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불과 2개월 전만 하더라도 열정이 남아 있고 아직 은퇴할 시기가 아니라고 말했던 이천수(34·인천)였다. 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에 이천수가 은퇴를 선언하고 새로운 미래를 선택했다. 고향팀에서 명예롭고 행복한 은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결단을 내린 원인으로 보인다.
이천수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현역 은퇴 선언을 했다. 인천 구단도 8일 부산과 홈경기 뒤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발표했다. 지난 2002년 울산 현대를 통해 데뷔했던 이천수는 14년 프로 생활을 마감하고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일단 이천수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축구 해설자와 지도자다. 이천수는 JTBC에 출연한 자리에서 J스포츠의 축구 해설자 데뷔와 함께 지도자 수업을 병행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 현역으로서 이천수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축구인으로서 이천수는 계속 볼 수 있다.
그러나 불과 2개월 전만 하더라도 은퇴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었으면서도 정작 당장 은퇴할 생각은 없던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두 달 전 스포츠Q와 인터뷰에서 "인천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키고 싶다. 되도록 K리그 클래식 성적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도록 하고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도 함께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이 K리그 클래식에서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난데 이어 FA컵 결승전에서도 FC서울에 완패,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천수의 행보에 변수가 생겼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을 경우 구단 재정이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이마저 불가능해지면서 이천수를 보유할 수 있는 여력도 사라졌다. 고향팀에서 끝까지 뛰고 싶었던 이천수로서는 인천 구단에 짐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용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 원인은 계속된 부상이다. 이천수는 최근 발목 부상 때문에 FA컵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FA컵 결승전 뿐 아니라 K리그 클래식에서도 선발보다는 교체로 뛰는 일이 많아졌다. "세살이 된 딸이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뛰고 싶다"고 했던 이천수도 행복하면서도 명예로운 은퇴를 선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 구단 관계자는 "이천수가 고향팀에서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인천 시민과 팬들 앞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존중해 명예로운 은퇴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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