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남미지역도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을 시작한 가운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충격적인 패배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브라질은 9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 에스티다오 나시오날 훌리오 마르티네스 프라다노스에서 벌어진 칠레와 FIFA 러시아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첫 경기에서 후반 27분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43분 알렉시스 산체스에게 연속골을 내줘 0-2로 졌다.

아르헨티나는 홈에서 당한 패배로 더욱 충격이 컸다. 아르헨티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에스타디오 모누멘탈 안토니오 베스푸치오 리베르티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홈경기에서 후반 36분과 37분에 프릭슨 에라소, 펠리페 카이세도에게 연속골을 내줘 역시 0-2로 완패했다.

남미예선은 2017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1패가 곧바로 탈락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문제는 스타급 선수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 공교롭게 모두 패배를 기록, 특정 선수가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빠졌다. 네이마르는 지난 6월 콜롬비아와 코파 아메리카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뒤 4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미 코파 아메리카에서 2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칠레와 경기를 비롯해 베네수엘라와 2차전에서도 나설 수 없다.

둥가 감독은 헐크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더글라스 코스타, 오스카, 윌리앙에게 공격 2선을 맡겼지만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볼 점유율에서는 5-5로 팽팽했고 슛 역시 칠레와 같은 13개를 기록했지만 유효슛이 1개에 불과했다. 칠레 골문을 위협할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브라질은 후반 중반에 무너졌다. 마티아스 페르난데스의 프리킥 크로스를 바르가스가 오른발로 결정지으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43분에는 최근 아스날에서 득점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산왕' 산체스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무너졌다. 브라질은 지난 2000년 8월 남미 예선에서 0-3으로 진 이후 15년 만에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FIFA 랭킹 1위 아르헨티나가 에콰도르에 당한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에콰도르에 4-0으로 이겼던 아르헨티나였다. 지난 2004년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6-1 대승을 거둔 기억도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9년 6월 이후 6년 만에 패배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가 없었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에서 한 경기 5골을 기록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있었지만 설상가상으로 전반 24분 부상을 당하면서 카를로스 테베스와 교체돼 물러났다.

메시 대신 10번을 달고 뛴 아구에로마저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고 앙헬 디 마리아와 앙헬 코레아도 제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도 삐걱거렸다. 볼 점유율에서 67-33으로 일방적으로 앞서고 슛 숫자에서도 12-8로 앞섰지만 상대 골키퍼 알렉산더 도밍게스의 계속된 선방에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에라소와 카세이도에게 후반 막판 연속골을 내주면서 홈팬 앞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해야 했다. 메시의 공백과 아구에로의 부상 교체가 너무나 아쉬웠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 없이도 볼리비아를 2-0으로 꺾고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수아레스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핵이빨 파동'으로 A매치 9경기 출장정지 제재를 받아 칠레와 갖는 4차전까지 나설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우루과이는 전반 10분 마르틴 카세레스와 후반 23분 디에고 고딘의 연속골로 승리했다. 고산지대인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벌어진 원정경기여서 승리가 값졌다.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 없이도 테오필로 구티에레스와 에드윈 카르도나의 연속골로 페루를 2-0으로 꺾었고 파라과이는 데를리스 곤살레스의 선제 결승골로 베네수엘라에 1-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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