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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참회'와 '반성'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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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참회'와 '반성'의 장이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9.07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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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현장 공기는 유난히 무거웠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제도를 변경하고 시즌 개막시기를 앞당기고 리허설 격인 프로-아마 최강전까지 치렀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한 차례 큰 파도가 휩쓸고 간 자리는 생각만큼 수습하기 어려웠다.

7일 2015~2016 KCC 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열린 서울 JW메리어트호텔의 공기는 무거웠다. 이 자리에 참석한 농구인들은 비시즌 동안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표정이 밝지 않았다. 불법 도박에 얼룩진 프로농구의 자화상 때문이었다. 2년 전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농구판을 떠났지만 불과 2년 만에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고 있다.

전창진 KGC인삼공사 전 감독은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어 2배 가까운 부당 이득을 올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김선형(서울 SK)도 불법 스포츠토토에 참여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영기 KBL 총재가 7일 KBL 미디어데이에서 농구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하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10개 구단 사령탑들의 각오를 듣기 전,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의 수장인 김영기 총재부터 농구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올렸다.

김 총재는 “지난 시즌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새 시즌 개막을 일주일밖에 남기지 않았다”며 “시즌이 한 달 가량 앞당겨진 것도 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탓도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동안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려 깊은 반성과 함께 용서를 구한다. 우리 농구인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온몸을 던지고 불태우는 자세로 감동을 선사할 수 있도록 힘을 쓰겠다. 다시 태어나 노력하는 프로농구에 따뜻한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10개 구단 감독들도 책임을 통감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모든 농구팬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최근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한국농구가 침체되고 많은 팬들이 떠나갔다”며 “올 시즌에는 10개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재밌는 농구로서 좋은 면모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진 창원 LG 감독 역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물론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선수들의 인식을 교육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농구계가 휘청거리는 와중에도 시즌을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10개 구단 감독들과 대표 선수들이 7일 KBL 미디어데이에서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아울러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놓고 이야기 한다.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즐길 수 있느냐. 어떻게 준비하면서 집중하고 어떻게 시즌을 맞이하느냐에 대해 강조한다. 그리고 어떤 플레이를 하든 변명하지 않고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구단을 대표해 나온 선수들 역시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해 최선을 다하는 농구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지난날 잘못을 참회하고 반성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농구인들이 고개를 숙인만큼 올 시즌에는 진심과 열정을 다하는 플레이가 나오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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