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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메이카] 멀티 포지션에 팔색 공격루트, 슈틸리케호 1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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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메이카] 멀티 포지션에 팔색 공격루트, 슈틸리케호 1년의 진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0.13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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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부활골·황의조 데뷔골…모든 선수가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어

[상암=스포츠Q 박상현 기자] 출범 1년을 맞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멀티 포지션이다. 주력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활용 폭을 크게 넓히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득점루트까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골을 넣지 못한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모든 선수가 득점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전반 35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후반 12분 기성용(스완지 시티), 후반 19분 황의조(성남FC)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두고 11경기 연속 무패(8승 3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11경기를 치르면서 단 2실점만 한 것도 특기할만하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지동원이 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홍정호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위). 황의조(가운데)가 한국의 세 번째 골이자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뒤 기성용(왼쪽), 이재성 등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슈틸리케호를 상징하는 몇가지 단어를 들자면 역시 멀티 포지션을 빼놓을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자메이카와 경기에서 정우영(빗셀 고베)와 한국영(카타르SC), 기성용을 동시에 기용했다. 정우영과 한국영에게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기고 기성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한껏 끌어올렸다.

또 황의조와 지동원 역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황의조와 지동원 모두 소속팀에서 원톱과 왼쪽 측면 공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 자메이카와 경기에서는 황의조가 원톱, 지동원이 왼쪽 측면으로 섰지만 구태여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활발한 포지션 스위칭으로 경기 내내 누가 확실한 원톱인지를 정의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렸을 때 황의조가 맨 앞에 섰다는 것이 원톱으로 말하는 이유였다.

여기에 장현수(광저우 푸리) 역시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오른쪽 풀백으로도 선다.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던 장현수는 후반 정우영과 교체돼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이처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공격루트도 다양해지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지동원과 황의조가 자메이카와 경기에서 나란히 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한 득점루트 덕분이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기성용(왼쪽)이 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자메이카와 경기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황의조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지동원은 정우영의 코너킥을 받아 헤딩골을 넣는가 하면 기성용의 페널티킥 때도 파울을 유도했다. 황의조의 추가골 때도 강력한 슛으로 상대 골키퍼를 위협한 것이 단초가 됐다. 황의조 역시 여러 차례 날카로운 슛으로 자메이카의 골문을 노린 끝에 A매치 3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이날 3골을 넣은 선수 모두 오래간만에 또는 처음으로 A매치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수비가 안정되고 공격까지 강해진다면 대표팀의 전력이 더욱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4경기를 치르면서 단 1실점도 하지 않으면서도 14골을 넣으며 가공할만한 화력을 선보여 앞으로 남은 4경기에서도 기대감을 갖게 했다. 여기에 최종예선 역시 다른 팀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제는 더 강한 상대와 맞붙어야 한다. 내년 6월에 대한축구협회에서 더 강력한 팀과 경기를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도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다고 자신하며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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