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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 최경주-박세리, 첫 올림픽은 감독으로 개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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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 최경주-박세리, 첫 올림픽은 감독으로 개척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22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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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남녀대표팀 감독 내정…박세리와 '세리키즈' 박인비 호흡 관심 집중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골프의 세계화를 이끌어낸 두 주역 최경주(46·SK텔레콤)와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후배들과 함께 첫 올림픽 도전에 나선다. 이들이 맡은 역할은 올림픽 남녀 대표팀 사령탑이다.

대한골프협회는 22일 "최근 강화위원회를 열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골프대표팀 감독에 최경주, 여자대표팀 감독에 박세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감독으로 내정된 최경주와 박세리는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나면 공식 감독으로 취임하게 된다.

협회 관계자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미 협회 결정에 따라 사실상 확정됐다. 정기 대의원총회 승인 과정은 다시 한번 신중을 기하며 이사회 등 관계자들에게 확인을 받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 박세리(왼쪽 앞)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골프대표팀의 감독으로 내정된 가운데 세계 랭킹 2위에 올라있는 '세리 키즈' 박인비와 함께 금메달을 일궈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2013년 KDB대우증권 대회에서 나란히 경기를 치르고 있는 박세리와 박인비. [사진=KLPGA 제공]

◆ 개척자 박세리, '세리 키즈'와 첫 금메달 이끌까

박세리는 그야말로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개척자이자 선구자다. 1998년 5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과 함께 메이저 첫 승을 기록한 박세리는 7월에 벌어진 US 여자오픈에서는 제니 추라시리폰과 연장 접전 끝에 이기면서 메이저 2연승을 기록했다. 연장전 당시 양말을 벗고 연못으로 들어가 샷을 날린 장면은 당시 IMF 사태를 겪은 국민들에게 큰 힘을 주기도 했다.

2010년 5월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까지 메이저 대회 5승을 포함한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아직까지도 현역으로 뛰고 있으며 2007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도 한 한국은 물론 세계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특히 박세리가 LPGA 무대를 평정할 때 클럽을 잡기 시작한 선수들이 현재 LPGA 등 전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다.

현재 세계 여자골프랭킹 2위로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확정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대표적인 '세리 키즈'다. 박인비는 2013년 SBS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한 자리에서 "새벽에 박세리 언니 경기를 봤는데 언니가 물 안에 들어가 공을 치더라. 그 이후에 나도 골프를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집안 어른들이 모두 골프광인데도 골프하기 싫다고 했었다. 그러다가 세리 언니가 하는 것을 보고 시작했다"고 말해 자신이 '세리 키즈'임을 인정했다.

한 국가에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남녀 각 2명씩이지만 세계 랭킹 15위 안에 있는 선수 가운데에서는 4명까지 참가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22일 기준 세계 랭킹으로는 박인비 외에도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과 김세영(23·미래에셋), 양희영(27·PNS)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또 전인지(22·하이트진로)와 김효주(21·롯데), 장하나(24·BC카드), 이보미(28·클라라) 등 15위 안에 있는 선수들도 경쟁 중이다. 이들 역시 박세리 등 LPGA 진출 1세대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꿈을 키운 '세리 키즈'들이다.

◆ '탱크' 최경주 리더십, 이미 지난해 프레지던츠컵서 입증

'탱크'로 통하는 최경주의 리더십은 이미 지난해 인천에서 열렸던 프레지던츠컵에서 입증됐다. 당시 인터내셔널팀의 수석 부단장을 맡은 최경주는 비록 미국팀과 맞대결에서 아쉽게 지긴 했지만 한국 남자골프의 든든한 맏형으로서 위치를 굳건히 했다.

최경주 역시 아직까지 PGA 무대에서 뛰고 있는 현역이다. 어느덧 40대 후반의 나이가 돼 기량은 예전만 못하지만 풍부한 경험만큼은 그 누구도 갖고 있지 못한 그만의 경쟁력이다.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을 진두지휘한다.

남자골프는 여자만큼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2명만 올림픽에 나갈 전망이다.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25·CJ그룹)은 대를 이어 '올림피언'이 될 것이 확실하다. 현재 안병훈은 15위 안에 들어있지 못하지만 세계랭킹 29위로 올림픽 출전이 유력하다.

또 세계랭킹 60위에 있는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김경태는 아시아팀과 유럽팀의 대결인 유라시아컵에도 출전해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세계 156위에 있는 황중곤(24·혼마골프)과 소니오픈에서 4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198위까지 세계랭킹을 끌어올린 김시우(21·CJ)도 복병이다.

올림픽은 분명 낯선 무대고 우승 경쟁은 상위 랭커에 해당되는 얘기일 수 있다. 그러나 골프라는 종목은 변수가 많다. 그렇기에 최경주의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은 올림픽에서 분명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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