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캡틴’다웠다. 정근우(33·한화 이글스)가 없었다면 2015년 11월 19일의 도쿄대첩은 없었다.
1번타자 정근우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토너먼트 4강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4-3 대역전극을 진두지휘했다.
6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맹위를 떨치던 오타니 쇼헤이의 질주를 막아선 것이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7회초 선두타자로 들어서 오타니의 2구째 시속 149㎞짜리 패스트볼을 완벽하게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한국의 첫 안타이자 첫 ‘정타’였다.
9회초 오재원과 손아섭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찬스가 오자 타점도 기록했다. 정근우는 오타니의 3관왕을 저지한 일본프로야구(NPB)의 탈삼진왕 노리모토 다카히로를 상대로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려 이번 대회 한국의 일본 상대 첫 타점을 기록했다.
정근우의 진가가 나타난 장면이 또 있다. 정근우를 제외한 한국의 선발 8명 타자들이 모조리 오타니를 상대로 삼진을 당한 것. 3루 땅볼,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감을 조율한 정근우는 두 타석 연속안타로 한국 야구사에 길이길이 기억될 명승부의 선봉에 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한국 야구 영광의 순간에는 대부분 정근우가 있었다. ‘날쌘돌이’ 는 이미 정상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무대는 오는 21일 오후 7시 펼쳐질 결승전이다. KBO리그 최고 2루수 정근우가 그라운드를 휘저으면 초대 프리미어 12의 챔피언은 한국이 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