에서 아시아·아프리카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유럽 중심의 FIFA 헤게모니에서 벗어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FIFA 111년 동안 8명의 회장이 배출됐는데 사실상 모두 유럽 출신이었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으므로 FIFA도 달라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며 "아시아에 44억, 아프리카에 12억의 인구가 살고 있다. 두 대륙의 인구를 합치면 세계인구의 80%가 넘는데 아시아, 아프리카의 주요도시에 유럽 축구 구단과 견줄 수 있는 구단을 보유하게 된다면 세계축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상상해보라"고 밝혔다.

▲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왼쪽)이 17일(한국시간) 밝힌 공약을 보면 세계축구 시장을 유럽에서 아시아, 아프리카로 확대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이는 탈유럽을 강조하는 것으로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을 견제하는 성격도 있다. [사진=정몽준 명예회장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세계축구 시장을 유럽에서 아시아, 아프리카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 명예회자은 각국 협회에 제공하는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합리적이고 유연한 방식을 통해 증대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여자축구의 발전에도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FIFA내 각급 직위에 여성들을 배치시켜 대표성을 강화하고 여자월드컵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상금을 높여 여자축구도 남자 못지 않은 인기 컨텐츠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몽준 명예회장의 약속이다.

그러나 역시 정몽준 명예회장의 초점은 부패 청산과 탈유럽에 있다. 이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 대한 견제이기도 하다. 정몽준 명예회장의 '탈 유럽' 공약이 전세계로부터 얼마나 많은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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