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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더 캐치' 김재호-권용관 '클러치 에러', 이제부턴 수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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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더 캐치' 김재호-권용관 '클러치 에러', 이제부턴 수비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9.10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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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SK 벼랑서 구원, 김재호-권용관 결정적 실책 역전패 빌미 제공

[스포츠Q 민기홍 기자] # 장면 1. 9일 인천 롯데-SK전 9회초 1사 3루. 롯데 강민호의 타구가 좌중간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1-3으로 뒤지던 롯데가 극적인 동점을 꿈꾸는 찰나, 중견수 김강민이 펜스 앞으로 달려가더니 점프해 타구를 건져냈다. 강민호는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고개를 숙였다.

# 장면 2. 9일 목동 두산-넥센전 6회말 1사 만루. 넥센 김하성이 때린 타구가 두산 유격수 김재호에 앞으로 향했다.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김재호는 송구 과정에서 공을 더듬었다. 넥센은 그 이닝에서 7득점했다. 35일 만에 3위 탈환. 두산은 4위로 밀려났다.

# 장면 3. 8일 잠실 한화-LG전 9회말 1사 2루. LG 양석환이 때린 타구가 높이 솟았다. 그런데 한화 1루수 권용관이 이를 잡지 못했다. 7-4로 리드한 채 9회를 맞이한 한화는 이 에러로 인해 12회 연장을 치렀고 7-8로 졌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 이제부턴 수비다. 김강민(왼쪽)은 9일 인천 롯데전에서 강민호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캐치해 SK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의 이슈는 2위와 5위 다툼이다. 선두 삼성이 멀리 달아난 가운데 NC 넥센 두산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롯데 한화 KIA SK는 가을에도 야구를 하기 위해 매 경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야구는 수비다. 특히 이 시점은 더 그렇다. 야수들의 글러브 핸들링, 송구, 중계플레이 하나하나에 팀의 명운이 걸려 있다. 투수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시즌 초의 싱싱했던 그 어깨가 아니다. 어이없는 수비가 나오면 맥이 풀릴 수밖에 없다.

김강민은 ‘거품 몸값’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4년 56억 원을 받은 선수가 타율 0.242, 3홈런 21타점에 머물러 있으니 당연하다. 그러나 9일 롯데전 경기 막판 대수비로 등장해 정우람과 SK를 구했다. 글러브로도 이렇게 제몫을 해낼 수 있다.

야구에는 원포인트 릴리프라는 용어가 있다. 1아웃을 위해 존재하는 선수들이다. 사령탑들은 7회 이후 ⅓이닝을 막기 위해 투수를 바꿀까 말까 어떤 투수를 올릴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27아웃 중 하나를 우습게 여겼다가는 재앙을 불러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김재호와 권용관의 사례는 실책 하나가 야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1980년대 후반 해태 타이거즈, 2000년대 초반 현대 유니콘스,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현 삼성 라이온즈까지 왕조 구단 중 수비가 약한 팀은 없었다. NC부터 SK까지 7개 팀의 야수들이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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