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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박세리 LPGA 20년 은퇴 선언, '맨발의 투혼' 말고도 남긴 영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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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박세리 LPGA 20년 은퇴 선언, '맨발의 투혼' 말고도 남긴 영광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1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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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25승 포함 통산 39승…메이저대회 5승 등 업적 이루며 2007년 명예의 전당 입회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맏언니' 박세리(39·KEB하나금융그룹)가 정들었던 2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활을 마감한다. 자신의 20년 프로생활을 공식적으로 끝낸다.

박세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파72, 6568야드)에서 벌어진 2016 LPGA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상금 22만5000달러) 1라운드를 마친 뒤 LPGA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이날 3언더파 69타로 공동 37위에 오르며 선전한 박세리는 "이번 시즌이 나의 마지막 풀타임 시즌이 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은퇴하기로 한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많은 감정들이 오고 간다"고 밝혔다.

◆ 김미현-박지은과 함께 LPGA 한국선수 '트로이카' 맹활약

박세리가 현역 은퇴를 선언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잦은 부상이다. 박세리는 지난 몇년 동안 왼쪽 어깨뼈의 관절과 연골이 닳아 습관성 탈구 증세가 계속 이어져왔다. 박세리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꾸준한 성적을 올렸지만 결국 은퇴 결심을 하게 됐다.

박세리는 199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입문하면서 공식 데뷔했다. 이미 아마추어 선수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KLPGA 6승을 챙겼던 박세리는 1996년 8얼 24일 동일레나운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이후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간 박세리는 1998년 5월 LPGA 선수권에서 첫 승을 거두며 자신 이름 석자를 LPGA 그린에 각인시켰다. 1990년대 후반 김미현(39), 박지은(37)과 함께 한국인 '트로이카'로 활약하며 한국 선수들의 LPGA 선구자가 됐다.

특히 1998년 7월 US 여자오픈에서는 워터 해저드 근처로 굴러간 공을 쳐내기 위해 골프화와 양말까지 벗고 들어가 샷을 날리는 '맨발의 투혼'을 보여주며 우승을 일궈내 당시 IMF 경제 위기로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당시 박찬호(LA 다저스)와 함께 미국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드는 소식으로 대한민국의 아침을 연 태극스타가 바로 박세리였다.

2001년 8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까지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3승째를 거둔 박세리는 이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재 ANA 인스피레이션)에서만 정상에 오르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거둘 수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1999년 첫 출전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 대회에서 가장 정상에 근접한 성적을 올린 것은 2014년 공동 4위였다.

◆ 박세리의 마지막 미션, ANA 인스피레이션 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메이저 5승을 포함해 LPGA 25승, KLPGA 14승 등 통산 39승을 거둔 박세리는 '골프 여제'로 군림했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등과 함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LPGA를 화려하게 수놓은 선수였다. 결국 200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며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남겼다.

박세리에게 2016년은 프로 20년을 맞이하는 해임과 동시에 자신의 현역을 마무리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게다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자신을 보고 꿈을 키우고 결국 LPGA에서 이름을 높이고 있는 후배 4명을 이끄는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게 된다.

박세리는 LPGA와 공식 인터뷰에서 "아직 은퇴 이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진 않았다. 그러나 LPGA 투어나 세계 무대에서 뛰고 싶은 어린 선수들을 돕는 것이 내 꿈"이라며 "수많은 후배들이 꿈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향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세리는 JTBC 파운더스컵을 마친 뒤 기아 클래식을 거쳐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ANA 인스피레이션에 출전하게 된다. 박세리가 그토록 우승을 원하고 또 원했던 대회다. 박세리가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지만 정말로 원하는 대회 타이틀은 역시 ANA 인스피레이션이다.

LPGA 현역 마감을 선언한 박세리가 과연 올 시즌 대기록을 달성해내며 자신의 현역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끝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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