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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보다 더 어려운 여자축구 올림픽행, 윤덕여호 화두는 '압박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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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보다 더 어려운 여자축구 올림픽행, 윤덕여호 화두는 '압박 풀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1.29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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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북한·호주·중국과 대결…윤덕여 감독 "그라운드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야 바탕으로 빠른 패스 이뤄져야"

[이천=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현대 축구에서 압박이 화두라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도 상대의 압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통과의 최대 관건이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29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호주와 친선 평가전에서 후반 22분 키야 사이먼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졌다. 역대 호주의 A매치 전적도 2승 1무 11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패배의 원인은 압박이었다. 강력한 체력과 신체조건을 앞세운 호주의 강력한 압박에 한국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좌우 측면을 활용한 공격 침투는 계속 이어졌지만 슛으로 이어진 것은 전반 내내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후반에는 조금 활기를 되찾으면서 다섯 차례의 슛이 나왔지만 위력이 없었다. 모두 호주의 압박이 통했기 때문이었다.

▲ [이천=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이금민(오른쪽)이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호주 엘레나 케네디의 수비 견제를 받으며 측면 돌파를 하고 있다.

선제 결승골을 내주는 장면 역시 호주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엘라나 케네디의 스루 패스를 홍혜지가 잡아 처리하는 듯 했지만 사이먼이 홍혜지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바람에 볼 컨트롤 실수로 이어졌다. 이는 곧바로 사이먼에게 슛을 내주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결국 실점하고 말았다.

상대의 압박을 푸는 것이 화두가 된 것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맞붙을 팀들이 모두 압박에 능하기 때문이다. 최약체 베트남을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 북한, 중국, 호주의 5파전으로 진행되는 올림픽 예선은 워낙 실력차가 백짓장 한장이라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 FIFA 랭킹에서 4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일본을 비롯해 북한(6위), 호주(9위), 중국(15위), 한국(17위)의 순이지만 이변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결국 윤덕여 감독 역시 조금의 빈틈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상대 압박을 푸는 것을 관건으로 정했다. 윤덕여 감독이 호주를 평가전 파트너로 삼은 것 역시 미리 압박에 대한 예방주사를 맞기 위함이었다.

▲ [이천=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전가을(왼쪽)이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호주 선수의 슬라이딩 태클에 공을 뺏기고 있다.

윤덕여 감독은 "아시안컵 경기를 치르면서도 확실하게 드러났지만 일본, 호주, 중국, 북한을 상대로 하려면 강한 압박을 풀 줄 알아야 한다. 오늘 경기는 그런 점에서 분명 아쉽다"며 "상대가 강하게 압박해올 때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는지를 훈련을 통해 얘기한다. 더 빠른 패스를 통해 압박을 풀어야 한다고 했지만 비가 오는 궂은 날씨 때문에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제대로 패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윤 감독은 선수들의 넓은 시야도 주문했다. 윤 감독은 "그라운드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야와 경기 감각이 있어야만 빠른 패스가 이뤄진다"며 "선수들이 조금 더 시야를 확보해 그라운드를 넓게 쓰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A매치를 치른 지소연도 "호주의 압박이 강해 제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며 "압박을 풀기 위해서는 수비 견제가 들어오기 전에 빠른 패스가 이뤄져야 한다.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패스 성공률이 낮다 보니 제대로 압박을 풀어가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올림픽 최종예선까지 3개월이 남았고 그 사이에 두 차례 더 소집이 있다. 내년 1월에는 중국 4개국 친선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더 가다듬어야만 한다. 상대의 압박의 덫을 푸는 순간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도 가깝게 다가온다.

▲ [이천=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지소연(가운데)이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호주 엘레나 케네디(왼쪽), 로라 엘러웨이의 이중 견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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