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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준우승] 10년 전 데자뷔, 투혼으로 달린 인천의 '비상'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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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준우승] 10년 전 데자뷔, 투혼으로 달린 인천의 '비상' 시즌2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0.31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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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도 울산 현대에 밀려 K리그 준우승…구단 재정난에도 하나로 똘똘 뭉쳐 FA컵 준우승

[상암=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정확하게 10년 전이었다. 창단 2년을 맞은 인천이 K리그에서 대파란을 일으키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시민구단 최초로 K리그를 제패할 수 있는 대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이천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면서 1-5로 완패, 사실상 우승의 꿈은 물건너갔다. 2차전에서 2-1 승리로 만회하긴 했지만 골득실에서 밀렸다

10년 뒤 인천은 다시 한번 결승전에 올랐다. 이번에는 대한축구협회(FA)컵이었다. 지난해 성남FC가 시민구단으로는 처음으로 FA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기에 인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인천은 다시 한번 정상 문턱에서 패배의 쓴맛을 곱씹어야 했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인천 김도훈 감독(왼쪽)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5 FA컵 결승전에서 아쉽게 져 준우승에 그친 뒤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화답하고 있다.

인천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42분과 추가시간에 아드리아노, 몰리나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3으로 졌다. 창단 처음으로 FA컵 결승까지 올라 서울과 접전을 벌였지만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전반 33분 다카하기의 선제골에도 후반 초반 교체카드 투입으로 후반 26분 이효균이 천금같은 동점골로 따라붙는 투지를 보였지만 끝내 마지막 서울의 공세에 수비가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올 시즌 인천은 자신들의 성적을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비록 K리그 클래식에서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강등의 걱정이 전혀 없이 시즌을 마칠 수 있게 됐다. 감독이 교체되고 구단의 재정난 속에서도 하나로 똘똘 뭉쳐 일궈낸 성과다.

또 시민구단으로 FA컵 결승까지 올라 우승에 도전했다는 것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처음으로 사령탑이 된 김도훈 감독이 만들어낸 '늑대 축구'라는 팀 컬러가 연착륙하고 인천의 분명한 색깔이 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김도훈 감독은 "결승전까지 올라설 수 있게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최선을 다했고 불꽃 투혼으로 임한 경기였다"며 "이런 소중한 경험들이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현역 생활을 하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계훈련부터 시작해 힘들게 여기까지 왔고 간절함 하나만으로 똘똘 뭉쳤다.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며 "팀이 힘든 상황에서도 여기까지 온 것은 선수들의 엄청난 노력의 증거다. 남들은 기적이라고 말하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해낸 것"이라고 기쁨을 표시했다.

또 김도훈 감독은 "결승에서 지니까 허무하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지만 자랑스러운 2등"이라고 밝혔다. FA컵 준우승은 다시 인천이 비상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인천의 2등은 10년 전 K리그 준우승처럼 또 기억해줄 것이다. 인천의 '비상 시즌 2'는 이제 시작이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인천 선수들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5 FA컵 결승전에서 1-3으로 아쉽게 진 뒤 서포터석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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