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00 (금)
박인비, 세계 1위 그림자 벗으니 '통산 10승' 햇살
상태바
박인비, 세계 1위 그림자 벗으니 '통산 10승' 햇살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6.09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린 적중률 94% 압도적인 플레이 선보여...‘약속의 땅’ US오픈에서 세계 랭킹 1위 도전

[스포츠Q 신석주 기자]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무거운 왕관을 내려놓자 ‘골프여제’ 본연의 면모를 되찾았다.

59주 동안 유지했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내려놓으며 홀가분해진 박인비는 9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11개월 만에 '아홉수'를 털고 통산 10승째 달성했다.

올 시즌 세계 랭킹 1위 유지와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무거운 짐을 양쪽 어깨에 메고 출발한 박인비는 초반부터 무거운 발걸음을 보이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시즌 초반 킹스밀 챔피언십까지 시즌 3개 대회를 건너뛰며 2위 그룹의 추격을 허용한 박인비는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정교한 퍼팅감이 살아나지 않으며 절대 강자의 위용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랭킹 1위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더욱 길어진 코스 전장에 인해 샷의 정확성이 무뎌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특히 그린적중률은 지난해 72.6%에서 70.3%로 낮아졌고 이로 인해 버디 퍼트 기회도 많이 줄어들었다. 정교한 퍼팅을 보여줄 기회가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올해 라운드 당 평균 퍼트수 28.91개로 1위를 달리고 있던 터라 박인비는 날카로운 아이언샷 회복이 급해 보였다.

급기야 지난달 24일 열린 에어버스 LPGA 클래식에서는 1년 만에 컷 탈락의 수모도 맛보았다. 박인비는 세계 랭킹 1위 타이틀 방어에 욕심이 없다고 말했지만 1위 자리가 주는 압박에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박인비는 지난 2일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공동 8위에 머물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스테이스 루이스에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도전자 입장으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는 거짓말처럼 올 시즌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페어웨이에서 때린 볼은 대부분 홀 주변에 떨어졌고 자로 잰듯한 컴퓨터 퍼트는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서는 시즌 내내 흔들렸던 그린적중률이 마지막 날 94%까지 올라섰고 퍼팅도 25개에 불과하며 압도적인 모습으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이다.

박인비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부진을 묻는 질문에 대해 “나는 계속해서 좋은 골프를 했지만 나에 대한 팬들이 기대감이 조금 더 높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는 믿기 힘든 정도로 멋진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만큼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가 나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왔고 힘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임을 하면서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로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넘버원 자리가 항상 즐겁지 아니라는 것을 박인비가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박인비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첫 우승을 신고하며 완벽히 부활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US오픈에 참가하는 박인비는 “나는 큰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우승하고 싶어했다. 이번 우승으로 US오픈에 참가하기 전에 상당한 자신감 얻었다. 지난 에어버스 클래식에서 컷 탈락한후 3주 동안 스트레칭과 연습을 통해 US오픈을 대비했다.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주 동안 휴식을 취하는 박인비는 오는 19일부터 시작하는 US여자오픈에서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린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서만 2승(2008년·2013년)을 챙길 만큼 인연이 깊은 대회로 지난해는 ‘메이저대회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한 곳이기도 하다.

오랜 침묵 끝에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세계 랭킹 1위 재입성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커리어그랜드슬램 완성이란 두 가지 목표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chic423@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