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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스타들의 아름다운 목소리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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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스타들의 아름다운 목소리 '외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2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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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예능프로 내레이션 활약... 재능기부로 사회공헌

[스포츠Q 용원중기자] 때론 울림이 풍부한 저음으로, 때론 주위를 감싸는 듯한 온화한 톤으로 화면의 이해를 돕는 내레이션. 시청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 스타 내레이션은 다큐멘터리와 예능프로의 몰입도를 높인다. 화려한 비주얼 대신 목소리의 진정성으로 시청자를 파고드는 점은 별들에게 있어서도 특급 경험이다.

◆ ‘가족의 달’ 5월 맞아 이성재 염정아 신애라 김재원 공유 내레이션 줄줄이

19일 방영된 MBC ‘휴먼다큐 사랑’의 ‘수현아, 컵짜이 나(고마워)’는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다문화가정 5세 아이 수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정한 기러기 아빠로 잘 알려진 배우 이성재는 공감 100배의 목소리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갔다.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운 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 이성재

배우 염정아는 15일 방영된 KBS '생명최전선 소아전용응급실 1편-아빠의 기도'에 재능기부 내레이션으로 동참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아동복지 관련 활동에 관심을 기울여온 그는 소아응급센터 아이들의 치료과정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에 흔쾌히 동참했다.

19일 KBS2 예능프로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제작진은 탤런트 신애라가 내레이션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됐을 당시 유호정이 내레이션을, 정규 방송에서는 채시라가 내레이션을 맡아 따뜻하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다. 최근 채시라가 하차하면서 신애라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1980년대 ‘10대 아이돌스타’에서 ‘액팅맘’이 된 세 여배우는 뛰어난 전달력이 공통점이다.

탤런트 김재원은 지난 5일 라오스의 어린이병원에서 희망의 불씨를 심고 있는 한국인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MBC 특별기획 '2014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에서 따뜻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감동과 희망을 배가했다. 그는 2012년 MBC 창사 51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생존’ 아프리카편에서도 시청자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김재원

배우 공유는 다큐멘터리 영화 '피부색깔=꿀색'(13일 개봉)의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버전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공유는 “영화의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화면해설을 하는 와중에도 최대한 정확하고 또박또박 차분하게 읽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5세에 벨기에로 입양돼 세계적인 만화작가로도 성공한 융 감독(한국명 전정식)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 공유가 '피부색깔=꿀맛' 배리어프리 버전 내레이션을 하고 있다.

◆ 시청자 ‘친근함과 몰입’, 스타 ‘의미’...두 마리 토끼 잡는 내레이션

시청자는 스타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친근함과 흥미로 몰입하게 되며, 스타들은 내레이션 작업을 통해 의미를 발견하는 효과가 있다.

KBS 교양제작국의 한 PD는 “배우들의 연기와 목소리를 평소 인지하고 있기에 듣는 순간 빨려 들어가게 된다”며 “전문 성우들의 목소리 톤이 훨씬 정제돼 있지만 특유의 '조'가 있어 단조로울 수 있다. 반면 배우들의 경우 내레이션 안에서도 감성연기가 가능한 부분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스타들의 각기 다른 목소리의 결은 다양한 느낌을 표현하는 연출 도구로 적극 활용된다. 특히 작품과 스타 목소리의 호흡이 잘 맞으면, 작품의 재미와 감동은 배가된다.

지난 4월 17일 개봉한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 3D’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기념해 서울에서 수원까지 이동했던 '화성행궁' 이야기를 다뤘다. 제작진의 신의 한수는 내레이션이었다.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 선 17세 배우 여진구는 중저음 목소리로 차분하고 쉽게 그리고 다정하게 '정조의 축제'를 이야기해줬다. 특히 정조가 아비를 잃어 슬퍼하는 장면에서는 마음 아프게,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순간에서는 단호하게 하는 등 당시 정조의 감정마저 소화하며 변화를 꾀했다.

▲ 여진구가 '의궤' 내레이션 녹음을 하고 있다.

이 영화를 홍보한 아담스페이스 김은 대표는 “처음엔 나이가 어려 반신반의했는데 내레이션이 화면이랑 붙는데 너무 잘 어울렸다. 역사 다큐의 핵심인 신뢰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 ‘신뢰도’ ‘전달력’ ‘감성’ 충만 이병헌 김수현 여진구 현빈 김재원 등 각광

전문가들이 꼽는 내레이터의 첫째 조건은 신뢰도와 전달력이다. 목소리가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신뢰도가 떨어지면 좋은 내레이터로 인정받지 못한다. 전달력은 딕션(발음 및 화술)과 밀접하다. 시청자가 편안하고 또렷하게 청취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여기에 감성이 곁들여져야 소통과 공감이 이뤄진다.

남자 스타의 경우 차분하고 안정된 중저음의 목소리와 촉촉한 감성을 지닌 배우들이 각광받는다. 대표적인 인물로 배우 이병헌, 김수현, 여진구, 김재원, 현빈 등이 꼽힌다. 여자 스타의 경우 정확한 발음과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들이 선호 대상이다. 채시라, 하희라, 유호정, 신애라, 김혜수 등이 자주 거론된다.

이병헌은 지난해 11월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에 이어 ‘최후의 권력’에서 윤기 흐르는 묵직한 목소리로 내레이션의 정석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효과를 120% 살려냈다. 청춘스타 가운데 목소리가 가장 좋다는 김수현 역시 지난해 8월 ‘MBC 다큐스페셜- 감독 봉준호’편의 내레이션을 맡아 이야기에 스며든 목소리로 내용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톡톡히 냈다.

▲ 신애라(왼쪽)와 염정아

◆ 환경, 어린이, 기아와 질병 소재 다큐에 재능기부 참여...‘감동 바이러스’ 전파

스타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맞닿은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통해 재능기부 및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곤 한다. 환경문제가 대표적인 경우다. 김남길은 2009년 ‘아마존의 눈물’, 안성기는 ‘북극의 눈물’, 엄지원의 ‘폐목재, 숲을 살리다’, 고현정은 ‘최후의 툰드라’, 현빈은 ‘아프라키의 눈물’, 송중기는 ‘남극의 눈물’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대부분 출연료를 기부했다. 이와 더불어 환경에 무관심했던 이들에게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평소 동물보호에 앞장 서온 가수 이효리는 2012년과 지난해 SBS스페셜 ‘동물, 행복의 조건’ '돌고래 제돌이의 푸른 귀향'의 내레이션을 연달아 맡아 인간과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화두를 깊고도 선명하게 던졌다. 국제 비영리단체 굿네이버스와 컴패션 활동을 통해 아동권리 보호에 힘써온 차인표 신애라 부부는 관련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내레이션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20년 넘게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김혜자도 마찬가지다.

가수 유희열은 최근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기부 모금을 위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EBS '글로벌 프로젝트 나눔'의 '케냐, 세상에서 가장 작은 학교 1부'에 참여했다. 그는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사연을 듣고 흔쾌히 노개런티로 목소리 재능 기부에 동참해 따뜻한 나눔을 실행했다.

드라마 ‘밀회’의 김혜은은 지난달 4일 방송된 EBS 글로벌 프로젝트 ‘나눔’에 내레이션 재능기부를 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여섯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애쓰는 부부 이야기를 다뤘다. 평소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김혜은은 가족의 사연을 듣고 목소리 재능 기부에 흔쾌히 응했다.

▲ 내레이션 녹음 중 눈물을 흘리는 김성령

내레이션의 세계에 풍덩 뛰어든 스타들은 좋은 목소리 뿐만 아니라 공감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시청자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시청에 몰입하도록 해주는 훌륭한 내레이터다. 또한 우리 사회의 아픈 구석을 보듬는 치유자이자 감동 바이러스 전파자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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